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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공약 점검] 의료비·등록금 지원? 현장 가보니…

입력 2015-02-23 22:06 수정 2015-02-25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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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틀 뒤면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지 2년이 됩니다. 2년 전 박근혜 당시 후보는 국민과 많은 약속을 했는데요. 그 약속들은 얼마나 지켜지고 있을까요. 저희가 설 연휴 전에 팩트체크에선 주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점검해드렸는데요, 탐사플러스 취재팀은 박근혜 정부의 주요 공약 이행 여부를 공약이 적용돼야할 현장에 나가 직접 점검해봤습니다. 이틀에 걸쳐 취재한 내용을 전해드릴 텐데요. 오늘(23일)은 박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뭔가 해주겠다고 약속한 '해드리겠습니다' 공약을 살펴보겠습니다. 참고로 내일은 무엇을 바꿨는가를 점검해보는 '바꾸겠습니다' 공약을 점검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오늘은 '해드리겠습니다' 공약에 대한 점검입니다. 정제윤 기자의 리포트를 먼저 보시겠습니다.

[기자]

박 대통령의 핵심 공약,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입니다.

이 공약대로라면 모든 연령대의 국민들이 실생활에 필요한 맞춤형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약속한 복지 혜택, 지금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대한민국에 사는 수많은 가족들의 모습입니다.

평범한 맞벌이 부부의 가정인데요. 방과 후에도 학교에서 아이를 공짜로 돌봐주기 때문에 아이 맡길 곳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른 가족을 볼까요?

대학생 딸의 등록금 부담은 크게 줄어들고 고등학생 아들의 사교육비를 걱정할 일도 없습니다. 학교 수업료는 아예 없습니다.

어르신을 모시고 사는 가정은 어떨까요?

할아버지 할머니는 매달 20만원씩 나라에서 받고, 가족 중 암과 같은 4대 중증질환이 걸려도 치료비 때문에 빚더미에 앉을 일은 없습니다.

취재진은 시민 100명을 대상으로 가장 기대했던 공약이 무엇이었는지 알아봤습니다.

4대 중증질환 전액 보장과 반값등록금, 돌봄교실, 여성일자리 등이 많이 언급됐습니다.

[박근혜 당시 후보/대선 3차 TV토론 (2012년 12월 16일) : 비급여 되는 부분을 커버를 해서 거기에 대해서는 100% 책임을 지겠다고…]
[문재인 당시 후보/대선 3차 TV토론 (2012년 12월 16일) : 좋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간병비, 선택진료비를 다 보험급여로 전환하고 하는데도 1조 5천억원이면 충분하다는 것입니까? 제가 그것을 묻는 것입니다.]
[박근혜 당시 후보/대선 3차 TV토론 (2012년 12월 16일) : 네네.]

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4대 중증질환인 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성질환에 대한 진료비와 더불어 3대 비급여도 모두 책임지겠다고 밝혔습니다.

3대 비급여는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간병비,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비를 뜻합니다.

취재진은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만나봤습니다.

5년째 백혈병으로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12살 김상완 군.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이라서 병세가 악화돼 입원할 때마다 부담이 큽니다.

고열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하루에 10만원이 넘는 1, 2인실에 머물러야 할 때도 있지만 지원이 안 됩니다.

[김철/소아암 환자 김상완 군 아버지 : 상완이가 특실비 나올 때 거기서 한 20일 정도 있기도 해요. 그러다 보면 저희가 특실비 이걸 거의 다 부담할 때가 있고…]

희귀난치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 서른 명이 모여 사는 복지시설입니다.

형편이 어려워 시설에서 모금해주는 후원금으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십만원이나 되는 검사비가 무서워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합니다.

[김진우/희귀난치성질환자 : 돈이 모아질 때까지 기다려야 되니까 입원 날짜에 못 가고 한 달, 두 달 미뤄서 다음에 하겠다고…마음이 불안하죠. 가야 되는데 못 가니까…]

복지시설은 경제적으로 부담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표관영/'더불어 사는 집' 총무 : 수술이나 시술할 때는 마취료 같은 것들은 다 비급여로 들어가더라고요. (한 달 개인 부담금이) 보통 1인당 80만원이나 70만원 발생합니다.]

