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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간지풍'에 무섭게 번진 산불…'맑은 황사' 주의보도

입력 2017-05-08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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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날씨만 보면은, 참 어수선한 주말이었습니다. 중국발 황사로 인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고 강원도에서는 대형산불이 발생해 축구장 200배가 넘는 산림이 탔습니다. 이재승 기자가 지금 옆에 나왔습니다.

이 기자, 먼저 산불이요. 어제(7일)까지는 진화 완료 됐다고 했다가 강릉에서는 다시 불길이 살아났는데… 가장 큰 원인, 건조했던 날씨가 아닌가 싶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통상 5월이 되면 기승을 부리던 산불도 잠잠해지는데, 올해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례적인 고온현상이 계속 된데다 강수량도 적기 때문인데요.

지난 4월 강원 영동의 평균기온은 15.1도로 평년보다 2.9도 웃돌며 관측 이래 가장 높았습니다.

또 최근 3개월 동안 강원도 영동지방의 강수량은 평년에 비해 50~60%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봄철 고온 현상과 낮은 습도에 따른 기후적 요인에 더해져서 강한 바람이 불씨가 대형 화재로 이어지게 된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앵커]

영동지방 특유의 바람에 대한 특징이 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산불이 넓게 번진데는 강풍 탓도 큽니다.

산불이 시작된 지난 6일 영동지방에는 강풍주의보가 발효 중이었고, 실제로 순간 최대풍속 20m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강원 영동지방의 산불이 무서운 것은 양양~간성 지역에서 부는 국지성 강풍인 '양간지풍' 때문인데요.

양간지풍은 봄철에 이동성 고기압이 우리나라 남쪽을 지나고, 북쪽에는 저기압이 자리 잡는 '남고북저'의 기압 배치 때 나타나는데요.

한마디로 이때는 서풍이 태백산맥을 넘어 영동지방으로 내려가면서 바람이 세지고 고온건조해지는 겁니다.

건조한 바람, 그것도 초속 20m 안팎의 강풍이 불면 불씨는 하늘을 휙휙 날아다니며 이곳저곳으로 옮겨 붙곤 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땅을 쭈욱 훑으면서 이동하는게 아니라 널뛰기하듯 나무 위로 불씨가 날라다니는거죠.

게다가 소나무는 한번 불 붙으면 송진 때문에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불길을 잡기도 어렵게 되는 겁니다.

[앵커]

'양간지풍' 이란 것도 있었군요. 처음 불길이 시작된 것은 지금 어떻게 파악되고 있습니까? 실화였습니까?

[기자]

네, 일단은 경북 상주나 강릉, 삼척 등 원인을 따로 조사하고 있는데요, 경찰 측에서는 상주 산불은 자신의 밭에서 폐기물을 소각하던 농부가 낸 것으로 보고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또, 산림청장이 어제 브리핑에서 이번 삼척 산불의 발생원인이 입산자 실화로 추정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강원도 소방본부가 분석한 최근 3년간 강원도내 화재 발생 현황을 보면 발화 요인은 부주의가 65.4%을 차지해 단연 압도적입니다. 주된 부주의 요인은 담배꽁초와 쓰레기 소각 등을 들 수 있는데요.

정부는 산불은 예방이 최선이라고 강조합니다. 고의로 산불을 내면 7년 이하 징역에 처합니다. 산림 인접 지역에 불을 피우거나 라이터를 가지고 입산하다 적발되면 50만원 이하 과태료를 내야합니다.

[앵커]

앞서 현장에서 취재기자가 전해준대로 지금, 오늘 진화 작업이 시작됐으니까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빨리 진화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주말과 휴일 시민들이 너무 괴로웠던게 황사, 미세먼지였는데 거의 역대급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서울의 맑은 하늘을 본 지가 언젠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고 있는 상황인데요.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도 흔하게 우리가 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주말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250마이크로그램을 넘기면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미세먼지 연평균 기준치 50마이크로그램을 5배나 넘겼고요, 서울의 주요터널 미세먼지에 3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게다가 단순히 황사뿐만 아니라 중국 공업지대를 통과하면서 공장굴뚝이나 배기가스가 섞여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지금도 서해안과 내륙 일부 지역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져 있고 광주는 미세먼지경보가 발효 중입니다.

[앵커]

그런데 미세먼지 경보까지 내려진 수준이었는데, 하늘은 그다지 탁하지 않았단 말이에요.

[기자]

네, 말씀하신 것 처럼 지난 주말에 서울의 가시거리는 14km안팎이었습니다.

평소 10km보다 훨씬 잘 보인 건데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미세먼지 특보가 발령됐지만 하늘은 맑고 파랗습니다. 이른바 '맑은 황사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입자 크기가 직경 10마이크로미터 가량이면 미세먼지, 2.5마이크로미터 이하면 초미세먼지로 분류하는데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가 빛의 진행을 더 방해합니다.

황사 같은 입자가 큰 미세먼지는 상대적으로 햇빛을 덜 산란시켜서 초미세먼지 때 보다 하늘이 더 맑게 보이는겁니다.

그렇지만 황사의 양이 이번보다 더 많아지면 하늘 전체가 붉게 보이기 때문에 황사의 농도에 따라 맑은 황사 유무는 달라지게 됩니다.

[앵커]

요즘은 "오늘은 마스크 준비하세요"가 아니라, "마스크는 항상 필수품처럼 가방에 넣고 외출을 하셔라" 이렇게 얘기를 해드려야 할 것 같은데, 오늘 비가 오기 전까지 미세먼지 농도가 여전히 높을 거라고 그러네요.

[기자]

현재, 서해안과 전라도 지방을 중심으로 황사가 관측되고 있는데요. 오늘 황사는 어제까지와는 조금 다릅니다.

바람의 방향이 북서풍에서 서풍으로 바뀌면서 중국발 황사가 그대로 들어오는게 아니라 오늘은 중국 베이징 등 도심에서 머무르던 황사가 들어오게 됩니다.

상대적으로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 비중이 높아지는건데요, 다만 오늘 오후부터는 점차 옅어지고 밤사이 비가 내리면서 내일은 황사를 비롯한 미세먼지가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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