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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맹비난' 대통령 측, 노림수 있나…탄핵 불복 '사전포석'

입력 2017-02-23 15:54

헌재 결정 불복-대통령 하야 등 복선 깔렸다는 해석
장외투쟁-지지층 결집 후 대리인단 사퇴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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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결정 불복-대통령 하야 등 복선 깔렸다는 해석
장외투쟁-지지층 결집 후 대리인단 사퇴 관측도

'헌재 맹비난' 대통령 측, 노림수 있나…탄핵 불복 '사전포석'


'헌재 맹비난' 대통령 측, 노림수 있나…탄핵 불복 '사전포석'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대리인단이 지난 22일 헌법재판소 심리 중 재판관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 발언을 쏟아내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론을 펼친 배경을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떠오르는 '대통령 하야설'이나 '대리인단 전원사퇴', '보수층 결속'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한 사전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법관이 아니다"…도 넘은 작심 발언

23일 법조계 인사들은 대통령 대리인단 소속 김평우 변호사의 전날 탄핵심판 심리 발언에 대해 도무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법정 모독'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 변호사는 무려 1시간25분에 걸친 발언에서 "헌재의 모든 재판 절차는 국회 편을 들고 있다. 헌재 자멸의 길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북한식 정치탄압', '사기극'이라는 표현을 썼고 국회가 탄핵소추 사유 13개를 일괄 표결 처리한 것을 두곤 '섞어찌개'라는 말로 비하했다.

김 변호사는 재판부 제지에도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을 향해 "국회 측 수석대리인이 되는 것이다", "법관이 아니다"라는 폭언까지 했다.

그는 이런 주장을 펼치는 동안 재판부를 등지고 방청객을 향해 변론하다가 동료 대리인단의 주의를 받았고, 심지어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발언하기도 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변론 도중 흥분한 변호사가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는 봤지만 이처럼 재판부를 훈계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거나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는 자세 등은 극히 보기 드문 경우"라고 말했다.

◇'헌재 결정 불복' 사전 포석인가

김 변호사의 이런 극단적인 행동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헌재 심리가 공정하지 못하니 향후 결정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복선을 깔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정치권을 중심으로 회자되고 있는 대통령 하야설을 뒷받침하는 방증이라는 관측도 하고 있다. 헌재 분위기가 탄핵 인용으로 흐를 경우 선고 직전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행위라는 것이다.

실제 국회 소추위원 측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변론후 "대통령 대리인단 변론 내용은 헌재 재판 절차를 송두리째 부인한 것"이라며 "헌재 선고 하루나 이틀 전에 대통령이 하야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공정성을 계속 문제 삼아 향후 헌재 결정에 따르지 않겠다는 의도를 미리 담았다는 해석도 있다. 전날 대통령 대리인단인 이중환 변호사는 '헌재 결정에 승복할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아직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확답을 회피해 이런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장외투쟁·지지층 결집후 대리인단 사퇴?

김 변호사의 작심 발언은 헌재 심판정을 벗어나 장외전까지 고려한 것으로도 보인다. 보수 지지층 결속을 강화하는 등 일종의 '세 불리기'로 지지 기반을 끌어모으려는 포석인 것이다. 헌재 결론에 부담을 주려는 노림수도 엿보인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통령 대리인단의 변론은 흔히 볼 수 있는 변론이 아니다"라며 "특히 대통령을 '약한 여자'로 표현하는 등 감정적인 요소를 내세운 부분은 지지층 결속을 끌어내고 헌재 심리에 부담을 주려는 의도로 비쳤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대리인단 전원사퇴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특히 전날 변론에서 대리인단 소속 4명의 변호사가 차례로 변론을 이어가는 장면은 국회에서 소수당 의원들이 의사 진행을 방해하는 작전인 '필리버스터'를 연상케 해 작심 발언 이후 사퇴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당사자들은 그러나 이런 의혹을 부정하고 있다.

이중환 변호사는 전날 '김 변호사의 발언 등이 사전에 논의한 끝에 이뤄진 것이냐'는 질문에 "각자 대리한 것"이라며 부인했다.

남은 변론에서도 각자 대리로 이어갈 것인지 묻자 "각자 대리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해 모두의 뜻을 모아야 하는 전원사퇴 가능성이 작음을 내비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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