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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학생에 폭언·감금…'장애인 택시' 운영 도마위

입력 2017-10-17 09:16 수정 2017-10-1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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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애인 택시를 이용하던 시각장애 학생이 기사에게 욕설을 듣고 도로 한복판에 내려야 했던 사건,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취재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서효정 기자, 제가 들어도 정말 화가 나는 황당한 사건인데 장애학생과 그 부모는 얼마나 큰 상처를 입었을까, 안타깝습니다. 사건의 경위부터 먼저 살펴보죠

[기자]

네, 지난 달 15일 시각장애 1급 학생 16살 노 모 군이 학교를 마치고 집까지 가기 위해 시각장애인 대상 콜택시를 부른 것부터 사건이 시작이 됩니다.

노 군이 택시기사한테 자신이 평소에 가는대로 '자하문터널을 통해 내부순환로로 가달라'고 말을 했는데, 택시기사는 그 길을 몰라 네비게이션 대로 가겠다고 하는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진 것이죠.

노 군이 평소 시각장애인이다보니 녹음을 하는 습관이 있는데 이번에도 그래서 35분가량 대화를 녹음하게 된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앞서 들어보니까 해당 운전기사가 노 군에게 도로 한복판에 내리라고 했던데 어떻게 된 것입니까?

[기자]

네, 이게 신호 대기 중에 기사가 홧김에 한 말로 보이는데요, 노 군이 욕설 때문에 두려워서 내려달라고 계속 요구를 했는데, 기사가 가라고 하니까 당연히 차로인 것도 모르고 차에서 내린 것입니다.

한 번 들어보시지요.

[이모씨/택시기사(지난달 15일) : 한 마디만 더 하면 인제 진짜 진짜 떨군다. 맞춰줬더니 X발놈이 진짜 봉으로 아냐? (내려주시겠어요 그러면?) 할까 그러면? (내려 주세요. 내려주십시오.) 가, 가라구. 야! (크락션 소리)]

또, 기사가 노 군을 다시 차에 태워 내려달라는 요구를 무시하고 이번엔 사과를 하면서 한 4km 정도를 더 달립니다.

경찰은 이 부분에서 택시기사가 탑승객 의사를 묵살하고 강제로 태우고 다녔다면서 감금죄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앵커]

혹시 노 군과의 대화에서 조금 기분이 나쁜 부분이 있거나 노 군이 무리한 요구를 했을 가능성도 있을까요?

[기자]

저도 그래서 녹음파일을 다 들어봤는데요.

사실 그런 부분을 발견하지 못해서 더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노 군이 종례를 마치고 5분가량 늦고 편의점 좀 들렀다 가달라고 요구를 한 게 있지만, 사실은 이용객이 무리한 요구를 하더라도 기사가 욕설을 한다거나 중간에 내리라고 하거나 이런건 말이 안 되는 행동이었거든요.

때문에 택시를 운영하는 주최 측인 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 성남지회도 해당 기사를 사직 조치 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해당 운전기사는 사직 처리가 됐군요. 노 군의 충격이 컸을 것 같은데 지금 상태는 어떻습니까?

[기자]

노 군 어머니에 따르면, 그 날 노 군을 마중 나갔을 때 '물에 젖은 휴지' 같았다고 해요.

땀을 비 오듯 흘리고 있었고, 손을 대니까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합니다.

비장애인도 폐쇄된 공간에서 성인 남성에게 그런 소리를 들었다면 굉장한 위협으로 느끼겠죠.

노 군 어머니는 노 군이 그날 택시기사가 안아서 택시에 태웠던 그 촉감을 기억하고 있어서 아직 안아주지를 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사실상 아무도 책임져주는 사람도 없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앵커]

놀라운 것은 문제의 차량이 장애인 택시라는 겁니다. 일반 택시도 물론이겠지만, 장애인 택시는 더욱 더 승객에 대한 이해나 배려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기자]

네, 장애인 대상 택시의 경우 지자체나 장애인단체에서 운영을 하는데, 야간과 휴일에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곳들도 많아서 이동권 문제는 전부터 끊임 없이 제기돼왔습니다.

이동 자체도 중요하지만, 사실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동하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잖아요.

운전사 선발에 있어서도 더 철저하게 검증을 하고 교육을 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절실하다는 생각, 다시 한번 갖게 됩니다. 서효정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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