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11일) 저녁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학원 건물에서 화재가 나면서 학원에서 공부를 하던 학생 250여명이 대피했고, 연기를 마신 200여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는데요. 1층에서 난 불이 순식간에 12층 꼭대기까지 번지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 했습니다.
불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번진 이유가 뭔지 윤샘이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이 순식간에 건물 12층까지 치솟습니다.
2층 학원에 있던 고등학생 250여명이 급히 대피합니다.
연기를 흡입한 200여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큰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이중남/목격자 : 5분이 아니라 3분 정도 될 거예요. 막 번지는 거예요. 순식간에 불이 커져서…]
1층에서 난 불이 10분도 안돼 옥상까지 번진 이유는 이 건물 외벽 단열재가 잘 타는 소재였기 때문입니다.
스티로폼 같은 가연성 소재 위에 석고나 페인트를 덧바른, 이른바 드라이비트 소재입니다.
올해 1월 화재로 5명이 숨진 의정부 아파트 외벽도 같은 소재였습니다.
당시 처음 불이 붙은 지 채 5분도 안돼 10층까지 번졌고 옆 건물 벽면으로 옮겨 붙어 피해를 키웠습니다.
같은 외장재로 화재 실험을 해봤더니 창밖으로 불길이 번지고 1분도 채 안 돼 5m 넘는 건물 꼭대기까지 번집니다.
[유용호/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 급격한 화재 발생이 되면 산소가 부족하면서 불완전 화재가 발생하면 유독가스가 상당히 많이 발생하거든요.]
매번 화재 피해를 키우는데도 드라이비트를 사용하는 이유는 결국 돈 때문입니다.
화재가 난 이 건물 외벽은 드라이비트 방식으로 마감이 되어 있습니다.
대리석이나 벽돌 마감에 비해 가격이 최대 1/3로 저렴하고 시공 기간이 짧아 건설현장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30층 이상 건물에만 의무화된 불연성 자재 사용 규정을 저층 건물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