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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메르스 공포에 불안한 시민들 "택배는 밖에"

입력 2015-06-03 21:13 수정 2015-06-03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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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3일) 밀착카메라는 평택을 비롯한 가까운 경기 남부지역 그리고 서울까지.

안지현, 김관 두 기자가 불안해하는 시민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기자]

메르스 불안감으로 경기 일부 지역에서 휴교령이 내려진 가운데 서울 지역에서도 일부 유치원에서는 야외활동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섯 살 아이를 둔 강민정 씨도 어제 유치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강민정/서울 도봉동 : (이번 주 목요일에) 동물원 견학 계획이 있었는데, 사람 많은 곳은 이런 시기에 피해야 해서 유치원 자체적으로 취소했습니다.]

아이들이 뛰놀던 놀이터는 메르스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이렇게 텅 빈 상태라고 하는데요. 그만큼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경기 화성 지역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고 하는데요, 그 현장을 김관 기자가 찾아갔습니다.

+++

경기도의 한 신도시 아파트입니다. 메르스 사망자가 발생한 병원에서 3km 거리입니다. 단지 안은 지나다니는 사람 한 명 없이 썰렁하고, 주민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는데요. 실제로 어떤지 한 가정집을 방문해보겠습니다.

주민 강신명 씨가 문 틈으로 뭔가 내밉니다.

[강신명/경기 화성시 : 이거 (손 세정제) 하시고 오셨으면 좋겠네요.]

손 세정제와 에탄올 스프레이입니다.

집안 곳곳에 세정제와 마스크가 보입니다.

최근 며칠 동안 외부 사람 접촉은 JTBC 취재진이 처음입니다.

[강신명/경기 화성시 : 택배 오면, 택배 아저씨들 마주치지 않고, 밖에 놓아달라고 말씀드리고, 10분~20분 뒤에 에탄올 뿌려서 사람 없을 때 가지고 들어와요.]

이런 걱정에 자녀를 아예 지방으로 보내기도 합니다.

[신민경/경기 화성시 : 첫 사망자가 여기 앞 병원에서 발생했다고 하니까, 갑자기 불안해져서 애들은 다 본가 있는 쪽으로 보냈어요. 부산이요. (부산은 어떻게 내려갔나요?) 제가 어제 운전해서 데려다줬어요. 기차도 불안해서요.]

지금 제 옆에 마스크를 쓴 시민 분들 보셨을 텐데요. 이 도시에서 마스크는 이제 필수품입니다. 그러다 보니 품귀현상까지 나타난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나 구하기 힘든건지 제가 시도해보겠습니다.

[주변 약국 A : 없어요, 지금. 주문을 했는데 이번 주 안에는 오긴 올 거 같아요.]

[주변 약국 B : 마스크가 없어요. (손세정제라도) 그것도 없는데.]

다섯번째 방문한 약국에선 진열된지 10분 만에 마스크가 다 팔렸습니다.

[이효진/경기 화성시 : 다른 데서는 구할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우연히 들어왔다가 박스 뜯는 걸 보고는 10개 구입했어요.]

하지만 주변 직장가의 분위기는 이런 우려와는 대조적입니다.

이 지역 최대 규모 기업체 앞에 나와 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자 이렇게 수천 명의 직원들이 한꺼번에 밖으로 몰려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저처럼 이렇게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은 거의 보기가 드뭅니다.

오히려 마스크를 찬 저희 취재진이 유별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사망자 발생 병원과 3분 거리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입니다.

+++

대부분의 메르스 확진 환자들이 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건소를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보건소에는 메르스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서울시내 곳곳의 보건소를 다녀봤지만, 대답은 비슷했습니다.

[A 보건소 관계자 : (메르스 검진을 받을 수 있나요?) 환자예요? 뭐예요? 의심 같은 것 가지고는 안 돼요.]

[B 보건소 관계자 : 혹시 중동지역 여행하셨거나 그러신 적 있으세요?]

고열을 비롯한 메르스 의심 증상을 보이면서 중동지역 방문자를 접촉한 사람만이 검진 대상으로 제한됐습니다.

'메르스는 전염력이 약하다'는 정부의 초기 발표와는 달리, 3차 감염자 뿐 아니라 메르스 자가 격리자만 천명이 넘었습니다.

정부의 갈지자 대응에 막연한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

사망자 발생병원 바로 앞입니다. 썰렁해진 도로의 풍경이 이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고 그 불안은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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