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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납품업체의 눈물 제보…접대에 후원금까지 요구

입력 2016-09-2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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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 김영란 법이 꼭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지금부터 보시겠습니다.

군대 납품 과정에서의 비리인데요, 정제윤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직원 10여명을 둔 중소 기업이 만든 복강경 수술 기구입니다.

배에 내시경을 넣기 위한 구멍을 낼 때 사용합니다.

이 회사는 2014년 한 국군병원에 수술 기구 납품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병원과 군에 아무런 인맥과 연고가 없었습니다.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 : 군납이라고 하는 것은 저희 영업력만 가지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지극히 제한적이고…]

이후 업체는 ROTC 출신이라는 이모씨를 영입했습니다.

이씨에게 회장 직함을 줬습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사실상 군납 브로커 역할을 맡겼다고 실토합니다.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 : 군납을 할 수 있게끔 하는 역할을 회사에서도 제공을 하는 거죠. (회장 명칭은) 지위라기보다는 대외 직함을 주는 거죠.]

이씨에겐 300만원의 월급 외에 법인카드도 따로 줬습니다.

군 관계자 등을 접대하기 위한 용도였습니다.

매달 사용한 접대비만 200만원 가량이었습니다.

취재진이 확보한 카드 내역입니다.

일반 식당 뿐 아니라 100만원을 결제한 유흥업소도 등장합니다.

이씨를 고용한 뒤, 업체는 실제로 군 관계자를 소개받았다고 합니다.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 : 저희는 만나기 힘든 그럼 0중령 0000 같은 분을 밖으로 불러내서, 결론적으로 00병원의 0중령을 저희 사장하고 (같이) 만났어요.]

해당 군 관계자는 이씨와 업체 사장의 이름을 안다면서도 만난 적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씨는 평소 정치인과의 친분도 과시했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이씨의 개인 수첩입니다.

유력 국회의원에게 화환을 보낸다는 전화부터 의원들의 중국 방문시 문자를 보내는 등의 일정이 적혀 있습니다.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 : 음주운전만 아니면 내가 다 빼줄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들이 못 할 일이 있는 줄 아느냐. 000씨(국회의원)한테 전화를 해가지고 옆에 있는 자기가 로비를 해야 될 사람(업체 직원)한테 바꿔주는 거예요.]

이씨는 업체 측에 국회의원 후원금을 내라는 요구도 했습니다.

이씨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군납 브로커는 아니었다며 의원들도 개인적으론 만났지만 청탁한 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업계에선 2천만원 이하의 군대 납품은 수의계약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부정청탁과 밀실계약의 유혹을 받기가 쉽다고 지적합니다.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 : 무기라든지 이런 건 크잖아요. 말이 안 날 그런 제품들은 누가 문제 삼을 일이 사실 없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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