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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한명숙 사건' 추미애 지시 수용…갈등 숨고르기

입력 2020-06-22 21:51

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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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한명숙 전 총리와 관련된 진정 사건에 대해서 나흘 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결정을 문제 삼으며, 사실상 지휘권을 행사했었죠. 오늘(22일) 대통령이 주재하는 반부패협의회에 두 사람이 나란히 참석하면서, 다소 불편한 자리가 될 수도 있었겠다, 이런 전망이 있었는데, 윤 총장이 어젯밤 장관의 지시를 수용하면서 일단은 봉합이 된 분위기입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 이 내용과 함께 반부패협의회 소식 등을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반부패협의회,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번이 두 번째 참석입니다. 지난해 11월, 5차 회의에 처음 참석했었죠. 법무부에서는 당시 김오수 차관이 나왔는데요.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를 받던 조국 장관이 사퇴한 직후였죠. 그러다 보니 윤 총장의 행보 하나하나에 관심이 쏠리던 시기였는데,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윤 총장을 직접 거론했습니다.

[반부패정책협의회 (지난해 11월 8일) : 특별히 검찰개혁에 대해 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제부터의 과제는 윤석열 총장이 아닌 다른 어느 누가 총장이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반부패 시스템을 만들어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열이 아니어도'를 두고, '조만간 윤 총장이 바뀔 수도 있겠구나?'는 해석도 나왔었죠. 하지만 7개월 만에 열린 6차 회의에 윤 총장은 또 참석했습니다. 법무부에선 추미애 장관이 처음 참석했습니다. 두 사람이 이렇게 함께 청와대에 온 건 처음이지만, 문 대통령은 두 사람을 각각 청와대로 불러 이렇게 당부했었죠.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지난해 7월 25일) : 우리 윤 총장님은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권력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엄정한 그런 자세로 임해주시기를 바라고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 (1월 2일) : 검찰총장과도 호흡을 좀 잘 맞춰 주시기를 당부를 드리고 검찰개혁 방안들이 잘 안착되고 진행될 수 있도록 좀 잘 챙겨주시고요.]

각각 맡은 일 열심히 하고, 서로 협력해 가며 잘 지내라고 당부를 했죠. 그런데, 호흡은커녕 오히려 껄끄러운 사이가 돼버렸죠. 윤 총장이 한명숙 진정 사건을 대검 감찰부에서 서울중앙지검 인권 감독관실로 보낸 것을 두고 "상당히 편법과 무리가 있었다는 것은 확인되고 있어서"라고 하는 등 갈등을 빚는 상황이 펼쳐졌는데요. 자칫, 대통령 앞에 선 두 사람 사이에 불편한 장면이 연출됐을 수도 있었지만, 윤 총장이 어젯밤 장관의 지시에 따르기로 했습니다. 추미애, 윤석열, 두 사람 사이가 원래 좋지 않았냐? 그렇지 않습니다. 전 정권에서 눈 밖에 나서 소위 핍박받던 윤 총장을 추 장관은 이렇게 옹호했었죠.

[열심히 하고 있는 검찰총장을 내쫓았지 않습니까?]

[검찰총장이…]

[추미애/당시 민주당 의원 (2013년 11월 19일) : 그리고 수사와 기소를 주장했던 수사 책임자도 내쳤지 않습니까. 총리님, 수사 검사, 기소한 검사 다 내쳐서 겁먹은 검찰이 공소유지에 관심도 없을 텐데 사법부의 판단인들 어찌 제대로 나오겠습니까?]

사실 추 장관뿐 아니라, 당시 민주당의 눈에는 윤 총장이 그야말로 계모에게 구박을 당하는 신데렐라, 콩쥐처럼 보여졌습니다. 그리고 온갖 구박과 핍박을 받으면서도 참고 견뎠던 신데렐라처럼, 정권이 바뀌면서 그야말로 인생역전의 드라마를 썼습니다.

[윤영찬/당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2017년 5월 19일) : 승진 인사,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윤석열 현 대전고검 검사.]

[고민정/당시 청와대 대변인 (지난해 6월 17일) :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했습니다.]

[이인영/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해 7월 9일) : 검찰 수장으로서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로 거듭나게 할 적임자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신데렐라, 콩쥐팥지, 백설공주였다면 결말은 여기서 끝이 났겠죠. 하지만 동화는 동화일 뿐, 현실은 다릅니다. 윤석열이야 말고 검찰총장의 적임자라고 했던 여권에서, 적임자가 아니라, 당사자라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김용민/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시사발전소') : 검찰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계속 보여주고 있는 그런 상징적 인물이 된 거 같아요. 어떻게 보면은 검찰 역사상 가장 최악의 검찰 총장의 그런 인물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긴 들거든요. 그런데 그런 검찰 총장에 대해서 그러면 우리가 당장 국회에서 뭐 끌어내려야 된다, 저는 이런 논의를 지금 하는 것은 아직은 좀 부적절한 거 같고…]

하지만,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얘기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죠. 시민당 대표를 지낸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이번 총선 결과는 윤석열 씨에게 빨리 거취를 정하라는 국민의 목소리라고 주장했고, 당 내에서도 나라면, 내가 윤석열이라면 이렇게 하겠다며, 우회적으로 사퇴를 압박했습니다.

[설훈/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지난 19일) : 그런 상황에서 나라면은 난 그만두겠어요. 적어도 책임 있는 자세를 갖춘 사람이라면 그만두고 나라면 물러가겠어요.]

동화가 이렇게 끝나면 또 흥행을 하지 못하겠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게 요즘 장르입니다. 그를 검찰총장을 시킨다고 했을 때만 해도 "후보자님, 지금이라도 검찰총장후보자에서 사퇴하실 용의 없습니까?"라고 했던 야권에서 윤석열 지키기 운동이 펼쳐지는 모양새인데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이렇게 제안합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민주당은 조금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부끄러운 줄 알고 윤석열 총장에 대한 핍박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양심적인 범야권의 뜻을 모아 '윤석열 검찰총장 탄압 금지 및 법무부장관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을 공동 제출할 것을 제안합니다.]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한 총장에 대해 여권 인사들이 사퇴론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평가했는데요. 해임을 하더라도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해야지, 여권 내에서 이런 요구를 하는 건 맞지 않다는 겁니다. 따라서 윤 총장에 대해선 인사권자가 직접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습니다.

[김종인/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 '나 같으면 사퇴를 해야 되겠다'라는 이런 말들을 공공연히 내뱉고 있고 마치 지난번 '4·15 총선이 윤석열 총장의 거취를 결정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참 모순되고 딱하게 보여집니다. 대통령께서 지금 윤석열 총장에 대한 재신임을 분명하게 밝히시든지 그렇지 않으면 윤석열 총장에 대한 어떠한 조치를 취하시든지 둘 중에 하나를 해야만 일반 국민들이 납득을 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물론 애초에 윤 총장에게 소위 항명 프레임을 씌워 내쳤던 게, 지금의 야당이라는 점은 잊지 않아야 할 겁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대통령 앞에서 만난 추미애·윤석열…야권 "윤석열 찍어내기 중단하라"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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