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때가 때이니만큼 집으로 걸려오는 여론조사 전화 많이들 받으실겁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집 전화번호를 그들은 어떻게 알아냈을까요. 공익 목적으로 수집된 전화번호 1300만건이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업체에 팔려나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월 3일, 사단법인 한국조사협회가 회원사들에게 보낸 공문입니다.
주식회사 한국전화번호부로부터 전화번호DB를 공동구매 방식으로 구입해 여론조사에 활용하겠다는 내용인데, 업체별로 부담하는 가격과 전화번호 특징까지 나와있습니다.
읍면동 등 주소가 포함된 일반 가정집 전화번호 1375만건으로 국내 유선전화 가입자의 절반에 가깝습니다.
실제 계약은 성사됐고, 비용 6600여만원은 여론조사업체 18곳이 370만원씩 나눠냈습니다.
한국전화번호부가 번호 안내 등 공익 목적을 위해 KT와 SK, LG등 통신사 10곳으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번호를, 수익 사업에 활용한 겁니다.
통신사들은 고객정보 유출이나 다름없다고 반발합니다.
[통신사 관계자 : 여론조사기관에 상업적 목적으로 내 번호를 판매하는 것을 고객들은 굉장히 불편할 것 같고요.]
한국전화번호부는 가입자 이름 등 개인정보를 지우고 학술목적으로 제공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입니다.
[한국전화번호부(주) 관계자 : 각 통신사로부터 협정을 맺을 때 해당 번호로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돼 있고, 번호하고 주소는 '동'까지 번호 안내서비스를 했습니다.]
협정과 상관없이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행정자치부 개인정보보호정책과 관계자 : (통신사와 전화번호부의 협약) 내용이 법 위반을 담고 있다면 계약 자체 성립에 관해서도 의문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진상조사에 나섰고, 참여연대는 한국전화번호부와 한국조사협회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