[김철/소아암 환자 김상완 군 아버지 : 기대 많이 했죠. 최소한 우리 아이들만이라도 지원해주겠지 하면서 많이 기대했었는데 그것도 안 되다 보니 실망도 많이 하고…]

전문가들은 애초부터 지키기 어려운 공약이었다고 지적합니다.

[권용진 원장/서울시 북부병원 : 정권창출 차원에서 100%를 다 해주겠다고 말하는 것은 사회적 합의 절차 자체를 무시한 것 아닌가. 처음부터 무리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교육공약 발표 (2012년 11월 21일) : 대학생 반값 등록금을 실천하겠습니다. 국가장학금을 추가적으로 확충해서 2014년까지 반값등록금 약속을 꼭 지키겠습니다.]

반값등록금 약속은 잘 지켜지고 있을까?

대학교 3학년 신진섭 씨. 단칸방에서 자취생활을 하고 있는 신씨의 등록금은 연간 700만원에 이릅니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나라에서 장학금을 받고 있긴 하지만 반값 등록금과는 거리가 멉니다.

등록금 마련을 위해 평일엔 학교 사무보조를, 주말 새벽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신진섭/대학생 : 평일에도 일을 하고, 주말에도 일을 쉬는 날이 없다 보니까 요새 좀 힘든 게 있어요. 피곤하죠. 졸기도 많이 졸아요. 일하면서…]

4인가족 기준 월소득평균액이 435만원인 소득 6분위의 신씨는 한학기 등록금 346만원 중 소득에 따라 나라에서 지급되는 장학금 60만원과 대학별 자체 기준에 따라 지원되는 장학금 35만원을 받고 있습니다.

대선 공약대로라면 신씨는 한학기에 최소 173만원을 받았어야 합니다.

[신진섭/대학생 : 대학오면 불효자 같아요. 힘들어요. 혼자 충당을 한다고 마음 먹어도 절대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

박 대통령은 원래 소득 5-7분위까지는 등록금의 반값을 지원해주기로 약속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연간 평균 700만원이 넘는 사립대 기준으론 소득 7분위의 경우엔 채 10%도 받지 못합니다.

소득분위가 낮으면 그나마 장학금이라도 나오지만 시골에 안 팔리는 땅이라도 있거나 집 한 채가 전 재산인 '하우스 푸어'는 한푼도 받을 수 없습니다.

[김명준/대학생 : 가정마다 각기 다른 사정이 있을 수 있는 거잖아요. 빚이 있는 사람들은 아파트 사느라, 대출받은 사람은 상당히 많은 부분이 이자로 빠져나갈 수 있는 부분이고…]

정부는 반값등록금 공약이 올해 완성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전진석/교육부 대학장학과 과장 : (대학 등록금 총액 14조원 중) 절반인 7조원을, 정부 4조원, 대학이 3조원 마련해서 등록금 부담을 평균적으로 절반으로 줄여준다는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임은희/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 정부는 반값등록금이 완성됐다고 하지만 금액상으로 봤을 때는 반값등록금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학 등록금 자체를 낮추는 방안으로 가야지만 실제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취임 2주년에 맞춰 정책자료집을 냈는데요.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잘 지켜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론 어떨까요.

반값등록금 정책과 관련해선 학비 부담을 48% 완화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선 당시 약속했던 저소득층 등록금 전액 무상, 중산층에 속하는 소득분위까지의 반값 실현은 앞서 보신 것처럼 한참 못 미칩니다.

3대 비급여 제도도 대폭 개선한걸로 돼 있는데요. 상급병실료의 경우, 실제 부담이 컸던 1, 2인실 등은 평가대상에서 뺐고 간병은 간호 인력으로 환자 부담을 해소했다고 밝혔지만 이런 서비스는 정부나 지자체 운영 병원에서만 적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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