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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고생 많았다' 위로"…친문 구애 나선 이재명

입력 2021-07-15 17:43 수정 2021-09-0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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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5일) 국회상황실은 민주당 대선경선 소식을 전합니다. '사이다'로 돌아오겠다고 예고한 이재명 지사, 예비경선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차 한잔으로 위로해줬다"는 사실을 공개했죠. '친문'지지층 구애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요. 관련 내용을 국회상황실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사람 습관이 잘 안 변하죠. 어제 뉴스룸을 보다가 그 말을 실감했습니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과 민주당 김남국 의원의 설전을 전하던 중인데요.

4년 간 다정회에 몸담았던 최종혁 전 반장, 습관처럼 '뉴스룸' 대신 '정치부회의'라고 말하려고 하더라고요. 어제도 "신 체커는 어디 갔냐, 류 실장 옷 색깔은 왜 그러냐" 시시콜콜 모니터링을 하던데 다정회엔 제가 뼈를 묻을테니 최 전 반장은 뉴스룸 백브리핑에 집중해주시기 바랍니다. 암튼, 예전 습관대로 '국밥' 대신 '사이다'로 돌아오겠다고 선언한 사람, 바로 이재명 경기지사인데요. 본인은 '손발 묶인 권투'를 하고 있는데 상대방은 룰을 벗어나서 발로 찬다면서, 더는 참지 않겠다고 했죠. 예비경선 직후 지지율 상승세를 탄 이낙연 전 대표를 직격했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옵티머스 때 그분의 굉장히 가까운 측근이 금품수수에 연루됐었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이 부분을 말씀하시는 거예요?) 네, 그분이 그냥 개인적인 무관한 사람이 아니고 예를 들면 전남지사 경선 때 당원명부 가짜 당원 만들고 해서 실형을 받은 분이시잖아요. 핵심 측근이시고. 사실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 먼저 소명을 하셔야 될 입장인데…]

예비 경선에서 '실책'으로 지적됐죠. 이른바 '바지 발언' 인데요. 정세균 전 총리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죠. 당시의 감정, 여과없이 말했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저 나름대로 그 좀 저는 일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치욕적인 일을 겪으면서 나름 검증을 했다, 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야당이나 아니면 저에 공격적인 분들이 하시면 이해가 되는데 충분히 아실 만한 분이 그러시다 보니까 제가 잠깐 이렇게 짜증 났던 것 같습니다.]

 이 지사, 야권의 경쟁상대인 윤석열 전 총장을 향해서도 한 마디로 이렇게 평가했는데요. 여야 상관없이 톡 쏘는 '사이다' 대처를 할 생각인 듯합니다.

[이재명/경기지사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알맹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알맹이를 채우신다고 지금 많이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열공 중이다. 특급 과외 중이다, 이런 얘기들이 많았는데 지금 살짝살짝 보이는, 다 안 보여주고 계시니까요.]

이 지사 대선 주자로 나서면서 '성과로 보여주겠다'는 말을 자주 하죠. 성남시장에서 경기지사, 대선 도전까지 나서게 된 비결이라고 할까요. '관료'들을 장악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요. 경기지사 시절 성과로 꼽히는 '계곡 정리'의 방법,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계곡 정리나 이런 것들도 제가 다 가서 때려 부순 줄 알고 있는데, 99.7%는 자진 철거했습니다. 버티면 어떻게 되는지를 읍참마속 하듯이 가장 강력하게 저항하는 한 곳을 몇 군데 다섯 군데 골라서 제가 부셨죠, 직접. 제가 가서.]

실제 도지사 시절, 계곡 불법 시설 철거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었는데 본인의 말처럼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2019년 8월 / 화면출처: 유튜브 '이재명 경기도지사') : 여러 가지로 힘드셨을 텐데, 그죠? 오랫동안 해오던 일인데 갑자기 왜 이러나 싶죠? (너무 급하게 하다 보니까…) 그걸 원칙대로 처리를 안 하면 해결이 안 돼요.]

반면, '죄송하다' 고개도 자주 숙였는데요. 일단 출마 선언 당일, 과거 '형수 욕설'에 대해섭니다. 오늘은 4년 전 대선 경선 과정에서 앞서가던 당시 문재인 후보를 강하게 공격했던 것에 대해서 "많이 반성됐다"고 했는데요. 예비경선에서 다른 후보들의 공격을 받으며 '업보'라고 생각했다고도 했습니다. 이 지사, 과거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씨의 취업 특혜 의혹을 제기하면서 '친문'세력의 미움을 샀죠. 이제는 "스타일이 비슷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박시영TV') : 나는 개인적으로 그 양반 되게 좋아하는데… (문준용 씨는) 제가 생각하는 스타일하고 비슷해요. 내가 (비슷한 것 같아요) 맞아요. 대통령에게 내가 혜택은 안 받는다. 그러나 피해도 받지 않겠다. 원칙대로 하자. 그래서 당당하게 하는 거예요.]

 이 지사, 본인을 '비문'으로 분류하는 건 "갈라치기의 결과물"이라고 했었죠. 며칠 전 수도권 단체장 회의 때문에 청와대를 방문했는데 "대통령이 차 한 잔 주시면서 '마음고생 많았네'라고 위로해줬다"는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예비경선 결과가 발표된 다음 날이었는데요. 노골적으로 문 대통령을 추켜세웠습니다. '친문' 세력에 제대로 구애에 나선 듯합니다.

