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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출동] 음주상태 무법질주…사람 잡는 사설 구급차

입력 2014-01-01 08:40 수정 2014-01-0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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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전의 한 종합병원 소속 구급차가 음주운전 중에 사고가 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결국 상대차인 택시운전사는 치료중 사망했는데요. 민간, 사설 구급차의 음주운전, 어제 오늘문제가 아니죠. 구급차의 경우, 시간을 다투는 위급한 환자들이 있을 수 있어 거의 단속하지 않는다는 허점을 노린 건데요. 또 12월 초에는 한 연예인을 공연장까지 데려다 준 사설 구급차의 불법영업이 알려져 문제가 됐습니다.

음주운전에 불법 영업까지, 계속 이어지는 사설 구급차의 문제는 무엇때문인지, 오늘(1일)의 긴급출동에서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3일 밤 12시쯤, 대전의 큰 삼거리에서 한 대형병원의 구급차와 택시가 충돌했습니다.

중태에 빠진 택시 운전사. 그런데 구급차의 운전자가 만취상태였다는 것이 밝혀져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고현장 출동 경찰 : (면허) 취소 수치가 나왔어요. (혈중알코올농도가) 0.1은 넘게 나왔어요.]

사고 구급차가 소속된 병원의 입장은 무엇인지 취재진이 찾아갔습니다.

[00병원 관계자/사고 구급차 소속병원 : (구급차에 탑승한 사람은) 많이 다친 사람은 없어요. 다 병원치료를 받고 있어요. (개인적인 업무이었나요?) 그건 제가 얘기할 수 없습니다. 내부적으로 결정사항은 함구하라는 말씀 때문에.]

구급차의 운전자가 음주상태였다는 것이 문제가 되진 않는지 민간 구급차를 관리 감독하는 지자체의 한 부서에 문의해봤습니다.

[사설 구급차 관리부서/00구청 : 언제 사고가 났나요? 제가 좀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병원에서 응급차 관리를 소홀히 했겠죠.]

해당 부서에서도 나몰라라 하는 상황.

사실 민간, 사설구급차의 음주운전이 문제가 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작년 9월에는 사설 구급차 운전자의 만취운전이 경찰에 적발됐는데 대체차량으로 도착한 또 다른 응급차량의 운전자 역시 음주 상태여서 두 명 다 입건된 황당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그날 세 번째 대체 운전자로 현장에 도착했다는 구급차 운전자.

[사설 구급차 운전자 : '구급차는 (단속) 안 잡는다'는 인식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까 술을 먹고 운전하는 거죠. 일반적으로 많이 (음주운전) 해요. (환자가 없어도 하는 건가요?) 있어도 없어도 하는 거죠.]

사설구급차 운전자의 음주운전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통조사계 경찰 : 경찰관들도 (구급차를) 제재하고 싶을 때가 잦다고 해요. 사람 죽게 생겼는데 왜 세우느냐고 그러면 위반하고 가더라도 그런 약점 때문에 단속 못 하는 경우가 많아요. 빈 차로 사람을 태우러 가도 문제, 놀러 가도 그냥 타고 가도 못 세우는 거예요.]

대부분이 119 구급차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역할이나 사용금액에서 큰 차이가 있는 사설 구급차.

119 구급차는 응급환자가 발생한 현장에서 병원까지 환자를 신속하게 이송하고 무료인 반면 사설구급차는 병원에서 병원으로 이동할 때 이용하고 거리에 따라 정해진 요금을 내야 합니다.

종종 불법운행하다 적발되기도 하는 사설 구급차. 지난 12월 초에는 한 연예인이 늦었다며 사설 구급차를 이용해 논란이 됐습니다.

실제 연예인뿐만아니라 일반사람들도 업무용으로 종종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설 구급차 운영업체 : 지방으로 출장 가는 분들도 태워주기도 하고 서류 같은 것도 전달해주고, 빨리 가야 하는데 늦는 상황이면 구급차 이용하는 분들 미리 몇 분 섭외했다가 타는 거죠.]

불법영업이 쉽게 이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설 구급차 운전자에게 취재진이 직접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사설 구급차 운전자 : 쇼크 방지 하의인데 안 썼어요. 처음 개봉하는 거예요. 쓸모가 없어요. (갖추는데) 한 3500만원. 차값까지 합이 6000만원 들어요. 법률적으로 정해진 품목만 갖춘 거예요. 다 하려면 1억 이상 잡아야 할 걸요.]

법적으로 갖춰야할 의약품이나 조건들은 많은데 그에 비해 이용비용은 턱없이 낮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운전자.

[사설 구급차 운전자 : 특수구급차는 반드시 간호사가 의무사항으로 타야 해요. 10km 내에 5만원으로 의료진까지 태우면 유지가 안 되잖아요.]

문제는 이런 불법영업에 대해 어떤 관리감독도 이뤄지지 않다는 겁니다.

[00구청 의약과/사설 구급차 담당 : 점검하는 거는 (구급) 차량에 갖춰져야 할 것들이 다 되어있나 보고요. 불법으로 이송하는 일 없도록 저희가 행정지도하고 있습니다. (사실 불법이송이 많이 이루어지잖아요?) 많은가요? 잘 모르겠어요…(사고 확인은 일이 터지기 전에는 잘 모르시는 거네요?) 네. 수면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관할 부서의 부실한 관리감독으로 불법 운행에 이용되고 있는 사설구급차.

생명이 위급한 환자들은 물론 무법 질주로 시민들의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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