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계속되는 폭염 때문에 고생이 많으시죠? 이런 더위에 쪽방촌 어르신들의 고생은 몇 배 더합니다.
오지현 기자가 가마솥 더위에 신음하는 쪽방촌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오후 3시 서울 동자동의 쪽방촌.
1천 가구가 살고 있지만 푹푹 찌는 더위에 인적이 끊겨 골목이 한산합니다.
이 방 안의 온도는 밖과 비슷한 33도 입니다. 환기도 되지 않아 조금만 움직여도 어지럽습니다.
91살 김순이 할머니는 골다공증이 심해 더워도 밖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찬물로 씻어도 곧바로 다시 밀려오는 무더위가 야속합니다.
[김순이/서울 쪽방 거주자 : 여름에는 더워서 미쳐버리겠어. (왜 못 나가세요?) 걸음을 걸어야 나가지. 기운이 없는데 씻고 나니까, 정신이 하나도 없고 어지럽고….]
36도까지 치솟은 대구 북성동의 쪽방촌.
더위에 지친 할머니들이 연신 부채질을 합니다.
5㎡, 채 두평도 안되는 좁고 어두운 방에선 선풍기가 더운 바람을 토해냅니다.
[이선자/대구 쪽방 거주자 : 아이고 많이 덥죠. 올해 갑자기 이래요. 한 일주일. 선풍기를 30분 틀면 따뜻한 바람이 나와서…. 따뜻한 바람보다는 찬 바람이 나으니까 꺼놨다가 식으면 틀고….]
전국의 쪽방과 고시원, 여인숙에서 여름을 나는 사람은 15만여 명.
폭염과 찜통, 불볕이라는 말만 들어도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