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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① 토익학원 조직적 '문제 유출'…단톡방·메뉴얼 입수

입력 2019-06-08 20:50 수정 2019-06-08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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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대형 어학원이 직원들에게 직접 토익 시험을 보게 해 문제를 빼내 오다 사주와 임원들이 유죄판결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문제가 공개되지 않다 보니 이런 편법을 쓴 것인데, 6년이 지난 지금, 학원가에서 똑같은 일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방법은 더 교묘해졌고, 소속 강사들에게 이런 불법 행위를 강요한 정황까지 드러났습니다.

먼저 정해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매번 토익 시험이 끝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토익 학원 사이트에서 정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험 내용을 설명하는 인터넷 강의도 제공합니다.

시험지를 모두 회수하고 수험생의 메모도 금지하고 있지만 문제가 고스란히 유출된 것입니다.

취재진은 한 대형 어학원 강사들이 모인 단체 카카오톡 메시지를 입수했습니다.

지난해 3월 31일 오후 2시 토익 시험을 앞두고 만들어진 '복원 단톡방'입니다.

시험이 끝난 직후인 5시 39분부터 강사들이 녹음 파일을 올리기 시작합니다.

'녹음 중간에 에러가 생겼다'는 문자, 읽기 평가의 문제 이미지도 그대로 올라옵니다.

[B씨/해당 어학원 출신 강사 : (문제를) 기억하는 건 매우 어렵고요. 그래서 기억력이 좋은 선생님들은 덜 어렵겠지만 대부분은 어려운 일이죠.]

녹음기·몰래카메라 등 불법적인 장비를 동원해서 문제 유출을 조직적으로 진행한 것입니다.

파트5는 강사 1명이 5문제, 파트7 독해는 2명이 1문제를 나눠 담당합니다.

해당 어학원의 대표강사 라모 씨가 다른 강사 23명에게 보낸 메일입니다.

'최근 시험 감독이 삼엄해졌으니 조심하라'는 당부와 함께 '다른 학원에 유출 문제를 공유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특히 '모든 취합 내용은 경영진과 공유된다'는 내용이 눈에 띕니다.

취재진은 수년간 해당 어학원에서 유출 문제를 취합했던 강사를 만났습니다.

[A씨/해당 어학원 출신 강사(취합 담당) : 자료를 다 모아서 저작권에 걸리지 않게끔 (제가) 교정을 본다는 거죠. 그거를 학원 측이 (학생들에게) 제공을 하고요.]

저작권법 위반 등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 수정을 거친 뒤 배포한다는 것입니다.

해당 어학원 측은 "시험 문제를 복원하도록 요구한 적이 없으며, 녹음기 등 장비를 사용하라고 지시한 적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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