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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한 대학생이었는데…' 폭력 대물림에 괴물 선임으로

입력 2014-08-06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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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폭력의 대물림'이란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납니다. 가해자들 역시 평범한 대학생이었지만, 신참 때 당했던 경험을 고참이 돼 그대로 갚아주는 등 자연스레 폭력에 물들어 갔습니다.

정종훈 기자입니다.

[기자]

의무반 최고참으로 윤 일병 폭행을 주도한 이 모 병장. 그 역시 이병 시절에는 피해자였습니다.

선임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한 달 만에 부대까지 옮겼습니다.

나이 어린 선임들의 폭언을 간부들에게 알렸다가 '배신자'로 낙인 찍힌 겁니다.

하지만 불과 1년여가 지난 뒤 최고참 병장이 된 그는 달라졌습니다.

자신을 괴롭혔던 선임과 마찬가지로 잘못을 고쳐준다는 명분을 내세워 구타와 가혹행위를 일삼은 겁니다.

고교 시절 가수를 꿈꿨고 어머니를 존경한다던 청년이 군대 폭력에 익숙해지면서 또 한 명의 청년을 죽게 만들었습니다.

이 병장의 1달 후임이자 폭행에 가담한 하 모 병장도 그림 그리기 좋아하는 간호대생이었지만, 윤 일병에겐 악마 같은 선임이었습니다.

이 모 상병은 가장 싫어하는 사람으로 "남을 괴롭히고 못 살게 구는 사람"을 꼽았지만, 스스로가 그런 존재가 된 셈입니다.

지 모 상병과 이 모 일병 역시 시켜서 때리던 폭력이 어느 순간 일상처럼 자연스러워 졌습니다.

숨진 윤 일병을 괴롭혔던 이들도 한때는 윤 일병과 똑같은 대학생들.

하지만 군대 폭력의 악순환 속에 가해자를 넘어 '괴물'로 변해버렸고, 그들은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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