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단원고 신입생 OT, 학부모 저지로 취소…학생들 '불만'

입력 2016-02-16 16:0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단원고 신입생 OT, 학부모 저지로 취소…학생들 '불만'


단원고 신입생 OT, 학부모 저지로 취소…학생들 '불만'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이 세월호참사 희생학생(사고당시 2학년)들의 존치교실 환원을 요구하는 재학생 학부모들의 저지활동으로 취소됐다.

단원고는 16일 오후 2시 안산시 올림픽기념관 공연장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열 예정이었으나 학부모들이 신입생들의 공연장 입장을 막아서자 현장에서 행사를 취소했다.

재학생 학부모 20여명은 이날 오후 1시께부터 올림픽기념관 1층 현관에서 신입생들을 돌려보내기 위해 모였고, 오후 1시40분께 신입생들이 현관으로 들어서자 '교실을 돌려달라'는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나눠주며 곧바로 옆문으로 나가도록 안내했다.

학생들은 오리엔테이션 장소인 공연장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학부모들의 안내를 받으며 수십명씩 줄지어 밖으로 나갔다.

이날 학부모들의 오리엔테이션 저지활동은 희생학생들의 교실이 존치돼 있는 상황에서 학습 분위기가 보장되지 않고, 공부할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시작됐다.

결국 눈보라 속에서 버스를 타고 온 학생들은 현관문 밖으로 나가 추위에 떨어야 했다.

신입생 김모(16)양은 "부모들이 강제로 오리엔테이션 참여를 막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학교에서는 오리엔테이션에 오라고 한 뒤 아무런 안내도 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남모(16)양은 "추운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고, 한 신입생 학부모는 "학교에 1시에 전화해서 오리엔테이션을 하는 것이냐고 문의했고 오라는 답변을 들었는데, 이게 무슨 짓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단원고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오리엔테이션을 못할 것 같다. 안내를 다시 하겠다"고 설명했고, 일부 교사들은 '오리엔테이션은 다음주 실시할 예정이다. 문자와 홈페이지 게시판을 확인하기 바란다'고 쓴 대자보를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일부 학부모는 교사가 들고 있던 대자보를 뺏어 찢어버렸고, 일부 학부모들은 교사에게 "왜 대자보를 보여줬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교사들이 오리엔테이션에서 나눠주려고 했던 교과서 반입도 막았다. 교사들은 학부모들의 저지활동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아수라장이 된 올림픽기념관에는 오후 2시20분께까지 신입생들이 계속해서 왔다가 곧바로 돌아가는 일이 이어졌다.

학부모들은 단원고 측에 총회 개최를 요구했고, 교사들은 학부모들과 상의해 17일 오후 7시 단원고 시청각실에서 총회를 열기로 했다.

학부모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교육감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17일 총회에 교육감도 참여하라"고 요구했다.

또 "희생학생들의 교실을 치우지 않으면 도교육청으로 학생들을 등교시키겠다"며 "단원고 정상화를 약속했던 교육감을 고발하는 조치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17일 교육감의 기자간담회가 준비돼 있다"며 "간담회에서 단원고 교실 문제에 대한 교육청 입장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단원고는 지난해부터 희생학생 교실을 존치해야 한다는 유가족들과 교실을 치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재학생 학부모들이 대립하며 갈등을 빚어왔다.

(뉴시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