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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실종자 아버지 "벌써 인양? 아이들 또 운다"

입력 2014-04-28 08:24 수정 2014-04-2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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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아직 아들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아버님의 인터뷰 들어보겠습니다. 진도 팽목항에 마련된 저희 중계차로 찾아오신 분입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세상의 관심이 조금 덜해지기 시작한 이때, 이 사회를 향해 실종자 가족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입니다.

함께 보시겠습니다.


Q. 사고 소식을 듣고 현장에 왔을 때 들었던 생각은?

[단원고 이승현 군 아버지 : 지금의 현실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고요. 그냥 단순하게 배가 침몰해서 당연히 구조될 거라는 그런 생각으로 이제 왔었죠. 다른 엄마 아빠도 다 그랬을 겁니다. 처음엔.]

Q. 언론 보도와 실제 상황이 다르다고 하셨는데?

[단원고 이승현 군 아버지 : 침몰한 직후 당일 날하고 그 다음 날이 아이를 살릴 수 있는 가장 최적의 기간이었는데 그때 그 시간을 너무 무의미하게 보낸 거 같아요. 그 시간에 아이들은 발버둥 치고 있었을 겁니다. 배 안에서… 이미 명을 다한 아이도 있었을 거고, 흔히 이야기하는 에어포켓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지만, 그 안에 서서 엄마 아빠를 찾았을 것이고, 살려달라고 고함도 쳤을 것이고, 마지막 숨을 거둘 때 '아 이제 내가 죽는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아이들이 눈을 감았을 텐데 그런 것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엄마 아빠들이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 부분이 한스럽습니다. 평생 가지고 가야 할 텐데 그 부분이 너무 한스러워요. 가장 중요한 그 2, 3일 동안에 방송은 눈을 감아버렸어요. 그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벌어진 일 하고 밖에서 국민들이 알고 있는 것하고는 상당히 차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전원 몰살을 한다는 생각은 아마 한 사람도 가지지 않았을 것 같아 그거만 생각하면은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평생을 살면서 이렇게 무능력하다는 것을 팽목항에 와서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에 와서 아이들을 위해서 정부나 기관이 엄마, 아빠들이 한 구라도 찾아내는 그 노력을 기울일 때가 지금인데 개인적인 의견일지는 모르나 지금 인양 문제가 나오는 것은 이거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고요. 그거라도 엄마들이 아빠들이 매달려서 해야지 천분의 일 만분의 일 아이 살리지 못한 그 죗값을 받을 텐데 그것마저도 못하고 인양으로 간다. 그러면 아이들이 너무 욕할 것 같아요. 아이들이 한 번 더 울 것 같아요. 인양은 최후의 순간에 논해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엄마, 아빠들이 한 달이 됐건 두 달이 됐건 나올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결과도 좋게 나오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고요. 어느 순간이 되면은 아이들이 얘기해줄 것 같아요.

우리는 다 좋은 세상 왔으니까 이제 우리 찾지 마시고 안 찾아도 된다고 아이들이 이야기해 줄 것 같아요. 저는 그때 인양해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지금 유일하게 우리가 아이들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것은 그거 말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열 달을 품어서 낳았는데, 한 달도 안 됐는데 인양을 한다는 것은 너무 잔인한 것 같아요.]

공황인 상태로 가서 확인하는 순간에 이제는 아이들을 빨리 만나야 하는데 한 시간이건 두 시간이건 일분일초건 빨리 만나서 빨리 장례를 치러줘야 하는데 그런데도 시신을 확인할 때쯤 되면 순간적으로 우리 승현이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왜 그렇게 멍청한 생각이 드는지 그건 모르겠어요.]

Q. 혹시 못 찾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클 텐데?

[단원고 이승현 군 아버지 : 그게 지금 마지막 남은 두려움, 공포 그런 것 같아요. 이제 이 이상은 더 슬퍼질 게 없지만 한 구라도 못 찾는 일 없이 아이들이 다 엄마 아빠를 만날 수 있었으면 그게 마지막 바람인데 자꾸 그런 생각이 들고 내 아이가 거기에 포함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어떻게 말로 표현이 안 될 것 같아요. 공포스럽고 무서운 생각도 들고 그때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그 부분에 대한 생각은 생각만 해도 그냥 대책도 없고.

승현아. 사랑하는 내 새끼. 아빠는 아직도 승현이 너한테 줄 게 많은데. 아직도 줄 게 많은데 승현아 꼭 좋은 세상 만나, 그래서 꼭 다시 태어나라. 미안해 아빠 용서할 수 있지 내 새끼 승현아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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