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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대형마트 6500원 치킨, 상권 침해 논란 넘어설까?

입력 2015-04-06 22:20 수정 2015-04-06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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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 뒤에 통닭이 보이고 있습니다. 맛있게 보이는데요, 거의 2만 원짜리 치킨이 나왔다고 해서 논란이 된 바 있죠. 이번에는 반대로 한 대형마트에서 6500원짜리 저가 치킨이 나왔습니다. 5년 전 같은 대형마트에서 내놨던 건데, 그때 '통큰 치킨' 이렇게 나왔었죠. 당시 5천원 짜리가 나와서 굉장히 많은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골목상권은 다 망하라는 이야기냐, 그래서 제가 기억하기로 1주일만에 접어버리고 말았는데요, 이번에 나온 6500원짜리는 어떻게 나왔고 이번에는 골목상권 논란은 사라지는 것이냐, 오늘(6일) 팩트체크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이른바 가격파괴 치킨이 어떻게 다시 등장한 겁니까?

[기자]

예, 2010년 롯데마트에서 이마트의 반값 피자의 대항마로 5000원짜리 '통큰치킨'을 내놨다가 이렇게 여론의 뭇매를 맞고 일주일만에 사라졌는데요.

이번에 마트 창립 17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역시 일주일 동안 6500원짜리 치킨을 내놓으면서 이름을 이번엔 '큰 치킨'으로 한 겁니다. "치킨 2만 원 시대에 소비자 가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는데 한시적으로 파는 것이라곤 하지만 과거 논란이 컸던 만큼 치킨업계에선 민감하게 보고 있는 거죠.

[앵커]

과거의 통큰 치킨에서 '통'자만 뺐네요. 옛날 통큰치킨을 연상하게 만들려는 마케팅 전략도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기자]

의도까지는 알 수 없지만 디자인 면에서도 상당히 유사한 부분이 있습니다.

[앵커]

그런가요? 롯데마트에서 이런 걸 내놓은 것은 최근에 2만원에 가까운 프랜차이즈 치킨을 의식한 것 같은데요. 그만큼 기존 치킨 소비자들이 불만이 올라가 있고, 그 틈새를 노렸다고 봐야겠죠?

[기자]

충분히 그렇게 볼 수 있는 게 기존의 후라이드 치킨 가격을 보겠습니다. 10여년 전 1만 1000원 했던 게 지금 1만 6000원, 거의 45%가 올랐습니다.

일반 물가상승률을 뛰어넘는 것이고, 이건 기본적인 메뉴이고, 소위 신메뉴들은 훨씬 더 비쌉니다. 그중에 하나가 1만 9900원짜리 치킨이기도 합니다.

반면에 원재료인 생닭 가격은 2010년 이후로 계속 떨어져 올해 6년내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니 소비자들은 생닭 가격은 떨어지는데 왜 치킨 가격은 오르느냐 해서 기존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생닭 가격은 실제로 많이 떨어졌네요. 제일 높았을 때가 얼마입니까? 값이 안 나와 있네요.

[기자]

표시는 안 했는데 4000원, 5000원까지 올랐다가 계속 떨어졌습니다.

[앵커]

왜 이렇게 프랜차이즈 통닭값이 오릅니까?

[기자]

일각에서는 광고비가 너무 과한 것 아니냐, 유명 모델이 나오기 때문에 그런 지적이 나오는데요, 분명 타당하다는 이야기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현재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는 이런 최고 연예인들을 모델로 쓰고 있습니다. 전지현 씨고, 수지, 이민호 씨는 연인 사이로 드러났지만 서로 다른 제품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이들 중 최고 몸값이 10억원이라고 하는데, 이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강병오 대표/FC창업코리아 : 기업도 제품 개발하고 전체 상품과 품질로 소비자한테 다가가고, 지속적으로 이런 걸 유지하려고 해야 되는데…우리나라 기업들 보면 조금만 잘 나간다 싶으면 바로 연예인 갖다 대고 광고하려고 해요. 그 막대한 광고비가 소비자가격에 전가될 수밖에 없는…]

[앵커]

사실 연예인 쓰느라 모델료 드는 것뿐만 아니라 그만큼 텔레비전이니 어디니 광고를 해야 하느라 마케팅비가 올라간다는 이야기가 되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매출액에 비해 광고선전비를 얼마나 쓰는지 따져 봤습니다.

실제 상장돼서 재무제표가 공개된 업체 기준으로 봤더니 3~6% 정도를 매출액 대비 광고비로 쓰고 있었습니다.

이게 어느 정도인지 봤더니 한국은행에서 집계한 식품제조업 평균, 1.7%보다 많은 편인 거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이처럼 광고비 집행도 커진 겁니다.

[앵커]

보통 시장 상식으로는 경쟁이 치열하면 원래 제품값이 떨어지는 게 시장의 원리일 텐데, 치킨 업계는 다르군요. 물론 여기서는 프랜차이즈 치킨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개인이 하는 치킨집은 아닌 거죠. 값이 계속 올라가는데 대형마트에서 프랜차이즈 통닭값을 흔드는 제품이 나오는 것도 필요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네요.

[기자]

그런데 또 그렇게만 보기엔 우려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2만 원에 가까운 B프랜차이즈사 제품의 원가 구성을 보면 가공된 생닭이 5천원 정도, 튀김기름과 튀김가루, 양념 등등 해서 마진이 2000~5000원 정도 나온다는 업체 측 설명이거든요.

그런데 롯데마트에서도 이번 '큰 치킨'에 1등급 신선육을 쓰고 대기업 브랜드의 튀김옷을 쓰는 등 좋은 재료를 쓰고 있다고 하니, 6500원 받아서는 거의 남는 게 없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앵커]

물론 여기는 배달은 안 해주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리고 직원이나 전기세를 기존 마트와 공유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비용이 절감되는 부분도 있겠죠.

마트 측에서도 이번 행사가 마진을 남겨서 하는 게 아니라고 이야기했는데, 그러다 보니 치킨 업계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임영태 사무국장/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 저희 사업은 주력이에요. 이 사업을 포기하면 돌아갈 데가 없습니다, 저희는. 그런데 롯데마트, 대형 할인마트에서는 여러 개 중에 하나예요. 부분을 이렇게 허투루, 함부로 하면 전부로 생각하는 사람들한테는 엄청난 피해가 온다는 겁니다.]

[앵커]

사실 대형마트들은 자본력이 막강하니까, 그 자본력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는 손해 보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죽어나는 건 프랜차이즈다,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는데, 다만 5년 전과 지금 워낙 프랜차이즈 값이 올랐기 때문에 그에 따른 여론의 반전, 변화도 있는 게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취재하면서 그런 온도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형마트의 가격파괴 치킨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반응이 5년 전에 비해 많이 달랐던 건데요, 사실 5년 전 골목상권 지키기 하면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긍정적인 효과를 봤던 게 사실입니다.

소비자들이 가격에 납득하지 못하면 언제든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릴 수 있다는 점, 이번 기회에 업체들이 잘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팩트체크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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