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일본군 위안부를 인신매매 희생자라고 밝혔습니다. 이전에 듣지 못하던 표현이긴 한데 희생자를 만든 게 누구인지는 언급하지 않았고 당연히 사과성 발언도 없었습니다. 다음달 미국 방문을 앞두고 본질을 흐리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이상복 특파원입니다.
[기자]
"위안부는 인신매매의 희생자이며. 그들을 생각할 때 가슴이 아프다"
아베 일본 총리가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아베 측은 인신매매란 단어가 사용된 건 처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위안부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내용의 이른바 고노담화도 재검증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아베 총리가 달라진 것 같지만 다음달 29일 미 의회 연설을 앞두고 사건의 본질을 교묘하게 물타기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먼저 인신매매란 포괄적인 개념을 쓰면서 사건의 주체도 언급하지 않은 건 의도가 있다는 겁니다.
아베 정권 일각에선 그동안 위안부를 동원한 주체가 조선인을 포함한 민간업자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2007년 미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은 일본이 주도한 성노예 사건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사과나 반성이란 단어가 없는 점도 주목거리입니다.
[김동석/뉴욕 시민참여센터 이사 : 가슴이 아프다는 정도로 해서 제3자 같은 입장을 취했습니다.]
아베의 이번 인터뷰는 미 의회 연설 때 과거사에 대한 언급은 하겠지만 전향적인 입장이 나오긴 어려울 것 같다는 예상을 낳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