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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병 4명 중 1명은 '관심병사'…모병제 의견 '솔솔'

입력 2014-08-13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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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 일병 집단폭행 사망사건에 이어 또 다시 28사단 소속 병사 2명이 동반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자 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주찬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두 병사의 자살 징후가 이 전에도 계속 있었다고 하던데 아무런 조치가 없었나요?

[기자]

예, 그렇습니다.

두 병사는 모두 이 씨인데요, 각 23살과 21살인데, 두 명은 함께 자살을 공모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6월말 후임병 2명에게 자살을 계획한다는 말을 건넨건데 "8월 휴가 때 또 다른 이 상병과 동반 자살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후임병들이 이 말을 듣고 분대장에게 알렸지만 분대장은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간부에겐 보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 상병이 지난해 10월, 영내에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고, 또 탈영했다가 8시간 만에 체포되기도 했는데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자살한 두 병사는 A급과 B급 관심병사로 입대 후 군 복무 적응에 어려움을 겪어 각각 8차례와 7차례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 중 한명이 우울증 증상이 호전됐다며 군의관으로부터 약물 치료 중단 판정을 받아 약을 끊기도 했는데 굉장히 안타깝게 된 상황입니다.

두 자살한 병사는 처음에는 다른 부대에서 생활했습니다.

이중 한 명이 28사단으로 전입해 같은 내무반에서 생활했습니다.

지난 2월 부적응 병사를 대상으로 하는 '비전캠프'에 함께 입소하면서 돈독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 생활에 대한 어려움을 계속 호소했지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자살에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자살 원인을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군 당국은 두 병사의 자살 원인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앞서 리포트에서도 보셨듯이 숨진 병사 1명이 남긴 메모에는 선임병에 대한 욕설과 함께 죽여버리고 싶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고, 또 다른 상병은 군 생활의 어렵다는 내용을 남겼습니다.

이 때문에 가혹행위나 구타가 있었는지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군 당국은 가혹행위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뚜렷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숨진 병사의 부모들은 부검을 원하지 않는 상황인데요, 군은 이번 사건도 많은 의혹이 제기될 것을 우려해 현재 국가인권위와 민간단체 등과 공동 조사를 벌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해자로 지목된 병사는 숨진 병사들과 불과 6~10일 정도 밖에 입대 차이가 안 납니다. 거의 동기급인데, 굉장히 힘들게 했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 가해자로 지목된 상병 역시 관심병사인 걸로 드러났습니다.

[앵커]

잇따른 사건을 보면 관심병사에 대한 특별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재 8만 명에 이르는 관심병사가 군 생활을 하고 있는 거죠?

[기자]

현재 육군에만 A급 관심병사 8600여 명에 이르고 8만여 명에 이르는 관심병사가 현역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전 병사의 23%, 그러니까 4명 가운데 1명이 어떤 식으로든 군 생활에 있어 특별한 조치와 대책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실상은 이를 전혀 뒷받침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GOP 총기난사 사건의 임 병장이나 윤 일병을 숨지게 한 이 병장 역시 관심병사였습니다.

또 최근에 군용 트럭을 몰고 탈영해 민간인 4명을 다치게 한 이 상병 역시 관심병사였습니다.

병영문화를 바꾸기 위한 민관군 혁신위원들도 본격 활동에 들어갔지만 현재로 '모범 대답'들만 하고 있을 뿐 아직 대책은 없어 보입니다.

또 군 본연의 임무가 있는데 관심병사 관리에만 매진할 수도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대안의 하나로 전문가들은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환하는 것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갈수록 젊은층 인구가 줄기 때문에 현재 제도로선 부족한 인력을 매우기 위해 정신질환자나 심신미약자 등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예산인데 한국국방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50만 명을 유지한다면 지금보다 6조 원, 그리고 적절 수준인 30만 명 정도로 줄인다고 해도 2조 5000억 원이 당장 필요하기 때문에 돈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앵커]

28사단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데요. 윤모 일병도 28사단이고, 동반 자살한 2명도 28사단인데, 과거에도 사고 사실을 조작한 정황이 있다고요?

[기자]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게 28사단인데, 과거에도 이런 조작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97년 28사단 포병대대에서 근무한 김모 씨는 군 복무 당시 작전을 나갔다가 참호를 파던 중 지뢰를 밟아 발목이 부러졌습니다.

당시 치료를 받고 전역했고, 최근 발목 통증이 심해져 국가보훈처 국가 유공자 신청을 냈는데, 정말 깜짝 놀랄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병상일지 등 김 씨의 전역 사유가 지뢰사고가 아닌 태권도 연습 도중 부상당한 것으로 지휘관들이 입을 맞춘 것입니다.

이에 대해 육군은 이미 오래 전 일이라 사실 관계를 파악하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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