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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떨어져 앉으라는 상관의 '소극적' 권유…반말로 무시한 가해자

입력 2021-06-13 18:12 수정 2021-06-13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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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뉴스룸을 시작하겠습니다. 성추행 피해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모 중사가 남긴 피해자 진술 조서, 어제(12일) 뉴스룸은 그 존재를 처음 보도해드렸습니다. 이 중사는 사건 사흘만에 자신이 당한 피해를 아주 자세히 알렸지만, 사건이 세상에 드러나기까지는 몇 달이 걸렸고 이 중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뒤였습니다. 오늘 저희는 피해자가 생전 남긴 조서에 담긴 내용을 추가로 보도해드리려 합니다. 여기에는, 성추행이 벌어진 차 안에 함께 타고 있던 동료가 가해자의 범죄를 방관한 정황이 담겨 있었습니다. 또 여기엔 가해자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정황도 들어 있었습니다.

먼저 이근평 기자입니다.

[기자]

이 중사가 성추행을 당한 지난 3월 2일 밤.

회식이 끝나고 돌아오는 차량 안 뒷좌석에는 이 중사, 가해자 장모 중사, 상관 노모 상사가 나란히 타고 있었습니다.

먼저 목적지에 도착한 노 상사는 차에서 내리면서 장 중사에게 "한 명은 앞으로 자리를 옮기라"고 말했지만 장 중사는 반말로 거부했습니다.

이 때문에 뒷좌석에 장 중사와 둘만 앉게 됐다는 게 이 중사의 진술입니다.

노 상사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이 둘을 떼어놓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었다는 정황으로도 해석됩니다.

실제 노 상사가 내리기 전에도 장 중사의 성추행이 시작됐고 이 중사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든 피하기 위해 같이 차에 타고 있던 노 상사와 지속적으로 대화를 시도했다고도 진술했습니다.

노 상사가 내린 뒤 장 중사는 운전대를 잡은 A 하사에게 두 차례에 걸쳐 빨리 출발하라고 재촉했고 이후 본격적인 추행이 벌어졌습니다.

다음날 피해 사실을 신고하기로 마음 먹은 이 중사는 현장에 있었던 노 상사와 A 하사의 태도에 다시 한번 실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차 안에서 이상한 일 못 느꼈냐"는 물음에 이들 모두 "모르겠다"고 답한 겁니다.

같은 날 이 중사는 남편과 주고받은 카카오톡에서 피해를 보고 받은 노 상사가 "계속 한숨만 쉰다"고 했고, 면담을 하자는 노모 준위에 대해서는 "다 똑같은 사람들"이라고 낙담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 상사를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노 준위와 노 상사는 어제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노 준위의 경우 앞서 이 중사를 강제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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