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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흘린 문 대통령···고 강한옥 여사 하늘공원 안장

입력 2019-10-31 18:44 수정 2019-10-31 18:52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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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발인이 오늘(31일) 엄수됐고요. 문 대통령도 조금 전 청와대로 돌아왔습니다. 조용한 가족장을 원칙으로 한가운데, 야당 대표들의 조문은 거절하지 않고 받았는데요. 정치권의 화합을 위한 문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있다는 분석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그리고 북한 김정은 위원장도 조의문을 보내왔죠. 이런 가운데 조금 전 북한이 동해상으로 두 발의 발사체를 쐈다는 그런 속보도 들어왔는데요. 신 반장 발제에서 외교안보 관련 소식과 청와대발 뉴스를 함께 정리해보겠습니다.

[기자]

향년 92세 일기로 세상을 떠난 문재인 대통령의 어머니, 고 강한옥 여사의 발인이 치러졌습니다. 생전 고인의 신앙의 따라서 빈소가 마련된 부산 남천성당에서 장례미사가 엄수됐습니다. 문 대통령 내외와 가족, 또 일부 정치권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이 됐고요. 청와대가 공개한 사진에는 미사 도중에 성호를 긋거나 이렇게 두 눈을 꼭 감은 채 고인을 애도하는 문 대통령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미사가 끝난 뒤에 장남 준용 씨가 영정을 든 채 운구차로 향하자 문 대통령은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으로 말없이 닦아 올리기도 했습니다. 고 강한옥 여사는 1978년 별세한 문 대통령의 부친이 있는 경남 양산 하늘공원에 안장됐습니다. 

문 대통령의 왼손 약지에 끼워진 이 묵주반지. 20년도 넘게 전, 강 여사로부터 받은 선물입니다. 강 여사와 문 대통령 내외 모두 아주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죠. 문 대통령은 지난해 바티칸 공식 방문 때 프란치스코 교황과 독대를 하고, 또 특별미사에서 연설을 하는 유례없는 환대를 받기도 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현지시간 지난해 10월 18일) : 환영합니다. 만나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대통령님.]

[프란치스코 교황 단독 예방 (현지시간 지난해 10월 18일) : 반갑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방문했지만,
또 티모테오라는 세례명을 가진 가톨릭 신자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교황님을 뵙게 되어서 너무나 영광스럽습니다.]

이날의 기억 때문일까요. 프란치스코 교황이 천주교 부산교구를 통해 직접 위로문을 보내 애도를 표했습니다. 교황은 "대통령의 사랑하는 어머니 강 데레사 자매님의 부고 소식을 듣고 슬픔에 잠겼다"면서 "이 슬픈 시기를 영적으로 대통령과 함께하겠다"라고 추모했고요. 또 "항구한 평화를 보증하는 사도좌 축복을 전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청와대는 조용한 가족장을 치르기 위해서 밀려드는 조문과 조화를 대부분 돌려보냈습니다. 다만 야당 대표들의 조문은 거절하지 않았는데요. 정치권의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 화합의 계기를 만들자는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결정으로 보입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첫 조문을 마친 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그리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어제저녁 조문을 다녀왔습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어제) : 고인의 희생과 헌신에 대해서 경의를 표합니다. 대통령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잘 모실 수 있도록 그렇게 당부를 드렸고 대통령께서도 먼 곳에 와줘서 고맙다는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정국 현안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신 거 있으신가요?) 이런 자리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거는 적절치 않지요. 뭐 물론 그런 대화를 나누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야당 대표들 아무리 정치적으로는 쓴소리를 해도, 가족을 잃은 아픔에 대해선 한목소리로 애도하고 또 따뜻한 위로를 보낸 겁니다. 그런데요, 오늘 아침 마지막 조문을 온 우리공화당 홍문종 공동대표 문 대통령에게 이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홍문종/우리공화당 공동대표 : 박근혜 (전) 대통령님 말씀드렸어요. 우리 대통령 많이 아프신데 배려 좀 해달라고 그렇게 말씀…(좀 더 배려해달라고.) 예, 박근혜 (전) 대통령 잘 배려해달라고 그랬죠. (사면 이야기…) 뭐 잘 알아서 들으시지 않으셨을까, 글쎄요. (권유는 하셨어요?) 우리 박근혜 (전) 대통령님 잘 좀 부탁드린다는 말씀드렸어요. (그 말씀은 먼저 대표님이 말씀을 하셔서 얘기가 나온 거예요?) 제가 먼저 했습니다. (그래서 이미 배려하고 계시…) 뭐 병원으로 보내드리고 또 책상도 넣어드리고 배려하고 계시다 그러셔서 아직도 몸이 좀 안 좋으시니까 배려를 좀 해 달라 말씀드렸고…웃음으로 대답하셨어요.]

대통령은 소이부답,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단지 웃음으로 답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충분히 배려를 해주고 있다는 취지로 답변을 한 건데요. 요즘 세상에 가장 중요한 능력 중의 하나가 바로 공감 능력이라고 합니다. 홍 공동대표는 발인 미사에는 참석하지 않고 빈소를 떠났습니다.

첫 현직 대통령 모친상에 이웃 나라들도 애도의 뜻을 전해왔는데요. 어제 오후 미, 중, 일, 러 4강 주한대사가 나란히 빈소를 찾아 조문했습니다. 특히 일본 나가미네 대사는 조문 도중 아베 총리가 보낸 위로전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경색된 한·일 관계 개선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주목할만한 행동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이낙연/국무총리 (지난 24일) : 상황은 어렵지만 지금부터 양측이, 양국이 지혜를 함께 짜내기 시작하면 어떤 돌파구 같은 것이 만들어질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조문에 이어서 트위터를 통해서도 조의를 표했습니다. "고인은 의미 깊은 역사와 큰 족적을 남긴 훌륭한 분이었다"면서 "내 아내 브루니와 저는 문 대통령과 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전한다. 명복을 빈다"라고 했습니다. 영어와 한국어를 나란히 적은 데에서 위로를 전하는 진심도 느껴집니다.

이런 가운데, 북측은 어제까지만 해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매일 우리 뉴스를 체크하는 북한이 소식을 모를 리는 만무하고 그만큼 남북관계가 좋지 않다는 걸 드러내는 건가 싶었는데요. 청와대에 따르면 어제저녁, 김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을 보내왔습니다.

[고민정/청와대 대변인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은 30일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조의문을 전달해 왔습니다. 김 위원장은 조의문에서 고 강한옥 여사 별세에 대해 깊은 추모와 애도의 뜻을 나타내고 문 대통령께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조의문은 어제 오후 판문점을 통해 전달받았으며 밤늦은 시각 빈소가 차려진 부산 남천성당에서 대통령께 직접 전달됐습니다.]

이 조의문, 판문점을 통해서 전달됐고요. 청와대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이 직접 가지고 부산 빈소로 내려온 겁니다. 청와대 인사들의 조문을 대부분 물린 가운데, 윤 실장이 빈소로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오늘 들어온 속보입니다. 다음 달 중순이죠. 칠레에서 열릴 예정이던 APEC 정상회의가 전격 취소됐습니다. 대규모 시위 사태 때문에 칠레 정부가 개최를 포기한 겁니다. 문 대통령도 참석 예정이었고요. 무엇보다도 미·중 정상이 만나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하기로 알려져 있었는데, 미·중 무역 협상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소식, 들어가서 더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고 강한옥 여사 발인…참았던 눈물 흘린 문 대통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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