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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닦고, 잔디 깎고…운전기사 숨진 후에야 뒤늦게 드러난 '직장 갑질'|소셜라이브 이브닝

입력 2020-11-1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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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 전 청주대 총장, 퇴임 후 개인 운전기사에 갑질 의혹
구두 닦아라, 잔디 깎아라, 개밥 먹여라…업무 상관 없는 일들 시켜
폭언, 욕설, 부당 업무 지시 정황 등 녹취, 수첩에 고스란히
운전기사 김모씨, 심근경색으로 숨진 날까지도 녹취

남겨진 녹취파일 분량만도 5시간 가량
유가족 유품 정리 과정에서 뒤늦게 확인돼
이후 김 전 총장 측, 입장 표명도, 사과도 없어
유가족 측 "녹취 공개 말라고 회유하기도" 주장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됐지만 처벌 조항은 없어
시민단체들, 처벌 조항 추가 요구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소셜라이브 이브닝'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소셜라이브 이브닝 / 진행 : 박상욱


◆박상욱 앵커, ▶강희연 기자

◆박상욱 앵커: 퇴근길에 만나는 뉴스, 소셜라이브 이브닝 박상욱입니다.

지난해 7월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이 되고 있죠.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노동자에게 폭언과 욕설은 기본이거니와, 개밥 주기 잔디 깎기 이런 사적인, 개인적인. 업무와는 상관없는 일까지 시키는 무례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지난주 뉴스룸에서 단독으로 전해드렸었던 이야기죠. 김윤배 전 청주대 총장의 이야깁니다. 오늘 소셜라이브 이브닝에서는요, 이 사건에 대해서 보다 깊이 알아보겠습니다.

김윤배 전 총장의 갑질 의혹을 취재한 탐사 2팀 강희연 기자와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강희연 기자: 네 안녕하세요.

◆박상욱 앵커: 일단 저희가 소개를 할 때, '전 청주대 총장' 이렇게 소개했었는데 운전기사 같은 경우는 대학교에 소속된 운전기사였나요? 관계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일단?

▶강희연 기자: 네, 일단 운전기사 김 모 씨의 경우에는 지난 25년 동안의 김 전 총장 집에서 운전기사로 일을 해왔던 건데요.

지금 저희가 보도해드렸던 갑질과 폭언은 김 전 총장이 2014년에 청주대 총장에서 퇴임을 하고 이후에 김 전 총장의 개인적인 운전기사로 일할 때 있었던 일들입니다.

◆박상욱 앵커: 앞서 리포트에도 나왔었는데, 김 전 총장의 폭언이 담겨있는 녹취. 어떻게 이렇게 공개되게 된 건가요?

▶강희연 기자: 네 먼저 김 전 총장의 운전을 담당했던 운전기사 김 모 씨는 두 달 전에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는데요, 그 뒤 유족이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김 씨의 휴대전화에서 여러 가지 녹음 파일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중에서 몇 개를 들어보니까 김윤배 전 총장이 이 김 씨에게 욕설을 하거나 폭언하는 음성들이 담겨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저희에게 제보를 해서 취재가 시작됐습니다.

◆박상욱 앵커: 그렇군요. 그 밖에도 다른 내용들도 있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우선 녹취 내용부터 들어보고 이야기 이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상)
[김윤배/전 청주대 총장 : 왜 안 달아놔? 알았어, 몰랐어. XX 대답을 하라고! (성질을 내지 마시고 말씀을 하시면…) 그럼 대답하면 되지. 왜 대답을 안 하고 가만히 있어. 내 말 씹냐? 개XX.]
[김윤배/전 청주대 총장 : 못 가? 가라고! 김 기사 가라고 그냥! 아 나 XX 참 이상하네. 여기 통과하는 데 왜 못 하고 큰소리를 쳐, XX 같이! 김 기사, 앞으로 운전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냐?]

◆박상욱 앵커: 듣고 오셨는데. 참 뭐랄까요 소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로 이런 폭언들을 한 것 같습니다.

▶강희연 기자: 네, 방금 녹취에서 들으셨겠지만 김 전 총장이 화를 내는 이유가 여러 가지 있었는데요. 예를 들어서 자동차에 휴대전화 거치대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거나 김 씨의 답변이 김 전 총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좀 더 늦게 답변을 했다거나 이런 경우에도 화를 냈고. 또 김 전 총장이 자주 가는 그런 음식점을 기억하지 못할 때도 ‘치매냐’이런 식으로 폭언을 한 녹취도 저희가 들었습니다.

