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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청년실업률 최저치라는데…왜 체감이 안 될까?

입력 2015-11-12 22:13 수정 2015-11-12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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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팩트체크 시간입니다. 어제(11일) 통계청 발표였죠? '청년 실업률이 2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내수회복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기사가 많이 회자가 됐습니다. 간만에 반가운 소식이긴 한데, 그런데 이런 기사를 볼 때마다 늘 의구심이 생깁니다. 한 꺼풀 더 들여다보는 기사는 없을까? 늘 불러주는 대로 받아쓰는 기사밖에 없을까라는 생각들이죠. 실제 청년 구직자들의 생각은 다르죠. 그 다르다는 것이 근거가 있는 얘기였습니다. 우선 직접 나가서 들어봤습니다.

[주변에 선배들 봤을 때 다들 취업하기 점점 어렵다 얘기하고, 공채 시즌인데 딱히 좋은 결과 얻은 사람도 없고, 실감 안 되는 거 같아요.]

[어떻게 규정하는지에 따라서 수치가 많이 달라질 수 있는 거잖아요. 구직 포기자 문제도 있고, 통계가 어떻게 나왔는지 설명도 필요할 것 같고요.]

이렇게 전혀 체감을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김필규 기자, 왜 그럴까요. 실제로 수치를 보면 낮아진 것 같은데.



[기자]

수치는 맞습니다. 2013년 5월 7.4%였던 청년 실업률은 계속 올라 올해 2월, 11%로 정점을 찍었는데, 점점 떨어져서 29개월 만에 다시 7.4%가 된 겁니다.

하지만 조금 전 보신 것처럼 왜 실제 청년 구직자들은 훈풍을 못 느끼나, 세 가지 면에서 설명드릴 텐데요.

일단 연령대로 보면 청년층은 만 15세부터 29세까지를 말합니다. 올 1월부터 10월까지 이들의 취업이 어땠나 전체적으로 보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취업자 수가 6만2천명 증가했습니다. 늘긴 는 거죠.

그런데 좀 더 쪼개서 보면 15~19세 취업자는 1천명 줄었고, 20~24세 취업자가 6만5천명 늘었는데, 또 오히려 25~29세 취업자는 3천명이나 줄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대졸 신규 채용이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연령대가 어디겠습니까? 한 취업포털 조사 결과 올해 평균 취업 연령은 27.5세였습니다.

그러니 25~29세 사이에 몰려있는 취업준비생들은 '취업 사정이 좋아졌구나' 체감하기 힘들 수밖에 없는 첫 번째 이유인 거죠.

[앵커]

그런데 어찌 됐든 1000명, 3000명 줄어서 4000명 줄었지만 20~24세는 6만 5000명이나 늘어났잖아요.

[기자]

그러니까 어느 정도 취업이 늘어난 건 맞지 않느냐, 그런 이야기가 충분히 나올 수가 있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어디에 취업을 했느냐 하는 그런 부분일 겁니다.

3월 기준으로 보면 작년보다 올해 청년층의 비정규직 숫자가 늘었는데 이중 특히 1주일에 36시간 미만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가 이 연령대, 20~24세 사이에서 확 늘었습니다.

2007년만 해도 10% 정도였는데 점점 늘더니 작년에 20%, 올해는 23% 가까이 된 겁니다.

그러니 이 연령대의 취업자들은 4명 중 1명이 시간제 근로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앵커]

취업자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취업의 질은 굉장히 떨어진 상태다 그런 얘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을 포함해서 전문가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유진성 연구위원/한국경제연구원 : 취업자 같은 경우에는 조사기간을 대상으로 해서 (일주일에) 1시간 이상만 일하면 취업자로 잡히게 되어 있거든요. 정규직이나 양질의 일자리는 나오지 않으니까 일단은 비정규직이라고 해야 하나? 이런 쪽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아닌 그런 일자리 쪽에 눈을 돌리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취업자가 늘어났다는 측면, 이런 쪽이 부각될 수 있겠죠.]

[앵커]

공식적으로는 일주일 한 시간만 일해도 취업자로 간주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만 그렇게 하는 건 아니고요.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서 우리 통계청도 따르고 있는 겁니다.

[앵커]

저희가 1부에서 경제부 리포트를 전해드렸는데 저임금, 그러니까 월 소득 150만원 미만, 이 경우의 청년 노동자들이 10년 전에 비해서 훨씬 많아졌다. 아까 리포트 보니까 24세 미만은 거의 절반이 저임금 노동이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그런 상황하고 지금 다 맞물려 있는 거다. 지금 보신 이런 고용의 질이 낮아진 것과 맞물려 있다고 볼 수가 있는 건데요.

그러다 보니 이 중에는 '이게 내 직업이 아니고 잠시 거쳐 가는 알바다'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 않겠습니까? 이런 사람들 포함해 또 잠시 '스펙 쌓기' 하느라 학원 다니는 사람, 고시생, 학교로 돌아간 사람, 다 현재 통계 기준에서는 실업자로 간주하지 않고 있거든요.

이들을 다 포함하게 되면 체감실업률은 7%대가 아닌 22.4%로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었습니다.

[앵커]

그게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통계의 함정이겠죠. 그런데 대부분의 기사나 이런 경우에 보면 통계의 함정은 생각하지 않고 그냥 발표한 대로만 쓴단 말이죠. 그런데 그렇다 하더라도 내려가는 것보다는, 그러니까 실업률이 올라가는 것보다 나은 것 아닌가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 데다가 최근 계속 조금 전에 보셨던 그래프대로 내려가는 추세니까 그런 건 또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 아니냐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고요. 그래서 또 역시 처음에 보셨던 것처럼 '청년 취업시장의 숨통이 트였다'는 분석도 나오는 건데요.

그런데 이번 발표 이후 지금 ILO의 정책특보로 있는 이상헌 박사가 SNS 통해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지금 이게 최근 몇 년 간 청년실업률 그래프인데, 이 박사는 "한국 노동시장의 계절적 특성, 그러니까 방학 동안 구직활동했던 학생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그런 영향 때문에 항상 10월 전후해서 실업률이 가장 낮게 나오다가 11월 이후로 다시 올라 봄까지 상승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통계가 아닌 통계해석이 지나치게 편의적이고 정치적"이라고도 지적했는데, 그렇지 않아도 마음고생 몸 고생 심할 취준생들이 '나만 이런 거냐' 박탈감마저 느끼지 않도록, 통계를 전하는 것뿐 아니라 통계 해석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이분 말씀은 호들갑 떨지 말라 이렇게 얘기하고 계시는데, 이분 말씀이 틀린 지 아닌지는 앞으로 몇 달만 지켜보면 또 나올 거 아니겠습니까? 알겠습니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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