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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600건 '사기공화국'…기상천외한 실태 뒤엔

입력 2015-12-0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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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일어나는 사기 사건이, 600건이 넘는다고 합니다. 한 해 피해금액으로 따지면 국방예산과 비슷하다고 하는데요.

곳곳에서 갖가지 방법으로 속이고 또 속이는 사기공화국 실태, 이호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중앙지검으로 오셔서 박병호 수사관 찾아주시면 됩니다.]
[빨리 정신 차리시고 좋은 일 하셨으면 좋겠네요.]
[그러면 나 한국 가면 일 좀 시켜줘요, 누나.]

[경기도 용인의 비닐하우스에서 대량의 대포통장과 체크카드를 압수했는데.]
[대포통장이 뭔데요?]
[…으이구]

보이스피싱의 실패한 사례들입니다.

이렇게 우스꽝스러운 시도도 있습니다만, 피해는 여전합니다.

이런 통신서비스 사기 피해는 지난해만 1332억 원입니다.

전체 사기 건수는 23만여 건으로, 피해액은 13조 원이 넘습니다.

절도 피해의 3배입니다.

사기 범죄가 신고되는 건 5건 중 2건꼴로, 이를 감안하면 실제 피해금액은 34조 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올해 국방 예산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사기 공화국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최근엔 고액 사기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1억 원 미만 사기는 2년 전보다 23% 증가했는데 1억 원부터 300억 원 이상까지를 합친 사기는 두 배인 46%가 늘었습니다.

기상천외한 사기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

편의점에서 한 남성이 종업원에게 다급하게 말을 겁니다.

자신을 사장 친구라고 밝힌 이 남성은 "방금 교통사고가 났는데 합의금이 부족하다"며 30만 원을 빌려 갔습니다.

종업원이 믿지 못하자 명품이라며 손목시계를 맡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시계는 몇천 원짜리, 사장과의 친분도 거짓말이었습니다.

[피해 종업원 : (그 사람) 번호 써달라고 해서 종이에 적는 것 같았는데 가고 나서 보니 빈 종이였어요.]

편의점 53곳에서 이렇게 사기당한 돈은 780만 원에 달합니다.

+++

[청와대 비밀조직 사칭 여성 : 15분만, 15분만요, 제가 이렇게 부탁드리잖아요. (지금 아침부터 계속 10분, 15분 (시간 끌잖아요.)]

경찰 수사관들이 오피스텔 복도에서 방안에 있는 여성과 실갱이 중입니다.

청와대 비밀자금 관리조직의 여성 재무 전문가라고 자신을 소개해온 43살 안모 씨는 금괴를 대신 매입해주겠다며 투자금을 받았습니다.

일당 11명과 함께 교수와 회계사 등으로부터 이렇게 챙긴 돈이 37억여 원, 하지만 경찰이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보니 금괴는커녕 쓰레기 더미만 가득했습니다.

+++

자신이 경영의 신이라며 턱도 없는 고수익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해당 업체 광고 :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4차원적 마케팅 기법을 도입시켜 중국 모든 회사 중에 최고의 실적을 올렸습니다.]

글로벌 프랜차이즈 사업에 월 400만 원을 투자하면 최대 1억 원까지 벌 수 있다는 말에 2300여 명이 걸려들었습니다.

피해 금액만 400억, 대출까지 받아 투자에 뛰어들었던 사람들의 삶은 무너져내렸습니다.

[투자 사기 피해자 : 남편 몰래 담보 대출받고, 이런 사람들, 이혼당해야 할 위기에 있는 사람들, 진짜 눈물로 호소해야 하는 사람들 많아요.]

전문가들은 피해가 반복되는 것이 여전히 정상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장광호 과장/서울송파경찰서 경제범죄수사과 : 우리나라에서 이같은 범죄가 일어난다는 것을 국가 투명성 상의 부패지수가 아직도 상당히 높은 형태(기 때문입니다.)]

실제, 국민권익위가 실시한 2014 부패인식도 조사에서도 조사대상자의 63%가 공직사회가 부패했다고 응답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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