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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전원회의 '가맹사업법 위반' 심의 돌연 연기

입력 2017-11-17 10:49

"성원 미달해 연기 결정" 해명에도 "절차에 문제" 지적
시민단체 "법원 1심 역할에 걸맞은 엄밀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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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 미달해 연기 결정" 해명에도 "절차에 문제" 지적
시민단체 "법원 1심 역할에 걸맞은 엄밀성 필요"

공정위 전원회의 '가맹사업법 위반' 심의 돌연 연기


공정거래위원회의 최고 결정기구인 전원회의가 최근 가맹사업법 위반행위에 대한 심의를 돌연 연기했다.

일각에서는 이 연기가 뚜렷한 법적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이뤄지면서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는 오류를 인정하며 차후에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7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공정위는 애초 1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기로 했던 한 프랜차이즈 업체에 대한 구술 안건 전원회의 심의를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전원회의가 열리기로 했던 시간 직후였다.

이날 전원회의는 가맹사업법 위반 의혹을 심의하기로 한 자리였다.

공정위 측은 성원이 모자라 심의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공지는 취소라고 했지만, 연기의 오기라고 정정했다.

이날 참여 의사를 밝혔던 위원은 7명으로, 성원이 차지 않아 공지하기 전날 전원회의를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정위가 이러한 판단을 내린 법적 근거는 찾아볼 수 없다.

전원회의 운영을 규정한 '공정거래위원회 회의 운영 및 사건절차 등에 관한 규칙'을 보면 성원 규정은 없다.

다만 제6조에 재적 위원(9명)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 또는 의결한다는 규정만 있을 따름이다.

이날 참석할 수 있는 위원이 7명이어서 성원이 모자랐다는 공정위의 의견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대로 전원회의가 열려 7명 중 5명이 찬성을 한다면 심의 의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정은 해당 의안이 앞서 열렸던 전원회의에서 한 차례 부결됐던 것이 단초가 됐다.

당시 참석 위원의 수도 7명이었는데, 찬성과 반대가 4표와 3표로 갈려 재적 위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첫 번째 회의에서 부결되자 다음 회의 때는 최소 8명이 참석해 회의를 열자는 전원회의의 의사 결정이 있었다"며 "두 번째 회의가 연기된 것은 이 첫 번째 회의 결정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8명이 참석해야 한다는 전원회의의 결정도 합리적이지 않다. 8명이 참석한다고 하더라도 의견이 4대4로 동률이면 또다시 부결될 수밖에 없다.

2차 회의에 참석할 수 있었던 위원 7명의 구성은 1차 회의와도 달랐다고 한다. 따라서 연기되지 않고 진행됐다면 1차 회의와 다른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

1차 회의에 김상조 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으며, 2차 회의에서는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8명이라는 성원을 설정한 전원회의의 결정에 문제를 제기한다.

다수 위원이 참여하는 대심제 시스템을 채택한 이유 중 하나는 일부 위원이 불참하더라도 사건을 심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인데, 이런 취지가 무색한 지점이다.

뚜렷한 근거 없이 공정위의 최고결정 기구인 전원회의가 연기된다는 점은 절차적 정당성의 저하와 함께 결정의 신뢰성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참여연대 최인숙 민생팀장은 "사실상 법원의 1심의 역할을 하는 전원회의가 근거 없이 회의를 연기한 것은 엄밀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면 특정 위원을 심의에서 제외하는 목적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고인은 연기 사유를 정확히 전달받지 못했다고 한다"며 "결과적으로 공정위만 할 수 있는 1차 판단이 늦어진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측은 이러한 지적을 수용하며 차후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특정 인원을 성원으로 결정한 첫 번째 전원회의 판단에 잘못된 점이 있었다"며 "이러한 결론이 다시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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