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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재진입 기술확보 불확실…"핵무력완성 주장 선전용" 관측도

입력 2017-11-29 15:38 수정 2017-11-29 16:25

전문가들 ICBM 재진입 성공 가능성 낮게 판단 "아직은 아냐"

북한 미사일 최대비행거리는 입증…태평양으로 추가 발사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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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ICBM 재진입 성공 가능성 낮게 판단 "아직은 아냐"

북한 미사일 최대비행거리는 입증…태평양으로 추가 발사 가능성도

북, 재진입 기술확보 불확실…"핵무력완성 주장 선전용" 관측도


북한이 29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한 것과 관련, 국가핵무력 완성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군 관계자들은 현재 북한의 기술적 수준으로 판단할 때 그 단계까지는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군 관계자들은 ICBM 개발 과정에서 가장 핵심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ICBM이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6천∼7천도에 이르는 고열로부터 핵탄두를 보호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 기술과 핵탄두 소형화 기술이 성공적으로 결합할 때 사실상 핵탄두 운반체계를 완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북한은 이런 최종 단계를 '국가핵무력 완성'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했는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군 관계자들과 전문가들도 북한이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군의 한 전문가는 "북한이 ICBM을 개발하는 과정을 볼 때 현재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완전히 확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면서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국가핵무력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선전용"이라고 말했다.

정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대기권 재진입 때 탄두의 정밀 유도제어와 화학적 삭마 기술을 검증할 방법은 없다"면서 "재진입 기술을 검증하려면 정상 궤도로 발사해야 하는데 이번에도 고각으로 발사한 것을 보면 재진입 기술은 성공하지 못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정부성명을 통해 화성-15형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주장했으나 대기권 재진입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북한은 화성-15형 발사로 ICBM 기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것으로 군과 정부 당국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그동안 세 번에 걸쳐 발사된 ICBM급 중에 (이번이) 가장 진전된 것으로 평가한다"며 "기존 화성-14형보다 최대 고도와 속도가 높다는 점에서 개량한 ICBM급일 가능성으로 추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도 화성-15형의 시험 발사는 최대 비행 거리 및 대기권 재진입 시험의 막바지 단계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북한이 이날 새벽 평남 평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고각 발사한 이 미사일은 53분간 고도 4천475km까지 올라갔다가 950km를 비행했다. 2단 로켓에 탄두를 장착한 것으로 보이는 이 미사일은 고도만으로 놓고 보면 가장 높이 날았다.

이 때문에 북한이 이번에 ICBM급 사거리를 갖춘 '화성-15형'의 최대 비행 거리와 재진입 시험을 위해 2단 로켓 엔진 성능을 개선해 추력을 최대로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번 화성-15형은 지난 7월 4일 발사한 ICBM급 화성-14형의 고도 2천802㎞보다 1.6배가량 높았다. 당시 이 미사일은 39분간 933㎞를 비행했다. 7월 28일 두번째 발사한 화성-14형은 45분간 고도 3천700여㎞까지 올라갔다. 화성-15형은 2차 발사한 화성-14형보다 고도가 700여㎞나 높았다.

탄도미사일의 최고 고도를 놓고 최대 비행 거리를 추산하는 방법에 대해 전문가들의 주장은 상이하지만 대체로 최고 고도의 2∼3배를 최대 비행 거리로 판단한다. 이를 적용하면 정상 각도로 발사했을 때 최소 9천㎞에서 최대 1만3천여㎞에 달한다.

미국 전문가들도 이번에 쏜 미사일의 사거리가 1만3천㎞ 이상으로 추정했으며, 일본 방위성도 역대 최장거리를 비행한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 동해안에서 미국의 알래스카까지는 5천여㎞, 서부연안까지는 8천200여㎞에 이른다. 이번 발사한 미사일은 이론적으로는 서부연안을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최대 비행 거리를 입증했다는 데는 공통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이번 시험은 화성-14형의 3차 발사로 사거리 증진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본다"면서 "북한이 탄두 무게를 200㎏ 이하로 만들었다면 1만㎞가 넘겠지만, 표준무게인 500∼600㎏으로 했다면 9천㎞ 정도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리영호가 언급한 태평양상 실거리 발사를 위한 기술 확인 또는 사전 점검 차원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꼭 성공해야 하는 시험 발사이기 때문에 대기권 재진입 등 기술적으로 보완하고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제72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과 관련해 언급한 초강경 대응조치에 대해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 쪽에서는 미사일이 여러 개로 분리되어 낙하해 다탄두 미사일 가능성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일부 전문가들은 1단, 2단 추진체가 낙하한 것으로 분석했다.

장영근 교수는 "미국 ICBM 미니트맨의 다탄두용 상단로켓(PBV)은 무게만 1천㎏에 달한다"면서 "만약 북한이 다탄두 미사일을 발사했다면 기존 화성-14형의 형상이 다 바뀌어야 한다"고 다탄두 가능성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

김동엽 교수는 "북한이 이번 발사에서 기술적인 문제만 완벽하다고 자신한다면 올해 내에 정상적으로 추가발사를 하고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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