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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 고교들 폭염 비상…'반바지 수업' 등장

입력 2012-07-2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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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여지책으로 반소매 셔츠, 반바지 차림으로 수업받게 했어요"

한상윤(58) 충북고 교장은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제자들이 안쓰럽기만 하다.

충북고처럼 '방과후학교 수업',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충북 도내 고교들이 학생들의 여름철 건강관리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한 교장은 고민 끝에 '복장 간소화'를 생각해냈다. 교내에서의 반소매 셔츠,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 것이다.

이 학교가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은 처음이다. 물론 등하교할 때는 교복을 입어야 한다.

이 학교는 학생들이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2교시와 3교시, 5교시와 6교시 사이의 휴식시간을 20분으로 정했다. 다른 시간대에는 쉬는 시간이 10분이다.

한 교장은 38개 교실과 식당에 설치된 에어컨이 동시에 가동될 때면 가슴을 졸인다. 과부하가 걸려 정전이 발생하면 교실이 '한증막'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근 운호고, 청주고, 일신여고의 사정도 비슷하다. 이들 학교도 학생들이 간편한 옷차림으로 수업받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일신여고는 1∼2학년 방과후학교 수업일 수를 지난해 14일에서 올해 10일로 줄였다. 올여름 무더위를 예상했기 때문이다.

급식도 이만저만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운호고와 충북고는 지난 17일 초복 때 삼계탕을 전교생에게 내놨다.

학교마다 학생들의 체력보강을 위해 영양가 높은 식단을 짜느라 고민하고 있지만, 사정이 녹록하지 않다.

청주고 박태균 교감은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주고 싶어도 끼당 2천900원 안팎의 급식비로는 어렵다"고 말했다.

학교의 고민거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종일 에어컨을 켜는 학교는 수백만원의 전기요금 납부고지서를 받는다.

도교육청도 매년 초 각 학교의 운영비를 짤 때 이런 사정을 감안하고 있지만, 학교장들은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을 친다.

충북고의 한상윤 교장은 "운영비를 아끼려고 행정실과 교장실의 에어컨 가동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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