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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전말…'청와대 비선' 질긴 역사

입력 2014-12-03 22:36 수정 2014-12-03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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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윤회 씨 국정개입 의혹 사건은 갈수록 얘기가 커지는 느낌인데요. 오늘(3일) 2부에서 이번 사건의 쟁점과 의문점들을 일단 정리를 좀 하고, 정권마다 불거지는 비선실세 논란에 대해서도 짚어보겠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1부에서 알려드렸던 이번 사건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한 걸음 더 들어가 분석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정치부의 박성태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왔습니다.

박성태 기자, 사건이 며칠 동안 급박하게 전개되면서 조금 복잡해진 측면도 있습니다. 워낙 여러 군데에서 얘기가 나오고 있으니까요. 먼저 이 사건의 전말부터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처음 나온 건 세계일보의 보도였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달 28일 세계일보의 첫 보도로 시작됐습니다.

지난 1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된 청와대 문건을 바탕으로 한 보도인데요.

주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정윤회 씨가 주도하는 이른바 십상시의 회동이 있었고, 이 모임에서 정부 인사 등 국정 개입이 있었으며 심지어 김기춘 비서실장 사퇴설까지 유포하는 논의가 있었다는 겁니다.

[앵커]

이른바 찌라시로 흘렸다, 이런 얘기가 나온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네.

[앵커]

지금 쟁점은 두 가지죠? 유출 경위, 그리고 그 내용이 맞느냐.

[기자]

네. 쟁점은 크게 2가지입니다.

먼저 첫 번째 쟁점은 이 문건의 내용, 그러니까 정윤회 씨가 국정개입을 실제 했느냐 여부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쟁점은 청와대에서 생산된 문건이 어떻게 유출됐느냐입니다.

청와대 주장은 첫 번째 쟁점인 국정개입 여부는 문건의 내용이 사실 '찌라시' 수준이기 때문에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두 번째 문건 유출은 국기문란에 해당되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여러 가지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고, 앞서 여론조사에서 봤듯이 국정 개입이 사실이라면 이것도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첫 번째 쟁점에 대해서도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는 반론이 많습니다.

[앵커]

사실 이번에 찌라시라는 얘기가 굉장히 많이 나왔습니다. 과연 그것이 찌라시 수준에 해당하는 얘기냐, 아니냐를 놓고도 논란이 있고요. 또, 유출 과정 자체도 중요하지만 결국 내용이 맞느냐, 국정개입을 했느냐, 이걸로 여야 양측의 프레임 싸움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 부분도 정리를 좀 해보죠.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 그게 본질이라고 주장하는 부분…

[기자]

그 부분에 대해서 양측을 비교해보며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한 축은 정윤회 씨와 문고리 권력 3인방입니다.

처음에 청와대는 문건이 보도되자 이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했고, 문건에 나온 문고리 권력 3인방도 이 문건의 내용은 사실일 확률이 0%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이 보도는 상당히 중요한 게 있었는데요, 지난 10여년간 여러 번 언급됐지만 베일에 싸여 있던 정윤회 씨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계기가 됐습니다.

정윤회 씨는 지난 1일 중앙일보와 JTBC에 차례로 인터뷰하면서 "문건의 내용은 조작이다, 3인방을 만난 적도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전화통화는 했다는 얘기가 저희와의 통화에서 나오기도 했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축은 문건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축인데요.

그 반대 축은 문건 내용이 상당 부분 사실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축입니다.

문건 직접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이 있고요. 박 경정의 지휘라인인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있습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앞서 말씀하신 대로 정윤회 씨가 만난 적이 없다고 한 부분에 대해 "지난 4월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정윤회 씨가 접촉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정윤회 씨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며 거짓말이라는 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정윤회 씨는 어제 JTBC 인터뷰에서 "당시 통화는 했지만 만난 적은 없다", 통화와 만난 게 어떤 차이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이렇게 해명했는데요?

[기자]

네, 사실 그것 때문에 정윤회 씨의 일부 발언이 신빙성이 훼손된 경향이 있습니다.

[앵커]

그 해명 내용을 좀 더 들어보도록 할까요?

