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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브 잠긴 스프링클러에 비상벨·대피로까지…'통째 부실'

입력 2017-12-22 20:39 수정 2017-12-23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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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참사를 보면 건물 자체가 화재에 아주 취약했다는 사실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스프링클러는 아예 작동조차 안 됐던 것으로 확인됐고 건물은 미로 구조여서 빠져 나오기가 힘들었던 데다 비상벨까지 잘 안 들렸다고 합니다. 건물이 통째로 부실했다는 얘기인데 취재기자와 문제점을 더 짚어보겠습니다.

정원석 기자, 보통 불이 나면 보통 자동으로 스프링클러가 작동해 초기 화재 진압에 도움을 주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왜 작동을 안했던 겁니까
 

[기자]

네, 사고가 난 건물에는 스프링클러 356개가 설치돼 있었는데요. 단 한 개도 작동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1층에 설치된 급수 밸브가 닫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356개나 있는 스프링클러가 무용지물이었던 셈이군요. 밸브가 고장이 났던 겁니까? 아니면 잠가 놓은 건가요?

[기자]

여기 소방시설 점검표를 보시면요. 지난해 두 차례 점검에서는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3주 전 점검에서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샌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누수와 보조펌프 고장, 바로 이 부분입니다.

이후 경찰 조사에 따르면, 건물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수리를 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수리를 위해 밸브를 잠궈놓았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인데요. 경찰 수사에서 확인돼야 할 부분입니다.

[앵커]

좀 더 조사가 진행돼야겠지만 단 하루도, 단 한 시간도 잠가놔서는 안되는 부분이 잠겨있을 가능성이 있는 거겠군요. 비상벨, 그러니까 화재 경보를 못 들었다는 얘기도 많이 나왔습니다. 비상벨이 울리긴 한 건가요?

[기자]

네, 비상벨이 울리기는 했지만, 소리가 작았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비상방송설비가 2개가 있었지만, 대피 방송은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특히 사망자가 많이 나온 2층 여자 목욕탕은 구조가 복잡해 연기가 올라오는 상황에서 빠져나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2층에서 유독 사망자가 많이 나온 이유, 서준석 기자의 리포트를 먼저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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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통 사우나가 미로 같은 복잡한 구조로 돼 있기 때문에 탈출이 힘들 것 같은데, 또 하나 궁금해지는 부분은 3층엔 남자 목욕탕이 있지 않습니까. 남자 목욕탕도 비슷한 구조였을 텐데 여기에선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구조적인 차이가 있지는 않을 텐데 어떤 이유입니까?

[기자]

네, 화재를 인지하고 빨리 빠져나갈 수 있었으냐가 가장 큰 차이점이었습니다.

남성 사우나에서는 직원이 불이 난 것을 알고 바로 대피를 유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3층에서 바깥으로 통하는 비상구를 통해 빠져나왔는데요.

불행히도 여성 사우나에는 대피를 지시하고 안내해준 사람이 없어서 사망자들이 화재에 빠르게 대처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1층에서 바로 연기가 올라왔기 때문에 대피할 시간도 더 적었습니다.

[앵커]

또 하나 구조적인 문제가 나오는 게, 1층에 주차장이 있는 필로티 구조가 불이 났을 때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네, 건물 구조를 보시면요. 1층에서 화재가 나면 유독가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부터 빠르게 번지기 시작합니다.

1층에 있는 차량 15대가 불에 타면서 탈 것을 제공해 준 점, 그리고 1층이 사방으로 개방돼 있다 보니 산소가 지속적으로 공급되면서 화재를 계속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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