[이재명/경기지사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박시영TV') : 임기 마지막에 지지율 40%, 이건 원래 역사에 없는 일이고 (방역과 경제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죠.) 그렇죠, 동시에 잡았죠. 사실. 친인척이 어쩌고저쩌고해서 문제 안 되는 첫 번째 대통령. (지금까지도. 권력형 비리가 없죠.) 제가 (보기엔) 앞으로도 없습니다.]

 이 지사의 변화의 발걸음이 빨라진 건, 예비경선 이후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이 치고 올라오기 때문으로 분석되죠. 오늘 자 리얼미터 여론조사를 보면, 지지율이 소폭 떨어진 윤석열 전 총장이 지지율이 소폭 오른 이재명 지사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모습이죠. 그런데, 지난주와 비교해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이 거의 1.9배로 뛴 부분이 눈에 띕니다. 민주당 후보 적합도에서도 이 지사가 0.5%p 오른 반면 이 전 대표는 3.8%p상승해 9.7%P로 격차를 좁혔습니다. 지지율 상승세를 탄 이 전 대표, 이 지사의 본격적인 공격에 나선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죠.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예. 우리가 검증과 네거티브는 구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럼 어떻게 조금 대응을 하실 건지?) 뭐 일일이 다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참을성이 약하시네요. 지지율 조금 올라간다고 그것을 못 참고 벌써 그러시는가 싶네요.]

이 지사가 문제삼은 측근 문제, 이 전 대표의 부실장이 '옵티머스' 등 수사가 진행되던 도중에 목숨을 끊은 것에 대해선 "개인적인 일"이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이 전 대표 캠프의 좌장, 설훈 의원입니다.

[설훈/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런데 그분이 돌아가셨지 않습니까? 참 저도 개인적으로 잘 아는데 아주 착한 분이에요. 그건 그분 개인이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그분 개인이 책임을 지고 자기 스스로 자진했기 때문에 지금 그 문제를 끄집어낸다면 가족들에게 참, 아픈 가슴을 또 한번 후비는 결과가 될 거라 생각해서 안 했으면 좋겠어요.]

이낙연 캠프 수석대변인 오영훈 의원도 "고인이 된 사람을 문제제기 하는건 도덕적이지 않다"고 했습니다. 문제제기가 계속되면 상세히 입장을 밝히겠다고도 했습니다.

이 전 대표의 장점이자 단점, 바로 '엄근진'이었는데요. 엄격 근엄 진지함이 좋게 보면 '안정감'이지만, 나쁘게 보면 '밋밋함'이죠. '사이다'란 평가를 받았던 총리 시절부터 당 대표 시절과 대선 후보로 나선 지금까지 이 대표, 한결같이 '엄근진'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지지율 하락도, 지지율 상승도 이 '엄근진'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다른 후보들의 불안정성함이나 실책이 드러날 때 이 전 대표가 득점을 한다는 건데요. 이 전 대표, 수시로 '잽'을 날리는 대신 의혹이 확실한 대목에만 '훅'을 날리고 있죠.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6일) : 이재명 후보님은 기본소득이 정책인데 공약은 아니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요. 이번에 후보 등록 서류에 보면 공약으로 기본소득을 넣어계십니다.]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1일) : 대통령과 대통령 가족은 국가의 얼굴입니다. 그래서 대통령 가족에게도 사생활은 보호해드려야 옳지만 그러나 위법 여부에 대해서는 엄중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익신 멘토, "꿩잡는 매가 꿩만 잡는 건 아니다" 일갈했죠. 추미애 전 장관, 이 전 대표를 '빵점 대표' 라고 직격하고 나섰는데요. 결선 투표를 의식해 2등 자리를 차지하려한단 분석이 나왔습니다. 박용진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반 이재명 연대가 반 이낙연 연대로 옮겨가는 거냐, 혹은 이를 두고 이 지사와 추 전 장관의 '명추 연대'가 등장한 거냐, 의견이 분분했는데요. 꿩 잡는 매 추미애 장관의 공격 대상은 역시 어느 한 곳에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모두가 공격대상이었는데요.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기본소득은 정치적인 발제로서는 썩 훌륭했다. 그러나 성장으로 또 성급히 방향 전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기본소득을 입장을 바꾼다거나 공약이 아니다, 라고 한다거나 하는 건 정치의 신뢰를 떨어뜨린다. 개혁과제 앞에서 좀 주춤거리고 또 속도조절론 그러면서 등을 돌리고 했던 것들이 누적이 돼서 보궐선거가 참패했다고 보고요. 민주당다워야 된다. 헌신, 책임, 개혁. 이런 걸 복원하자, 하는 취지로 드린 말씀입니다.]

본 경선에 돌입하면서 주자들 간 갈등이 심해지자, 지나친 네거티브는 자제하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윤건영 의원입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저는 이번 민주당의 대선 경선은 개인전이 아니라 단체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장점의 크기로 싸워야지 상대 약점을 가지고 싸우면 민주당이 승리하는데 지장이 있을 거다, 그런 차원에서 좀 우리 스스로에게 상처가 되는 말들은 조금씩 조심하자…]

예비경선이 생각보다 '흥행'했던 이유, 후보들 간 치고받는 논쟁과 여러 변수들 때문이죠. 관련 소식 앞으로도 다정회에서 전해드립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사이다' 이재명, 문준용엔 "내 스타일"…상승세 탄 이낙연은 '난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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