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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동자 사망률 일반보다 높아"…직업병 가능성↑

입력 2017-11-23 08:35 수정 2017-11-2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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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JTBC는 이틀 전(21일) 삼성전자 반도체·LCD 사업장에서 근무한 뒤 희귀병으로 사망한 54명의 신원을 확인해 1차로 보도했습니다. 여성의 경우 사망한 평균 나이가 31살이었습니다. 그리고 서울대학교 보건 대학원 백도명 교수 연구팀에 의뢰해 자료를 분석했는데 이들 54명의 사망률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크게 높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박진규 기자입니다.

[기자]

2007년 고 황유미 씨의 죽음으로 촉발된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 황 씨의 사인은 백혈병이었습니다.

[고 황유미 씨/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 근무 (2007년 생전 영상) : 몸에 멍이 자주 들었고, 먹으면 토했어요. (백혈병 판정 후) 엄청 울었고, 죽는 줄 알았어요, 제가.]

JTBC가 확인한 삼성전자 반도체·LCD 부문 사망자 54명 가운데 황 씨와 같은 백혈병은 20명이었습니다.

일반적인 백혈병 사망률과 비교하면 어떨까.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 연구팀은 사망자 54명에 대해 각각의 '기대인구수'를 계산했습니다.

'같은 조건의 노동자가 몇 명이 있어야 특정 병이 걸리는가'를 역산한 겁니다.

기대인구수가 많다는 건 희귀질환이라는 뜻인 만큼 해당 공정에 위험 요인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분석 결과,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 씨의 기대인구수는 7576명. 일반적인 경우라면 황 씨와 같은 1985년생 여성 가운데 백혈병으로 사망할 확률은 7576분의 1에 불과합니다.

황 씨가 일한 삼성 반도체 공장 라인별 근무자 수가 수백 명 정도라는 걸 감안하면 질병과 작업 환경의 연관성이 높다고 추론할 수 있다는 겁니다.

[백도명/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 한 라인의 오퍼레이터가 500명이 안 되는 숫자인 것에 비해 굉장히 높은 숫자여서, 위험이 몰려 있다고 볼 수 있고…]

삼성 반도체 온양공장에서 근무하다 뇌종양으로 사망한 고 이윤정 씨. 사망자 54명 가운데 뇌종양은 6명입니다.

이번 분석에서 고 이윤정 씨의 기대인구수는 8197명이었습니다.

[정희수/고 이윤정씨 (삼성 반도체 온양공장 근무) 남편 : 병원 기록이 없어요. 감기 걸려서 병원 간 것도 없고, 그냥 아무것도 아파서 입원한 적도 없고, 건강했습니다.]

여성 33명의 평균 사망 나이는 31.1세. 이중 20대에 사망한 여성들의 기대인구수는 수만 명이 넘었습니다.

29세 여성 폐암 사망자의 기대인구수는 6만2500명이었고 26세 여성 유방암 사망자 4만 명, 28세 여성 림프종 사망자 2만5000명 등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삼성전자가 공정별 노동자수를 공개하지 않아 이같은 분석 기법을 활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작가 : 김진주·안송이·염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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