◆박상욱 앵커: 네 그런데 이 녹취의 양이 무려 5시간 분량이나 된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강 기자도 이 5시간 분량을 모두 들은 건가요?

▶강희연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저희가 유족에게서 이 휴대전화를 넘겨받아서 그때부터 녹취파일을 계속 분석하기 시작했는데요, 유족이 들었던 이 통화 녹음 파일 외에도 김 씨가 일을 하면서 평소에도 이 녹음기를 켜 두고 일을 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여러 가지 녹취 파일이 있었습니다.

기록을 보니까 2018년 2월부터 처음 녹음이 시작되어서 김 씨가 숨진 당일이었던 2020년 8월 25일까지. 약 2년 6개월 동안 녹음이 계속되었는데요. 짧게는 15초짜리 파일부터 시작해서 길게는 1시간 넘게 녹음이 되었고 전체 분량은 약 5시간 정도 됐습니다.

◆박상욱 앵커: 2020년 8월 25일, 그러니까 김 씨가 숨진 날까지도 녹취파일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마음이 좀 무거워지는 것 같은데. 이 녹취록 속에 단순히 폭언이나 욕설만 담긴 게 아니라 부당한 업무 이런 내용도 담겨 있었다고요?

▶강희연 기자: 이 부분은 저희가 한 번 이 음성파일을 직접 들어보는 게 어떨지 싶습니다.

◆박상욱 앵커: 네 녹취록 듣고 이야기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상)
[김윤배/전 청주대 총장 (2018년 2월 15일) : 와서 우리 집 쓰레기 좀 치워줘요. 여보세요? (네) 리어카 들고 와요. 양이 많으니까.]
[김윤배/전 청주대 총장 (지난 8월 20일) : 34도예요. 30도가 넘으면 (선풍기) 틀어주라고. 사육사한테 맡겨두지 말고. 어미들 2마리 죽은 것 알지 않아요? (네 그렇죠.) 죽고 나면 무슨 소용이 있어. 틀어주고요. 우리 집에 들어가서 구두 좀 닦아줘요. (예 지금 틀어줬습니다.)]
[김윤배/전 청주대 총장 (2018년 2월 15일) : 내일 나올 거예요? (전 내일 쉬는 날입니다.) 내일 나올 거냐고. (아뇨, 안 나옵니다.) (잔디) 깎아요. 지금]

◆박상욱 앵커: 정말 많은 분들께서 의견 올려주고 계신데요. 유튜브에서 ID 영석 송 님 ‘많이 배운 사람들이 왜 행실이 이런지.’ 이동원 님 ‘저게 총장이야 깡패야.’ 가을 윤슬 님 ‘어디나 갑질이 있더라.’ ID 에이드리안 헐 님 ‘대학 총장이면 짱구 굴릴 만큼 굴릴 건데 자기가 한 일 다 인지하고 있을 것 같다. 운전기사님에게 감사한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겠지 녹취만 보면 딱 분노조절장애네.’

많은 분들께서 분노의 마음을 전해주셨는데… 참 여러 가지 일들을 시켰습니다. 김 전 총장이.

▶강희연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방금 녹취에서도 여러 가지 지시를 시킨 정황들이 담겼지만 예를 들어 잔디를 깎으라고 한다든지 구두를 닦으라고 한다든지 이런 사적인 어떻게 보면 본업인 운전과 관계없는 사적인 일들을 시켰고. 일부 녹취에는 실제 김 씨가 구두를 닦으라고 김 전 총장이 지시한 다음에 25분 가까이 구두를 닦는 것으로 추정되는 소리가 실제도 들리기도 했습니다.

◆박상욱 앵커: 그런데 이게, 이렇게 부당한 일을 지시한 게 단순히 김 전 총장뿐만이 아니었다고 하는데 그 내용과 관련된 녹취도 있다고요? 한 번 들어보고 나서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영상)
[김윤배 전 총장 부인 (2020년 8월 17일) : 어머니가 가습기 물 좀 비워달라고 하시는데요? (나 집에 와 있는데요, 지금요?) 이거 뭐 비우는 데 1시간이 걸려요? 얼른 씻고 오셔서 이거 비워드리고 가시면 돼요.]
[김윤배 전 총장 어머니 (2020년 8월 10일) : 김 기사 뒷방에 보일러 기름 따로 넣나? 여기 고추 말리는데 불이 꺼졌어. (어느 뒷방이요?) 아줌마 방. 와서 보고 ○○○을 부르든지. 기름이 없는지. (네, 한 번 가보겠습니다.)]

