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원도 삼척의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이 다른 학생 10여 명의 중간고사 답안지를 몰래 고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이 학생이 오늘(14일) 자수했습니다. 답안지를 열쇠도 안 채운 서랍에 넣어둔 학교 책임도 무거워보입니다.
조승현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삼척의 이 고등학교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중간고사를 치렀습니다.
그런데 연휴가 끝난 뒤 지난 7일 학교가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3학년 서술형 문제 답안지가 나중에 수정된 흔적이 채점과정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국어와 영어, 지구과학 등 3과목에 걸쳐 피해자는 10여 명에 달했고 모두 정답이 오답으로 바뀌었습니다.
학교측은 CCTV를 분석해 6일 한 학생이 빈 교무실에 몰래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학생들에게 자진 신고 기회를 주다 6일만인 어제 경찰에 수사를 맡겼고 결국 오늘 한 학생이 자수했습니다.
성적이 비교적 상위권인 이 학생은 자신과 비슷한 성적의 학생들을 이기기 위해 일을 벌였다고 털어놨습니다.
교사들이 답안지를 열쇠도 채우지 않은 서랍에 보관해 쉽게 열어볼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학교 측은 오는 17일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습니다.
[고3 재학생 : 금요일에 다시 시험 본다니까 애들 다 학교 끝나고 놀러도 못 가고 도서관 가고 그래요.]
경찰은 이 학생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로 넘길 계획입니다.
도교육청도 허술한 답안지 관리에 대해 감사를 벌일 예정이지만 법적 책임은 묻기 어려울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