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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언에 수치심" 가해자 이 병장도 괴롭힘 당한 과거 있었다

입력 2014-08-06 15:54 수정 2014-08-0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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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 일병 사건의 가해자들, 윤일병에겐 악마와도 같은 존재였겠죠. 하지만 가해자들을 다시 살펴보니 그들도 평범한 대한민국의 청년들이었습니다.

먼저 의무반 최고참으로 이번 폭행을 주도한 이모 병장. 한때 가수를 꿈꿨고요. 어머니를 특히 존경했습니다. 좀 늦은 나이에 입대했는데요. 놀라운 건 이 병장도 이병 시절, 선임병들의 괴롭힘 때문에 부대까지 옮겼다는 점이죠. "나이 어린 선임병들에게 폭언을 듣고 수치심에 잠을 잘 자지 못할 만큼 힘들었다" 당시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합니다.

다음은 이모 상병. 대학에서 방사선과를 다니다 휴학하고 군에 왔습니다. 어머니를 고쳐주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평소 가장 싫어하는 사람으로 남을 괴롭히고 못 살게 구는 사람을 꼽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윤 일병의 석달 고참인 이모 일병. 윤 일병이 오기 전까지 이 병장에게 구타를 당했습니다. 역시 피해자죠. 윤 일병이 사망하기 전날엔 윤 일병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내가 했듯이 개처럼 행동해라. 그래야 네가 살 수 있다"고요.

같은 의무반에 다른 2명도 볼까요. 의무분대장인 하모 병장. 간호학과를 다니다 입대했는데요. 이 병장보다 나이는 4살 어렸습니다. 그래서 이 병장을 형이라고 불렀고요. "군대는 나를 좀 더 성숙하게 만드는 곳"이라고 했답니다.

지모 상병도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은 평범한 20대였습니다. 군에서 살을 빼서 제대하면 여자친구를 사귀겠다고 했다죠. "남들에게 욕먹는 일을 하지 않는다" 이렇게 병영생활기록부에 적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들이 이렇게 평범한 청년들이었다고 해서 저지른 죄가 없어지거나 가벼워지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무엇이 이들을 서서히 폭력에 물들게 했는지 결국엔 악마처럼 변하게 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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