◆박상욱 앵커: 일단 녹취록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김 전 총장의 부인과 어머니였습니다. 이런 일이 그렇다면 좀 상시적으로, 늘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강희연 기자: 네 저희가 확인한 녹취 파일에는 이렇게 지시하는 녹취 파일 여러 개가 발견이 됐었고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녹취파일에 주로 등장하는 인물이 총 세 명 정도 되는데요. 김 전 총장 측에서 따지면 김 전 총장과 김 전 총장의 부인 그리고 김 전 총장의 어머니 이렇게 세 명입니다.

김 씨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하기 전날에도 김 전 총장의 부인이 세탁소 다녀왔느냐, 우리 집 잔디 풀 뽑아야 한다고 말하는 내용의 녹취도 저희가 들을 수 있었습니다. 녹취 외에도 김 씨가 개인적으로 매일매일 업무 수첩을 빼곡하게 적어왔는데요. 이 업무 수첩에도 잔디 깎기, 개밥 주기, 거북이 집 청소 같은 내용이 곳곳에 적혀 있었습니다.

◆박상욱 앵커: 계속해서 올라오는 여러분들의 의견. 또 한 번 살펴보고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ID 영석 송 님 ‘강 기자님도 듣기에 마음 아프셨겠어요. 5시간 동안 이걸 다 듣는 것도 참 너무도 같이 공감이 되고 화가 나는 일이었을 것 같은데요.’ 또 ID JH 님께서는 ‘이런 욕설을 들으면서 왜 그만두실 생각을 못 하셨을까요. 너무 슬프네요.’ 또 ID 고도쿠나 늑대 님 ‘유족이 화가 더 난 이유가 숨지고 나서 알게 되니 더 억장이 무너진 게 크다.’ 이런 의견도 주셨습니다. 또 ID 쿠나 님 ‘하루 종일 운전만 하시느라 힘든 운전기사분께 잘해드리기는커녕, 되려 사적인 일까지 시키는 등 갑질을 일삼는 김 전 총장.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강력한 처벌을 받게 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런 의견도 있었습니다.

예전부터 녹취를 하셨다는 건 어느 정도 폭로 준비를 하셨던 것 같은데 더 버티시지 못할 정도로 힘드셨다는 게...’ 그렇습니다. 이게 일단. 본업이 운전기사였던 거잖아요. 그런데 이런 일들을 시키는 것 자체가 좀 문제가 될 것 같은데...

▶강희연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저희가 취재를 진행하면서 김 씨가 어떤 직급으로 어떤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서 고용된 건지 그 부분을 좀 확인하고 싶었는데요, 그래서 저희가 이 김 씨가 소속되어 있던 회사에 찾아가 봤습니다.

참고로 이 회사는 김 전 총장의 가족이 운영하고 있는 회사인데요, 가서 저희가 김 씨의 근로계약서를 좀 보게 해달라 요구를 했더니 너무 오래전에 계약해서 이 근로계약서를 찾기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고요.

그런데 저희가 유족을 통해서 월급명세서를 확인해 보니까 김 씨의 직급이 기사라고 나와 있었고 또 회사 동료나 김 전 총장, 김 전 총장의 가족들이 김 씨를 부르는 호칭이 일관되게 김 기사였거든요. 그래서 여러 정황들을 따져봤을 때 운전기사가 본업이라는 걸 추측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 전 총장은 집안일 같은 사적인 일을, (운전) 본업과는 관계없는 일을 시킨 건데요. 저희가 노무사에게도 문의를 해보니 ‘사적 심부름 등 개인적 일상생활과 관련된 일을 시키는 것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선 것이고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된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박상욱 앵커: 네 지금 유튜브에서 영석 송 님께서 '이렇게 녹취를 남겨두셨음에도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는 건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셔서였을까요?'

그러니까 이걸 뭔가 문제 제기했을 때도 힘들어서 그랬을까요. 이런 질문인데… 어떻습니까, 주변에는 김 씨가 생전에 부당함 이런 걸 좀 알리거나 이야기를 하셨던가요?

