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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문재인-안희정 대결' 가열…비상 걸린 보수진영

입력 2017-02-20 17:41 수정 2017-02-20 19:48

안희정 "선한 의지"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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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선한 의지" 발언 논란

[앵커]

문재인과 안희정, 이른바 '빅2'가 지금 뜨거운 승부를 펼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안희정 지사가 지난번 대연정 발언에 이어 이번엔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선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죠. 이 발언이 야당의 판세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오늘(20일) 여당 발제에선 이 문제와 함께, 비상이 걸린 보수 진영의 상황도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민주당은 지금 '빅2'의 경쟁이 뜨겁습니다. 안희정 지사가 마의 지지율 20%를 넘기면서, 그야말로 불꽃이 튀고 있죠. 경쟁은 치열하지만, 직접적인 충돌은 피하고 있습니다. '노무현'이란 정치적 자산을 공유하는 형제답게 최소한 겉으로는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 중입니다.

[문재인/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지난 18일) : 안희정 지사 지지율도 오르고 또 저도 또 함께 오르고 그러니 얼마나 좋은 일이겠습니까.]

[안희정/충남도지사 (지난 18일) : 예, 언제나 우리는 역사의 민주화 운동을 같이 해왔고 우리는 동지애로서 서로를 신뢰하고 있고 서로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전 대표 입장에선 마냥 손을 놓고만 있을 순 없는 상황입니다. 안희정 바람이 '돌풍'을 넘어, '태풍'이 될 조짐이 엿보이기 때문이죠. 오늘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겠습니다. 문재인 31.9%, 안희정 23.3%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조사와 비교하면 문 전 대표는 소폭 빠졌지만, 안 지사는 8%p 증가했습니다.

특히 3자 대결이 주목됩니다. 문 전 대표나 안 지사,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모두 이기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묘한 차이는 있습니다. 3자 대결을 가정할 경우, 안 지사의 지지율이 문 전 대표보다 더 높습니다. 과반을 넘는 지지율로 안정적으로 이기는 결과가 나온 겁니다. 중도-보수층에 공을 들여온 만큼, 안 지사의 확장력이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하지만 "안 지사의 '우클릭'이 요즘 너무 나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제는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이런 말을 했죠. "선한 의지로,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는데 뜻대로 안 됐다"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안 지사가 즉각 해명을 했죠. "아무리 선의라고 해도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선의라고 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는 겁니다. "반어법적인 표현으로, 현장에서 웃음이 터졌다"고도 했습니다. 현장 상황이 어땠는지 직접 보겠습니다.

[안희정/충남도지사 (어제) : 이명박과 박근혜 대통령… 그분들도 선한 의지로 우리 없는 사람들과 국민들을 위해서 좋은 정치하시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뜻대로 안됐던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청충들의 웃음 소리도 들리고, 일종의 반어법적 표현이라는 설명이 납득이 가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어진 발언들 때문에 논란이 좀 더 커졌습니다.

[안희정/충남도지사 (어제) : K재단, 미르재단도 사회적인 대기업들의 많은 좋은 후원금을 받아서 동계올림픽을 잘 치르고 싶어 하는 마음이실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법과 제도에 따르지 않으면 이런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랬을 때 이명박 대통령도 747 잘해보고 싶었겠죠. 국민들이 아무리 반대를 하더라도 국민을 위해서 그냥 4대강에다가 확 집어넣은 겁니다. 선한 의지로 받아들이자고요. 그분이 실수한 것은 뭡니까? 국가 주도형 경제발전 모델로는 지금 대한민국의 경제가 작동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분은 계산을 못한 겁니다.]

야권의 의견은 엇갈립니다. "반어법적인 표현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지나친 표현이다" "보수 본색을 드러냈다" 이런 냉소적인 반응도 나왔습니다. 어느 쪽이 됐든, 안 지사의 발언 하나하나가 논란의 대상이 되는 건, 그 만큼 안 지사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사실 보수 진영 입장에선 저런 논란조차 부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도 이른바 '문-안 대세론'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죠. 일부 여론조사에선 대구-경북에서 문재인-안희정 두 사람의 지지율이, 황교한 대행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수 후보들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지난 주말 대거 대구를 찾았죠.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지키기 위해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유승민 의원은 대구에서 "보수 후보 단일화"를 거듭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인명진 위원장은 유 의원을 겨냥해, 이런 비판을 했습니다.

[인명진/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정말로 인간적으로는 떠나면 안 되는 사람이 우리 당을 떠났습니다. 왜냐면 자기 아버지 때부터 우리 당에서 혜택을 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맞습니다!) 아버지 생각해도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인간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발제를 음악으로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려뇨

성악가 조수미 씨가 부른 '고향'입니다. 정지용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노래입니다. 보수 진영 대선 후보들이 지난 주말 대거 대구를 찾았습니다. 더도 덜도 아닌, 딱 이런 심정이었겠죠. 고향에 돌아왔지만 그리던 고향은 아니구나. 보수 후보들은 대구-경북에서도 문재인-안희정, 두 사람에게 밀리고 있습니다. 고향 인심마저 잃어버린 보수 진영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문-안 대결 가열…비상 걸린 보수 진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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