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노이즈 마케팅이 먹혀든 걸까요? 이민자에 대한 막말로 물의를 빚은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의 대선주자 중 지지율 1위로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그런데 정작 공화당은 속을 끓이는 모양새입니다.
워싱턴에서 채병건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달 대선 출마 선언 당시 멕시코계 불법 이민자를 마약범과 성폭행범으로 몰아붙이는 막말을 서슴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내 남미계 이민자, 즉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발끈하는 등 파문이 잇따랐습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반성은커녕 유력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멕시코계 아내를 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지사와 이 문제로 설전을 벌이는 등 막말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급기야 공화당 지도부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입단속에 나섰습니다.
[존 베이너/미국 하원의장 : 나는 트럼프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또 다른 공화당 내 실력자 라인스 프리버스 전국위원회 위원장도 트럼프에게 "발언 수위를 낮추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어제(9일) 공개된 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공화당 1위 주자에 올랐습니다.
젭 부시를 제치고 나선 겁니다.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으로 그간 불법 이민자들을 못마땅해 했던 공화당 보수층의 표심을 잡는 데 성공한 겁니다.
트럼프의 부상은 보수 지지층의 결집에는 도움이 되지만 지지층 바깥으로 표를 확장하는 데는 손해라 공화당의 딜레마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