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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자료 요청에 500자 답변…장·차관 국회 무시 논란

입력 2014-11-17 18:27 수정 2014-11-1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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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시 정치부회의' 시작하겠습니다. 어제(16일)부터 국회 예산소위가 가동됐습니다. 본격적인 예산전쟁이 시작됐다는 의미인데, 물론 장·차관도 예산 삭감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노심초사를 넘어 국회에서 행패를 부린 적도 있다는데, 그 얘기해봅시다. 국회 40초 발제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 달랑 두 쪽 500자 답변

산업자원부가 한·뉴질랜드 FTA 협상 관련 참고 자료를 제출해달라는 김동철 국회 산자위원장 요청에 달랑 두 쪽 짜리 문서를 보내왔답니다. 글자수 다 합쳐 500여 자에 달한 답변서였습니다.

▶ 안행부가 발의 안행장관은 "우려"

정종섭 안행부장관이 국회 통과한 관피아방지법에 대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런데 이 법, 다름 아닌 안행부, 자기들이 발의한 법이었습니다. 그럴 거 왜 발의했습니까?

▶ 호남 예산폭탄 공약 운명은?

새누리당이 예산 증액 권한이 있는 국회 예산특위 내 예산안조정소위에서 호남의 이정현 의원을 빼고 강원의 김진태 의원을 넣었습니다. 이 의원, 호남 예산폭탄 공약, 지킬 수 있을까요?

+++

[앵커]

오늘 국회 발제를 들어보니까 내용 대부분을 국회가 정부로부터 무시당했다는 내용으로 묶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회가 FTA 자료 좀 달라고 했더니 불성실한 자료 내놓고, 기껏 법안 통과시켜놨더니 장관이 "부작용 있을 것"이라며 토를 달고…결국 국회 권위가 실추된 탓일 거 같은데, 그 얘기 좀 나눠보도록 합시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국회,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건가 싶습니다. 사방에서 욕먹고 비난받아도 그나마 유일하게 큰소리칠 수 있는 곳이 정부였는데, 이제는 정부한테도 대놓고 면박을 당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안 알랴줌 장관'입니다. 지난달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김동철 위원장이 산업통상자원부에 자료 하나를 요청합니다. 한국 뉴질랜드 FTA 타결과 관련해서 쟁점현안이 뭔지 궁금하니 참고자료 좀 보내달라고 말이죠.

21일 만인 지난 11일 답신이 왔답니다. 잔뜩 기대를 갖고 자료를 열어봤더니…세상에 달랑 두 쪽짜리 참고자료였다는 거죠. 글자수를 따져보니 채 600자도 안 되더라는 겁니다. 더 황당한 건 나흘 뒤인 지난 15일 G20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뉴질랜드 간 FTA가 최종 타결됐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둘째 잘난 척 장관입니다. 지난 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즉 관피아방지법을 통과시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정종섭 안행부 장관이 "공직자윤리법 때문에 앞으로 적잖은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공직자윤리법의 윤리는 모럴이 아니라 에틱스를 얘기하는 것"이라며 알아듣기도 힘든 얘기를 하더라는 거죠.

자기들이 발의한 법 기껏 통과시켜줬더니 부작용이 생길 거라고 말하는 것도 황당한데… 의원들한테 모럴이 어떻고 에틱스가 어떻고…가르치듯이 얘기하니까 듣는 의원들 기분 나빴던 거죠. 장관님, 이젠 서울대 교수 아니시잖아요.

하지만 압권은 뭐니뭐니해도 이분, 트러블메이커 차관입니다. 장관도 아니고 차관급인 박승춘 보훈처장도 국회를 무시합니다. 몇 번의 전력이 있었던 분인데 또 사고를 냈습니다. 국회 정무위에서 보훈처 일부 예산을 삭감하자 상임위원장에게 달려가 서류를 집어던지면서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면서 행패를 부렸답니다.

뭐 나중에 사과는 하셨다는데… 저는 정말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새누리당은 왜 이런 분께 경고를 않는 거죠? 이명박 정부에서 '왕차관'으로 불렸다던 박영준 씨도 국회에선 이러진 않았는데 말이죠. 박 처장님, 진짜 궁금해서 여쭙는 건데요. 후견인이 누구십니까?

어떤 분들은 국회가 오죽 못났으면 그런 꼴을 당하겠냐고 하실 겁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국회가 아무리 못났어도 정부가 업신여겨도 된다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국회는 그야말로 국민의 대표기관이고 살아있는 국민주권의 상징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오늘 국회 기사 제목은요 <대놓고 국회="" 무시하는="" 정부="" 3인방="">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Q. FTA 자료 요청하자 달랑 2P 답변

Q. 산자부 "협상 진행 중 답변 불가"

Q. 한·미 FTA 땐 문건 유출돼 논란

Q. 외교부도 FTA관련 자료 제출 거부

Q. 헌법학자 정종섭 안행장관도 구설수

Q. 정종섭, 관피아 방지법 부작용 지적

Q. 안행부 발의했는데 안행장관이 비판?

Q. 정종섭, 의원들 앞에서 윤리 강의?

Q. 박승춘, 정무위원장에게 서류 던져

Q. 예산 삭감 항의하며 탁자 내려쳐

Q. 의원들 질책에 눈물 흘리며 사과

Q. 장진호 기념비 놓고 엇갈린 사설들

Q. 나라사랑교육 예산 놓고도 구설수

Q. 박승춘, 나라사랑교육에 과한 애착?

Q. 박승춘, 10월 국감 때도 구설수

Q. 차관급 박승춘, 국회 무시 왜?

[앵커]

국회가 자신들의 잘못으로 스스로 권위를 실추한 건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의원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행패를 부린다는 건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국회를 무시한다는 건 국민주권을 무시한다는 거겠죠. 그래서 오늘 국회 기사 제목은 <장·차관 국회="" 무시="" 논란=""> 이런 제목으로 준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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