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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여고생 외면한 경찰…업무까지 떠넘겨 논란

입력 2016-06-1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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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한 여고생이 20대 남성과 어울리다 교통사고를 당해 조사까지 받았지만 경찰이 보호자에게 연락을 하지 않아 보름 넘게 위험한(?) 가출 생활을 이어갔다.

경찰은 이를 알게 된 가족들의 항의를 받고서야 여고생을 찾아나섰고, 이 과정에서는 서로 업무를 떠넘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10시께 A(15)양의 아버지가 경찰에 항의 전화를 걸었다.

A양의 아버지는 이날 자신의 딸이 지난 1일 광주에서 교통 사고를 당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받은 상태였다.

그는 "5월1일 가출 신고된 딸이 경찰 조사까지 받았는데 어떻게 보호자에게 연락을 하지 않고 사고 처리 통지서만 보낼 수 있느냐"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한 달 넘게 가출 중인 A양은 지난 1일 광주 광산구 하남동 한 도로에서 B(27)씨가 몰던 승용차를 타고 가던 중 중앙선을 넘어 가로수를 들이받는 사고가 나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당시 A양과 B씨, 다른 동승자 2명 중 A양만 경미한 부상을 입은 점과 보험 처리가 된 점을 토대로 운전자에게 범칙금만 부과하고 사건을 종결, 각자의 주소지로 사고 처리 결과 통지서를 보냈다.

한 달 넘게 가출 중인, 부산에 살고 있는 여고생이 평일 저녁 성인 남성들과 광주에서 어울리다 사고를 당했지만 경찰은 보호자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미성년자는 주소지 조회가 되지 않는다. A양에게 부산에서 거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들이 평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라고 해 구체적인 내용은 물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A양 아버지의 항의를 받은 경찰은 그제서야 A양 찾기에 나섰으나 이 과정에서는 부서간 업무를 떠넘겼다.

가출·실종인을 찾아 보호·인계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여성청소년수사팀은 교통조사계의 협조 요청을 수차례 거절했다.

관할 구역인 광주 광산구에서 가출 신고된 사안이 아니고 교통사고 처리 과정에서 인적사항을 파악한 교통사고조사계가 충분히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또 부산지역 경찰서가 공문으로 협조 요청을 하지 않을 경우 가출인 수배자를 확인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내세웠다.

결국 3시간 가량 벌어진 실랑이 끝에 사고조사계 경찰관들이 A양을 찾아 광주 북구의 한 쉼터에 인계했다.

이에 대해 한 경찰관은 "사건의 실익이 없거나 범죄 유형이 복합되면 업무 분담을 놓고 다른 부서에 업무를 떠넘기려고 실랑이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경찰서 내 각 부서가 우호적이고 긴밀하게 협조하고, 경합 범죄에 대해서는 원칙과 규정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광주의 한 오피스텔에서 가출한 10대 여성이 남성 2명에게 감금·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던 것과 관련해 경찰이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인권 단체인 '언니네' 관계자는 "경찰 내부적으로 청소년 관련 교육을 통해 인식 개선과 업무 처리 보완이 필요하다"며 "사고 조사와 면담 과정에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충분히 가출했는지 알 수 있었고, 당시에 담당 부서와 협조를 통해 업무를 보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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