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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대통령발 개헌론에 '찬물'…새누리 전전긍긍

입력 2016-10-25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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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24일) 시정연설에서 제안한 개헌 논의가 하루 만에 찬물을 맞았습니다. 어제 공개된 이른바 '최순실 파일', 그리고 오늘 대통령의 연설로 인한 파장 때문이죠. 여야 모두 개헌 논의에 제동이 걸린 상태입니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선 개헌론의 불씨를 살리려는 안간힘도 읽히지만 현재로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여당 발제에서 정치권의 개헌 논의, 그리고 '최순실 파일'의 파장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201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어제) : 저는 오늘부터 개헌을 주장하는 국민과 국회의 요구를 국정 과제로 받아들이고, 개헌을 위한 실무적인 준비를 해 나가겠습니다.]

대통령의 갑작스런 개헌 제안. 어제 시정연설을 할 때만 해도 박 대통령은 단호했습니다. '개헌 급습'으로 정치권이 개헌 논의에 빨려들 것으로 예상했을 겁니다. 자신이 말했던 대로 '개헌은 블랙홀'이 될 것으로 예측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단 하루 만에,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론은 찬물을 맞은 분위기입니다. 어제 이른바 '최순실 파일'이 공개되면서, 정치권에 '개헌'이란 말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국정 농단 사건이 터진 마당에 무슨 개헌 논의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야당은 "대통령이 주도하는 개헌 논의엔 참여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추미애 대표/더불어민주당 : 누구라도 이번 개헌은 최순실 게이트를 덮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진실과 한참 동떨어진 벌거벗은 임금님에게 헌법의 개정을 맡길 국민이 어느 나라, 어느 곳에 있겠습니까?]

[우상호 원내대표/더불어민주당 : 청와대는 국회에서 논의가 모아지지 않으면 청와대가 직접 개헌안을 내겠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미친 거 아닙니까? 청와대가 주도하는 어떤 형태의 개헌 논의에 협조하거나 협력할 생각이 없습니다.]

국민의당도 '최순실 파일'이 나온 뒤에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개헌 논의엔 참여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정략적인 개헌 논의는 안 된다"며 완전히 돌아섰습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국민의당 : 개헌은 대통령이 개입해서는 안 됩니다. 대통령께서 개헌 발의를 한다고 하지마는 최순실 씨가 도망쳐버렸기 때문에 개헌안도 누가 수정해주겠습니까? 최순실 없는 개헌안은 아마 제안할 수 없을 겁니다.]

새누리당 분위기도 심상치 않습니다. 어제만 해도 "환영" 일색이었는데, '최순실 파일'의 여파가 만만치 않습니다. 개헌 논의를 반기던 남경필 경기지사는 이렇게 태도가 돌변했습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경기방송 세상을 연다 박찬숙입니다 : 어젯밤에 이제 JTBC가 보도를 했어요. 제가 그 보도를 보고 아침 정말 오늘, 어젯밤 아침에 거의 잠을 못 잤는데요. 이게 사실이라면 이거는 정말 국기문란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개헌 논의는 중단하는 게 맞다, 라고 생각합니다.]

'개헌 이슈'에 집중하려던 새누리당은 하루 종일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습니다. 개헌 논의로 '우순실' 의혹이 잠잠해지나 했더니, 느닷없이 '최순실 파일'이 드러나서 '개헌 이슈'를 뒤덮어버린 형국이기 때문입니다.

[하태경 의원/새누리당 : 원래는 문재인 대표 비판을 좀 하려 그랬는데요. 지금 상황이 최순실 문제가 너무 엄청난 사건이다. 최순실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는 개헌 논의를 잠정 유보하겠다, 하는 이런 각오로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

물론 새누리당 일각에선 개헌 불씨를 어떻게든 살려보려는 안간힘도 읽힙니다. 차기 대선을 고려하면 개헌 이슈를 주도적으로 끌고가는 게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순실 게이트'와 '개헌 논의'를 별개로 가져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박명재 사무총장/새누리당 : 어제 대통령께서 개헌 추진을 선언하신 것은 국가 백년대계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결단입니다.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거나 특히 근간에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을 구실로 개헌 의지를 정략적인 것으로 호도하거나 훼손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믿어지지 않는 얘길 들었지 ~ 내 가슴은 타버렸어(믿어지지 않는 얘기 -조규찬)'

조규찬의 '믿어지지 않는 얘기'란 노래입니다. 어제 우리 국민들은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른바 '최순실 파일'은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급제동을 걸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를 덮기 위한 정략적인 개헌 제안이었다는 야당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찬물 맞은 개헌론…새누리, 전전긍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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