▶강희연 기자: 저희가 취재를 하면서 김씨의 주변에 있었던 동료나 지인들을 좀 접촉해봤습니다. 한 지인의 경우에는 김씨가 평소에 모든 일을 다 말하지 않았지만 일부 그런 속마음을 털어놓았었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김씨가 머슴처럼 생활하는 것 같았다고 저희에게 얘기를 했었고요.

아까 질문을 하셨던 것처럼 어느 정도 김씨도 대응하기 위해서 녹취를 해온 것으로 판단이 되는데 그 이유는 친구에게 법적으로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문의를 해왔고 그래서 친구는 녹취를 하라고 답변을 해 줬다고 저희에게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족에게는 크게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김씨 측 자녀분은 평소 아버지가 힘들다고 이야기 하긴 했지만 실제 이렇게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겪어왔는지는 녹취를 통해서 알게 됐다고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박상욱 앵커: 참 아버지로서 가족에게 다 말을 하지 못하는 그런 마음이시지 않았을까 싶은데. 상황이 이렇게까지 됐는데 김 전 총장은 입장을 내거나 그런 건 없습니까?

▶강희연 기자: 현재까지는 전혀 입장을 내고 있지 않고요. 저희 취재진도 계속해서 문자와 전화로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시도는 했지만 오늘까지도 전화를 받고 있지 않는 상황입니다. 대신 저희는 운전기사 김 씨가 속해 있었던 아까 말씀드렸던 그 회사에 찾아가서 회사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조금 황당했던 그런 답변은 ‘조그만 회사에서 일할 때는 그런 건 도울 수 있는 거다. 그게 우리나라 인지상정이다.’ 이렇게 답을 하더라고요.

◆박상욱 앵커: 이게 인지상정이라는 말이 그럴 때 쓰이는 말이 아닌 것 같은데. 그런데 김 전 총장의 경우 폭언, 갑질 이게 사실 이전에도 논란이 된 바가 있지 않습니까?

▶강희연 기자: 네 그렇습니다. 김 전 총장의 경우 2001년부터 2014년까지, 14년 동안 청주대 총장으로 있었는데요. 김 전 총장에 대해 짧게 설명을 드리면 청주대학교를 세운 설립자의 손자입니다. 그래서 아버지부터 총장을 했고, 총장을 아버지에 이어서 하게 된 건데요.

김 전 총장이 청주대학교를 떠나는 시점이 2014년인데 그 때도 녹취파일 하나가 공개가 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그 녹취파일에는 교수를 포함해서 학교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김 전 총장이 교수를 잘라라 이런 말을 하면서 욕설을 한 내용인데요, 이것도 저희가 당시 녹취 파일을 가지고 있어서 한 번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상)
[김윤배/전 청주대 총장 (2014년 녹취) : 교수 잘라 버려라 이거예요. 학교 말아먹는 놈들이니까. 자르는 놈 있고, 한쪽에서는 채우려고 하고. 이거 XX XX들 하고 자빠진 거 아니에요, 이게.]

▶강희연 기자: 이뿐만 아니라 대학 교비를 사적으로 사용한 횡령 혐의로 2017년 대법원 판결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이런 여러 종합적인 문제로 인해서 김 전 총장은 총장직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박상욱 앵커: 정말 갑질, 폭언 이런 게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닌 것 같은데. 지금 유족 측에서는 김 전 총장 쪽에서 ‘녹취 파일을 공개하지 말아라.’ 이렇게 회유 혹은 협박 이런 것들을 했다고요?

▶강희연 기자: 유족 측의 주장입니다만, 김 씨의 빈소에 김 전 총장 측근이 찾아와서 해당 녹음파일을 외부에 공개하지 말라고 얘기했다는 겁니다. 유족은 이 이야기가 당시 자신들에게 좀 위협적으로 다가왔다고 주장했고요.

그래서 저희가 직접 이 당사자에게 연락을 해서 물어보니 빈소에 간 것은 맞지만 해당 녹취파일에 대해서는 언급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렇게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유족 측은 이렇게 녹취를 공개하지 말라고 얘기해서 오히려 이 제보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나중에 밝히기도 했습니다.

◆박상욱 앵커: 지금 유튜브에서 ID 열일해달 님께서 ‘법적으로 상사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피해자가 생겼을 때 어느 정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나요?’이런 질문이 있었거든요.

지금 녹취 파일을 살펴보면 관련 법이 실행된 이후에 녹음이 된 내용도 상당해 보이는데 이 부분 같은 경우는 혹시 처벌이 가능한 상황인지, 그렇다면 어떤 처벌이 가능한 건가요?

