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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키워드] "서울 도심 싱크홀?…도로 함몰이 맞다"

입력 2015-04-03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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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강남 한복판에서 도로가 함몰됐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요즘 도심 곳곳에서 이렇게 땅이 꺼지는 현상이 속출하고 있는데, 흔히들 '싱크홀'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지금 도심에서 벌어지는 이런 현상은 싱크홀이 아닌, 다른 말로 불러야 한다는군요. 오늘(3일) 뉴스 키워드 통해서 그 이유도 짚어드리고 세계 각지에서 일어난 싱크홀의 모든 것 확인해드리겠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멕시코의 제비동굴, 베네수엘라의 사리사리나마. 바하마 바다의 딘스블루홀. 그리고 45년째 불타고 있는 투르크메니스탄 카라쿰의 지옥의 문. 경이로움을 넘어 전율까지 느껴지는 이들의 정체는, 바로 싱크홀입니다.

그런데 만약 싱크홀이 도심에서 발생한다면? 얘기는 곧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공포 영화로 바뀝니다.

과테말라시티와 미국 플로리다, 중국 쓰촨성 등지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수많은 목숨과 재산을 앗아갔습니다.

어젯밤과 오늘 낮. 서울 곳곳에서 땅 일부가 함몰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강남 삼성중앙역, 신촌 현대백화점 인근은 물론 그 이전엔 용산역 앞, 그리고 교대 등까지 장소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최근 도로와 인도를 가리지 않고 이렇게 땅 속이 푹 꺼져 큰 구멍이 생기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빈 공간에 어떤 압력이 강해지면서 이를 견디지 못하고 폭삭 주저앉았다는 것인데, 이게 과연 싱크홀일까요?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찾아왔습니다.

[하규철 실장/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하수연구실 : 서울에서 나타나고 있는 건 도로 함몰이라고 합니다. 무너지는 원인이 뭐냐면 말 그대로 인위적인 요소입니다. 상하수도 관로라든가, 지하철 공사라든지, 굴착공사 이런 게 인위적인 요소라는 거죠.]

도로함몰의 원리를 보기 위해 간단한 시연을 부탁했습니다.

[하규철 실장/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하수연구실 : 구멍을 인위적으로 내놨는데요, 이 부분이 낡은 상하수도 관로 상부 쪽의 손상된 구멍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구멍을 열어주면 여기에서 상부에 있는 토립자가 그 손상된 상하수도 관로 위에 토립자가 계속 빠져나가면서 위에 있는 지반이 내려가는 모습이 보이게 되는 거죠]

그렇다면 싱크홀은 어떤 원리로 생기는 것인지도 알아봤습니다.

[하규철 실장/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하수연구실 : 여기 일반적인 토사, 그리고 중간에 점토층을 넣고요. 그 위에 또 토사를 넣었습니다. 밑에 공동을 만들기 위해서 뒤집어 놓으면요. 여러분 보시면 점토층이 상부의 지층을 지지하고 아래쪽에 공동이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고요. 어느 순간에 위에 점토층이 더 이상 지지할 수 없는 어떤 충격이라던지 외부 하중이 오게 되면 이렇게 무너지게 되는 거죠.]

싱크홀은 주로 지하수와 빗물에 잘 녹는 석회암 지반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서울시의 경우 지반이 화강암이나 편무암 등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해외의 거대한 싱크홀이 나타날 가능성이 적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싱크홀이 아예 없었던 것일까? 그렇지 않습니다.

천문현상을 기록한 오행지라는 책에는 "중원부 장연현에서 논 3결이 함몰하여 연못이 되었는데 그 깊이를 잴 수가 없다"고 돼 있습니다.

중원부 장연현은 현재의 충북 괴산 장연면으로 논 3결을 지금으로 환산해보면 4만 6천 제곱미터. 축구경기장 6개 크기에 가깝습니다. 멕시코와 베네수엘라의 싱크홀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크기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플로리다는 싱크홀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으로 유명합니다. 싱크홀로 피해를 입었다는 이들이 많아 아예 싱크홀 소송을 전담으로 하는 변호사가 있을 정도입니다.

이곳에서 싱크홀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플로리다 주립대 남부현 교수님을 화상으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질문을 바로 좀 드리겠습니다.

[남부현 교수/플로리다 센트럴 주립대 토목환경건설공학과 : (오늘도 서울에서 도로가 함몰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최근 이런 현상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도시의 노후화가 맞는 것 같습니다. 도시가 오래되면서 굴착공사가 많아질 것이고, 동공 확률이 놓아질 것이고, 수도관이 노후될 것이고요.]

[남부현 교수/플로리다 센트럴 주립대 토목환경건설공학과 : (그렇다면 도로가 함몰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는 어떤 게 있을 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최근에 많이 나타난 도로 함몰 같은 경우, 아무래도 지표 부근에 동공이 존재한다는 거거든요. 그러한 동공을 탐지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시급할 것 같습니다.]

국내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도로함몰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자연적으로 생기는 현상이 아닌, 인간의 잘못된 개발 방식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땅속에서 보내는 위험신호에 경각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뉴스키워드 이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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