[기자]

네, 사실 지금까지는 박관천 경정과 조응천 전 비서관이 전면에 나서 정윤회 씨와 맞서는 모습인데요, 그 이면에 있는 한 가지를 더 볼 필요가 있습니다.

즉 조응천 전 비서관 뒤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이 있을 수 있다는 해석인데요.

조 전 비서관과는 예전에 수사 검사와 피의자로 만난 친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박지만 회장을 둘러싼 여러 인사들에 변화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지금 계속 전면에 나오고 있는 조응천 전 비서관이 지난 4월에 물러났고요, 그리고 민정수석실 대부분이 7월에 전원 교체됐습니다. 여기에는 경찰과 검찰 수사관, 하급 실무자들까지 모두 교체됐습니다.

그리고 박지만 회장의 인맥으로 분류되는 백기승 전 국정홍보비서관도 지난 5월 물러나게 됩니다.

여기에 박지만 회장의 고등학교, 육사 동기인 이재수 기무사령관이 지난 10월 갑자기 직무를 바꿨습니다.

기무사령관은 군대 내 핵심보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은 3군부사령관으로 전보됐습니다.

이러면서 박지만 회장 측 인사들이 모두 중심 보직에서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문건이 유출됐고, 박지만 회장 측이 뭔가 반격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아직까지는 물론 다 추측이긴 합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아직 확인된 건 없고 여러 의혹이 나오면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해명이 이어지는 진실게임 양상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얘기를 좀 바꿔보죠. 사실 역대 정권마다 늘 비선실세 논란이 있어왔습니다. 그 특징이 무엇인지도 좀 짚어봐야할 것 같은데요.

[기자]

먼저 역대 정권에 어떤 비선들이 있었는지, 보시면 다들 기억나실 겁니다.

그 전에도 물론 있었지만, 김영삼 정권 때부터 보면 차남인 김현철 씨가 당시 소통령으로 불렸습니다.

소통령이라는 이름만으로도 당시 얼마나 큰 권력을 행사했는지 알 수 있고요, 심지어 국회의원 공천권까지 행사했었습니다.

5년 뒤인 김대중 정부 때도 대통령의 세 아들인 홍일, 홍걸, 홍업 씨가 모두 이권 개입으로 기소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른바 홍삼트리오라는 얘기도 나왔었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다시 5년 뒤에 노무현 정부 때는 형인 노건평 씨가 실세로 작용했고요, 여러 인사와 이권에 개입됐다는 얘기가 있었고, 당시 봉하대군으로 불렸습니다.

그다음 이명박 정부 때도 비선이 있었습니다. 많이들 기억하실 텐데요,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이 실세였습니다.

이상득 전 의장에게 얘기하면 문제가 다 풀린다 해서 '만사형통'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역대 비선을 보면 공통점이 2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비선은 모두 정권 말기 또는 다음 정권에서 철창 신세를 졌다는 겁니다.

이상득 전 의장은 이명박 정부 초기 "그런 전철을 잘 안다, 난 그러지 않겠다" 했지만, 역시 수감되는 걸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앵커]

물론 각 정권에 이른바 비선으로 나온 사람들이 성격은 다 다릅니다. 대통령 모르게, 혹은 알게…그런 부분도 다 다를 수 있고. (권력 실세로 작용한 경우도 있고, 어떤 부분은 이권에만 개입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희들이 내놓은 예들은 정상적이 아닌 상황을 여러분께 쭉 말씀드렸던 것이고요, 두번째 공통점은 뭔가요?

[기자]

네, 두 번째 공통점은 비선이 모두 친인척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역시 '피는 물보다 진했다'라는 얘기가 있는데요.

지난 정부를 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은 이명박 정부 창업공신인 정두언 의원과 치열한 권력 다툼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권력을 잡았고 정두언 의원은 물러나기도 해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앞서 언급했던 비선 실세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정윤회 씨와 박지만 회장과의 권력 암투가 있는 것 아니냐, 정치권 해석이 사실이라면 이런 부분이 계속 논란이 될 텐데요. 과연 누가 우위를 가져갈지는 아직 잘 모르는 상황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정리하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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