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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값 인상에 정부만 웃는다…병당 주세 31원씩 더 걷혀

입력 2015-12-0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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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값 인상에 정부만 웃는다…병당 주세 31원씩 더 걷혀


국내 소주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만 3년 만에 소주 출고가격을 5.62% 인상했다.

이에 따라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클래식'은 병당 961.70원에서 54원 올라 1015.70원으로 변경됐다.

하이트진로에 이어 맥키스컴퍼니(옛 선양)와 한라산소주는 각각 'O2린'과 '한라산소주'의 출고가를 올렸다. 맥키스컴퍼니는 O2린의 가격을 기존 963원에서 1016원으로 5.5% 올렸다. 한라산소주는 한라산소주와 한라산 올래 2종의 가격을 각각 1080원, 988원에서 1114원, 1016원으로 인상했다.

소주 가격이 잇달아 인상되면서 서민증세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소주 출고가에 주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 각종 세금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주 가격 상승은 담뱃값과 마찬가지로 증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소비자들의 얘기다.

실제로 소주에 매겨지는 주세는 출고가의 72%. 출고가가 100원이라면 그 중 72원이 주세다.

하이트진로 참이슬 후레쉬의 경우 인상 전 가격인 962원 중 693원이 주세다. 하지만 가격이 인상된 현재는 출고가 1016원 중 731원이 주세다. 소주 1병당 주세가 5% 가량, 38원이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소주에서 얻어진 주세를 단순 계산해보면 연간 53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교육세, 부가가치세 증가분까지 고려하면 세수가 더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주세 인상이 꼭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과거 몇 차례 주세 인상을 시도했다가 좌절됐다.

앞서 정부는 담뱃세 인상 등을 통해 담배가격을 기존 2500원 선에서 4500원대로 대폭 끌어올렸다. 담배에 매겨지는 세금은 대표적인 '죄악세'로 분류된다.

정부는 '국민건강'을 앞세워 담뱃값 인상을 시도했고, 이로 인해 여론의 강한 질타를 받기도 했다.

가격을 올리면 자연스레 담배소비가 줄어 국민건강이 증진된다는 것이 정부의 논리였다. 하지만 실제 담배판매량은 잠시 줄어든 뒤 곧 예년 수준을 회복했고 결과적으로 정부의 주머니만 두둑해진 꼴이 됐다.

이미 도미노 인상이 예견된 소주가격 인상은 공식적으로는 정부 정책에 의한 것이 아닌 업계의 자율적 판단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류가격의 경우 물가상승 우려 등을 감안해 일정부분 정부가 통제권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심쩍은 구석이 많다는 게 일각의 시각이다.

정부 관계자는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흡연보다 배로 더 많이 들기 때문에 국민건강의 관점에서는 주세도 당연히 올려야 한다"며 "총선 이후 대선이 기다리고 있어 적절한 타이밍을 찾지 못하면 현 정부 내에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2005년 세제개편안에서 소주, 양주의 주세를 90%로 인상하는 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통과되지 못했다"며 "주세는 서민 물가와 직결되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민의 술인 소주 출고가격이 인상되면서 음식점 등에서의 판매가 역시 인상이 우려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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