[앵커]
미국 정치도 여의도 정치를 닮아가는 걸까요. 차기 미국 대선 후보로 출마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막말 정치를 촉발시키며, 공화당 경선이 진흙탕 싸움으로 전락했습니다. 하지만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지지율이 당내 후보 중 압도적인 1위를 달리는 바람에 공화당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이현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거침없는 막말 정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당내 원로인 존 메케인 상원의원이 중남미계 이민자를 비하한 자신의 발언을 비난한 데 대해 발끈해서 인신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도날드 트럼프/미국 공화당 경선 후보 : 그는 전쟁영웅이 아닙니다. 포로로 붙잡혔기 때문에 전쟁영웅이라 하는데, 나는 붙잡히지 않는 사람들이 좋습니다.]
과거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포로로 잡혀 고문까지 당한 메케인을 조롱한 겁니다.
그러자 공화당 내부에서도 맹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린지 그레이엄/미국 공화당 경선 후보 : 그는 멍청이입니다. 총사령관이 될 자격이 없습니다. 자기 이름에 먹칠을 하고 있어요.]
이에 질세라 트럼프는 더 자극적인 비난으로 맞받아쳤습니다.
[도날드 트럼프/미국 공화당 경선 후보 : 그레이엄이 (TV에 나와서) 나를 멍청이라고 부르는 것을 봤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별로 똑똑한 사람 같지는 않아요.]
그레이엄 의원의 전화번호를 꺼내 흔들면서 4년 전에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자금을 구걸했다고 비아냥대기까지 했습니다.
공화당 내 경선이 막말 공방으로 진흙탕 싸움이 돼버리자 대선 본선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젭 부시/미국 공화당 경선 후보 : 추하고 불화를 조장하는 이런 말들을 포용해준다면 우리(공화당)는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못 이겨요.]
상황이 이런데도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의 최근 조사 결과 트럼프가 지지율 24%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는 걸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