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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분노한 민심 '촛불'로…정치권은 '탄핵' 앞으로

입력 2016-11-17 18:51 수정 2016-12-0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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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금 전에 변호인의 검찰 수사 내일 받을 수 없다는 부분도 있었습니다마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른바 '버티기' 전략이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고 있습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주말 촛불 집회엔 지난주 100만 명을 넘어서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은 '탄핵'에 한 발 더 다가서고 있습니다.

오늘(17일) 여당 발제에선 분노한 민심과 그에 따른 정치권의 탄핵 논의를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조금 전 2017학년도 수능 시험이 끝났습니다. 오늘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웠을 것 같습니다. 어제 나온 서울교육청의 정유라 씨 관련 감사 결과 때문입니다.

2년 전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여기, 수험생 '정유라'가 있습니다. 아니죠. 그때는 이름이 '정유연'이었죠. 시교육청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정 씨는 고3 때 학교에 딱 17일만 출석했습니다. 수업에 나오지도 않는데 수행평가는 만점을 받았습니다.

이런 부정을 토대로 이화여대 승마특기생에 지원했고 합격했습니다. 내일 나올 교육부 감사 결과에선 이화여대 면접 당시 소지품 금지 규정을 어기고 정 씨만 혼자 금메달을 들고 면접을 봤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승마특기생인 유라 씨는 수능 시험을 볼 필요도 없었습니다.

본인 말처럼, "돈도 실력"이라는 걸 입증한 거로 봐야 할까요? 평범한 수험생들은 "돈 없는 부모를 원망해야" 할까요.

말을 타고 온 그대, 정유라 씨의 '교육 농단'은 거대한 '최순실 게이트'의 한 축에 불과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늘 수능을 치른 수험생과 같은 청소년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줬다는 점에서, 청춘 세대의 분노에 불을 지른 셈이 됐습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촛불 집회엔 청소년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금 뒤인 7시부터는 보신각 앞에서 오늘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이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입니다.

대통령이 민심을 외면하고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분노한 청소년들마저 거리로 뛰쳐나오는 겁니다.

벌써부터 모레 집회는 100만 명을 훌쩍 넘어설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오늘 나온 여론조사에서 탄핵이나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이 74%까지 상승했습니다. 3주 전에 비해 약 30%포인트나 늘어났습니다.

분노가 더 커진 만큼, 정치권도 민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대통령이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다는데 무작정 퇴진 운동만 펼칠 수도 없습니다. 현실적이고 유일한 대안은 '탄핵' 뿐입니다. 정치권이 '탄핵' 앞으로 한 발 더 다가서고 있습니다.

[이재명 성남시장/CBS 김현정의 뉴스쇼 : 왕도 아니고 무슨 하야입니까? 국민을 대리하는 민주공화국의 머슴 아닙니까? 그러니까 퇴진해야 되는데 퇴진은 절대로 안 할 거다. 그래서 탄핵이 국민의 뜻입니다, 압도적으로. 그런데 이걸 막는 쪽이 역풍을 맞는 거지 어떻게 이걸 시행하는 쪽이 역풍을 맞겠어요.]

문제는 실현 가능성입니다. 탄핵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위해선 최소 200석이 필요합니다. 야3당이 다 찬성한다고 해도, 새누리당에서 29석의 이탈표가 나와야 합니다. 비박계 대다수가 탄핵에 찬성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불확실한 게 사실입니다. 여전히 비박계 일부는 탄핵에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PBC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 :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는 여당 내 표심, 어느 정도나 될 걸로 보십니까?) 일반적인 대다수의 의원들은 현재로서는 탄핵까지는 염두에 두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탄핵이라는 부분들은 결국에는 자기 부정을 하는 것이거든요.]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야당 지도부가 탄핵 절차에 들어가는 걸 망설였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퇴진은 없다"고 못박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주 촛불집회를 계기로 탄핵 정국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실제로 여당의 기류가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국민일보가 새누리당 의원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했더니, 절반이 넘는 68명이 대통령 퇴진이나 2선후퇴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탄핵에 찬성하는 의원은 27명이었습니다. 탄핵 가결에 필요한 이탈표 29석에 바짝 근접한 겁니다.

비박계 주요 인사들도 '탄핵'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그동안 탄핵에 부정적이었던 유승민 의원도 오늘 "대통령의 범죄 사실이 드러나면 탄핵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연일 탄핵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무성 전 대표/새누리당 : 탄핵의 절차 이외에 다른 방법이 있으면 한번 이야기를 해보기 바랍니다. 무슨 방법이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국가는 법에 의해서 운영이 돼야 되고 법대로 가야 됩니다. 또 대통령이 하야 안 할 것으로 지금 확실시되고 있지 않습니까? 무슨 방법이 있습니까?]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빛이 있다고 분명 있다고
믿었던 길마저 흐릿해져 점점 더 날

옥상달빛이 부른 '수고했어, 오늘도'입니다. 고3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이제부터는 빛나는 청춘이 펼쳐져야 할 텐데, 여러분이 살아갈 대한민국 사회는 흐릿하기만 합니다. 청와대는 장기전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촛불 집회도 길게 이어질 것 같습니다.

결국 믿을 건 민심뿐입니다. '수고했어, 오늘도.' 시민들이 이렇게 서로를 격려하며, 초유의 국정 위기를 함께 이겨내는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민심 '빅뱅'…정치권은 '탄핵' 앞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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