▶강희연 기자: 저희가 노무사와 법적인 문제에 대해서 좀 문의를 해보니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여기에 저촉이 되는 사안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다만 현행법상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처벌 조항이 현재는 없기 때문에 그래서 시민단체인 직장갑질119가 최근에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이번 일처럼 상습적으로 직원을 괴롭힐 경우에는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습니다.

◆박상욱 앵커: 그렇군요. 일단 그래도 유족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강 기자가 보도한 이후에 여러 시민사회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는 그런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이었나요?

▶강희연 기자: 네 저희 보도 이후에 충북 참여연대, 청주대 민주 동문회에서 ‘김 전 총장의 추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이런 성명을 냈고요. 또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도 ‘유족의 투쟁에 연대의 마음을 담아서 지지한다.’ 이렇게 밝히기도 했습니다.

◆박상욱 앵커: 많은 의견들 한 번 더 살펴보고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유튜브에서 ID Crisis 9064 님 ‘근데 청주대 총장 김윤배 이 사람이 지금 타깃이 돼서 그렇지 이런 인간들 엄청 많을 듯.’ 이런 의견도 있었고요. ID 스티브잡스 후드 님 ‘화가 난다, 화가 난다.’ 오따를로스 님 ‘가족들이 정말 얼마나 속상했을까.’ ID 온다이 님 ‘왜 가족 전체가 갑질을? 갑질로 진짜 어떻게 저러고 살죠?’ ID 코나 님 ‘사적인 일까지 시키는 등 갑질을 일삼는 김 전 총장 사람입니까.’ ID 알라딘 님 ‘온 가족들이 무슨 생각으로, 어이가 없네요.’ 페이스북에서 백혜진 님 ‘회사에서 내가 할 일을 하고 정당하게 월급 받기도 어려운 대한민국, 저 사람뿐일까. 정말 흔하디흔한 케이스.’

이게 참… '이 사람뿐만이 아닐 거다', '흔한 케이스다' 이런 의견들이 나오는 게 너무도 안타까운 일인 것 같은데 혹시 취재 과정에서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보이거나 그런 정황들이 있었습니까?

▶강희연 기자: 현재로서는 저희가 취재를 하면서 이 사안 외에는 더 접촉이 된 동료 분들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갑질이라는 게 이분의 경우는 그동안 기록을 해왔던 녹취 파일이 있었기 때문에 증명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정말 운 좋게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그렇게 준비하지 못한 분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 부분에선 답답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박상욱 앵커: 앞서 소개해드렸던 질문이기도 한데요, ID JH 님 ‘저런 욕설을 들으면서 왜 그만둘 생각을 못 하셨을까요.’ 이런 안타까운 마음에서의 질문도 있었는데. 혹시 이와 관련해서 가족들이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었을까요?

▶강희연 기자: 제가 접촉했던 한 지인의 말에 따르면 올해 가을까지만 일을 하고 그 일을 그만두려고 했었다고 얘기를 했다고 해요. 가을까지만 돈을 모아야 하는 일이 있어서 조금만 더 일을 하고 그만두려고 했었는데 안타깝게도 계획대로 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박상욱 앵커: 이게 참 가을이라고 하면 마지막 녹취일, 그러니까 김씨가 돌아가신 날로부터 사실 한 두 달만 있었으면 가을인 거잖아요? 이렇게 가족분들 또 주변 동료들 그리고 김 전 총장과 관련된 회사 관계자들 이렇게 양측,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취재하면서 가장 답답했던 부분이나 안타까웠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강희연 기자: 사실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회사 관계자를 만났을 때 회사 관계자가 작은 회사에서 이 정도는 인지상정이라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 얘기를 듣고 나서 좀 많이 황당했고 당황스러웠고. 갑질이라는 걸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이럴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좀 취재 과정에서의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박상욱 앵커: 끝으로, 지금 이게 분명 전문가들의 소견을 빌리자면 법적으로도 문제가 다분히 보이는 일인데 유가족들이 법적 조치에 들어간 게 있습니까, 고소라든지 고발이라든지?

▶강희연 기자: 검토를 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하지만 현재 유족 분들을 법적으로든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도와주겠다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많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박상욱 앵커: 정말 아직까지도 끝나지 않은, 갈 길이 많이 남아있는 상태겠군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 사건 지켜봐 주시고 전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탐사 2팀 강희연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강희연 기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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