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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그린벨트, 미래세대 위해 보존"…논란 종지부

입력 2020-07-20 18:42 수정 2020-07-20 21:50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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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주택 공급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 논란에 대해 "미래세대를 위해 해제하지 않고 계속 보존해 나가겠다"고 결정했습니다. 대신 다양한 국공립 시설 부지를 최대한 발굴하고, 태릉 골프장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는데요. 그린벨트를 둘러싸고 당정청내 혼선이 빚어지는 데 대해 직접 정리에 나선 걸로 보입니다. 신혜원 반장 발제에서 자세히 짚어봅니다.

[기자]

오늘(20일) 177석을 가진 거대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있었습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부동산 대책, 일하는 국회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등 다양한 정치현안을 두루 언급했는데요. 청와대와 국회를 통째로 세종시로 옮기자는 제안도 했습니다. 어떤 맥락일까요.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국회가 통째로 세종시로 이전해야 합니다. 청와대와 정부 부처도 모두 이전해야 합니다. 그렇게 했을 때, 서울·수도권 과밀과 부동산 문제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국가 균형 발전이 필요하고, 행정수도를 완성하면 자연스레 부동산 문제도 해결될 거란 논리입니다. 최근 급속도로 악화된 부동산 민심을 고려한 듯 "주택을 볼모로 한 불로소득을 더이상 방치하지 않겠다"고도 강조했습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이것은 정의가 아닙니다. 주택시장이 기획과 투기, 요행으로 가득 차서는 안 됩니다. 다주택은 매매, 취득, 보유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초과이익은 환수하는 제도를 만들겠습니다.]

이때부터일까요. 본회의장 오른편, 즉 야당 측 의석이 웅성대기 시작합니다. 초과이익 환수를 거론하는 대목에선 "뭔데"하는 불만섞인 야유도 터져 나왔죠.

이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로 주제가 바뀝니다. "북미 협상 전 금강산 관광을 시작하자"는 제안엔 이내 "쓸데없는 소리"라는 항의가 쏟아졌고, 결국 여야의 쌍방 고성으로 이어집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올해 11월, 미국 대선이 열리기 전에 여야가 함께 국회 대표단을 꾸려 워싱턴과 베이징 방문을 추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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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워!]

통합당 의원들은 가슴에 '민주주의 갑질, 민주주의 붕괴 규탄'이라 적힌 근조 리본을 가슴에 달고 본회의장에 입장했죠. 또 오후엔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제출했는데요. "추 장관이 여러 권한 남용으로 법을 위반한 데다, 수사에 열심인 검사들을 인사 주기에 맞지 않게 쫓아버렸다"는 주장입니다.

[주호영/미래통합당 원내대표 : 역대 어느 법무부 장관보다도 많은 위법과 품위 손상과 수사의 독립성과 이런 것들을 해친 사람입니다. 본회의에서 민주당으로부터도 많은 찬성표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합니다.]

추미애 장관 탄핵안은 내일 본회의에 보고되고, 오는 24일 금요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의결 가능성은 낮죠. 국무위원의 탄핵소추안은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하고 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됩니다. 국회 구성상 의결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다시 통합당 회의실로 잠깐 가볼까요. 통합당이 아닌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벽에 '그렇게 해도 안 떨어져요, 집값-더불어민주당'이라는 글귀가 적힌 백드롭이 걸렸습니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부동산 관련 방송토론 직후에 한 말을 따온 것이죠. 기획자인 김수민 통합당 홍보본부장은 "현 부동산 정책과 진성준 의원의 발언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에 공감하는 차원에서 준비했다"고 설명합니다.

[김현아/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 (지난 16일/MBC '100분 토론') : (집값이) 너무 떨어지는 거가 국가경제에 너무 부담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막 할 수 없어요.]

[그렇게도 안 떨어질 겁니다. 이 이 부동산이 뭐 이게,]

[김현아/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 (지난 16일/MBC '100분 토론') : 아니 근데 여당 국토위 의원님께서 그렇게 이야기하시는데 국민들은 어떻게…]

[진성준/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6일/MBC '100분 토론') : …]

물론 진 의원은 곧장 해명했습니다. "국가 경제를 우려할 정도로 떨어지진 않을 거란 의미다. 집값 하락론자들의 주장에 반박한 거고, 정부 대책이 소용없다는 뜻이 아니"라며, 맥락을 잘라선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요. 정부대책의 소용을 논하기 전, 일단 갈래부터 제대로 타야 할 분위기입니다. 문 대통령이 "발굴해서라도 찾으라"고 한 주택 공급 방안을 두고, 그린벨트가 도마에 올랐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사흘 전 "이미 당정간 협의를 통해 해제 쪽으로 의견을 정리했다"고 했는데 정세균 총리는 "한번 훼손하면 복원이 안 된다. 신중해야 한다"며 온도 차를 보였습니다. 전직 총리인 이낙연 의원도 신중론에 힘을 실었죠.

[이낙연/더불어민주당 의원 :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요. 정부, 여당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중구난방으로 여러 얘기가 나오는 것은 시장에 혼란을 줍니다. 그린벨트를 손대는 것은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그린벨트 해제는 투기 광풍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며, 대신 "도심 재개발, 용적률 상향으로 가야한다"고 했죠. 여기에 추미애 법무부장관까지 나서 "그러다 투기판"이 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를 두고 야당은 '웬 뜬금없는 훈수냐'며 날을 세웠습니다.

[김종인/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 총리도 딴 얘기를 하고. 심지어 이제 도지사, 법무장관까지 주택정책이랑 관련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도대체가 일반 국민이 누구의 말을 듣고 이 주택정책을 신뢰해야 되는지,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택정책에 관한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서 대통령께서 결단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섰죠. 정세균 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그린 벨트는 미래세대를 위해 해제하지 않고 계속 보존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더이상 혼선이 커지기 전에,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이죠.

또 다른 주택 공급 확대 방안도 논의했는데요. 그간 검토해 왔던 대안 외에 다양한 국공립 시설 부지를 최대한 발굴하고 확보하기로 했고요. 국가 소유 태릉 골프장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관계부처와 지자체가 계속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태릉 골프장 부지는 국방부 소유죠. 육군사관학교와 골프장 부지는 149만6979㎡ 규모이고 인근 태릉선수촌 터까지 합치면 250만㎡, 주택 2만 채 이상 공급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 일대는 2년 전에도 택지 전환을 검토하다 국방부 반대로 무산됐는데요. 지난 15일 김현미 장관이 정경구 국방장관을 면담한 게 아마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 아니었나 싶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문 대통령 "그린벨트 해제 않고 보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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