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화려함으로 치장한 사진들이 넘쳐나는 요즘, 소박한 한 장의 사진으로 상처를 어루만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재능으로 우리 사회에 따뜻함을 더하는 '컬쳐 디자이너'들, 강나현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난생 처음 해보는 스튜디오 촬영에 잔뜩 긴장한 아이들.
카메라 너머 들려오는 아저씨의 수다로 금세 웃음을 되찾습니다.
은퇴 후 취미로 사진을 찍던 나종민씨.
마음 편히 찍을 수 있는 사진관이 없다는 한 장애인 부모의 말을 듣고선, 이들을 위한 비영리 사진관을 차린지 올해로 5년이 됐습니다.
몸의 불편함과 세상의 편견이 만든 마음의 벽을 함께 허물다보면, 저마다의 빛나는 순간이 자연스레 카메라에 담겨집니다.
[나종민/비영리 단체 '바라봄 사진관' 대표 : (닫혀있던 마음의 벽을) 허무는 과정들이 이 사진에는 있거든요. 그분들 인생에서 남길 수 없을 뻔한 부분을 남겨 드린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린 길고양이를 즐겨 찍는 안욱환씨.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를 가족들이 내다버리자 미안한 마음에 시작한 일입니다.
작품을 모아 틈틈이 전시회도 연 그는 필름 카메라를 고집합니다.
셔터를 누를 때마다 신중해야 하는 만큼 동물을 사랑하는 진심을 담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욱환/사진가 : 길고양이들이 행복하게 살고 있는 동네는 사람들도 좋았습니다. 싫든 좋든 현실에 같이 있는 존재라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봤으면 해요.]
주변을 향한 이들의 애정 어린 시선이 상처를 보듬는 따뜻한 힘으로 거듭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