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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후 밤새 방치된 노동자…유족 "빨리 발견됐더라면"

입력 2021-06-04 20:54 수정 2021-06-04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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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주광역시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5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밤새 차가운 바닥에 홀로 방치돼 있다가 자신의 생일이었던 다음 날 아침 숨진 채로 발견됐습니다. 회사 측은 안전 관리가 소홀했다고 일부 인정했습니다.

정진명 기자입니다.

[기자]

공사현장으로 들어간 119구급차가 20여 분 뒤 나옵니다.

지난달 26일 오전 6시 반쯤 광주광역시 서구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58살 백모 씨가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백씨는 전날 아파트 계단에서 홀로 도색 전 벽면 평탄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다리에 올라 일하다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백씨가 쓰러진 사실은 다음날 아침까지 아무도 알지 못했습니다.

[공사현장 노동자 : (출입명부 작성을) 이전에는 안 했어요. 네, 이제 지금부터 하죠.]

숨진 백씨를 찾은 건 가족의 부탁을 받은 동료 노동자였습니다.

가족에게 전해진 부검의의 1차 소견은 외부 충격에 의한 뇌출혈.

유족들은 빨리 발견됐다면 살 수 있었을 거라며 분통을 터트립니다.

숨진 채 발견된 날은 백씨의 58번째 생일이었습니다.

[백모 씨 딸 : 다칠 수는 있으나 발견해서 병원만 갔어도 제가 저희 아버지랑 뭐 어떻게 할 수 있지 않았겠어요.]

해당 건설업체는 안전관리와 출퇴근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일부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찰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했습니다.

[현장사무소장 : 하도급 업체에서 관리하는 데 있어서 좀 미흡했던 것들, 저희가 관리를 또 소홀했던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유족들은 경찰 수사에 대해서도 불만을 털어놨습니다.

백씨를 찾으려 실종신고까지 했지만 대응이 미흡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휴대전화 위치신호가 잡힌 주변 공사장과 일하던 곳의 위치를 알렸지만, 찾아보지 않았다는 겁니다.

경찰은 고용노동청과 함께 안전수칙 준수여부 등을 따져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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