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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트럼프, 5분에 한 번 꼴로 거짓말? 확인해보니…

입력 2016-03-16 21:56 수정 2016-03-16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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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팩트체크를 진행하는 김필규 기자도 매일 팩트체크를 진행하느라고 바쁘지만 요즘 미국의 팩트체커들도 상당히 바쁠 것 같습니다. 누구 때문이냐, 아시는 것처럼 도널드 트럼프 때문이죠. 통계를 보니 5분에 한 번 꼴로 거짓말을 한다고 나와있는데, 그게 다 팩트체커들이 팩트체크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거짓말을 많이 한다고 나오는데도 여전히 지지율은 고공행진 하고 있어서 특별히 변수가 없는 한 클린턴과 양자대결을 할 것 같기는 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트럼프까지 참견할 여력이 있느냐 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는데, 글쎄요. 우리라고 훗날 이런 후보가 나오지말라는 법은 없겠죠. 그래서 김필규 기자가 더 바빠질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실제로 그렇게 거짓말이 많습니까?

[기자]

지금 이 화면은 폴리티코에서 지난 7일부터 닷새간 그가 한 총 5시간의 연설을 분석해본 결과 그렇게 나왔다라는 거다, 다 허위와 과장 발언이 거의 5분의 한 번꼴로 나왔다는 보도였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워싱턴포스트와 폴리티팩트가 트럼프의 발언을 팩트체크 했던게 50회 이상입니다.

최근 것만 보면 이렇습니다. 지난달 26일 한 이야기인데 자신은 "아버지로부터 아주, 아주 적은 돈을 빌려서 사업을 시작해 거대한 제국을 건설했다. 그리고 다 갚았다"는 내용입니다.

[앵커]

소위 자신을 둘러싼 '금수저 논란'에 대해 반박을 한 거군요?

[기자]

도널드 트럼프의 부친 프레드 트럼프는 뉴욕에서 아파트 건설 등을 통해 엄청난 부자가 된 인물인데, 1978년 도널드 트럼프가 뉴욕 중심에 그랜드하얏트호텔을 지을 때 부친에게 100만 달러를 빌렸습니다.

현재 가치로 680만 달러, 우리 돈으로 77억원 정도니까 '아주, 아주 적은 돈'이라고 보기 힘든 건데, 게다가 처음부터 맨해튼에 진출한 것, 이후 금융권에서 자금 조달받은 것, 모두 아버지 후광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는 분석입니다. 그래서 워싱턴포스트는 이 발언에 대해 최고점 피노키오 4개를 줬습니다.

[앵커]

저게 거짓말 점수로서 가장 높은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거짓말의 강도에서 따라서 하나에서 네 개까지 주는데요. 네 개면 가장 거짓말이 심하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또 최근에 나온 거짓말은 이겁니다.

[도널드 트럼프/미 공화당 대선주자 :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자. 벽을 세우는 비용은 100억 달러밖에 들지 않을 것이다. 무려 2천년 전에 중국도 2만900km에 달하는 만리장성을 쌓았다.]

[앵커]

이 얘기는 멕시코 이민자를 막기 위해 장벽을 쌓자는 주장이었죠?

[기자]

예, 하지만 현재 만리장성은 1500년 넘게 지난 명나라 때 절반 이상이 증축된 것이고, 실제 성을 다 쌓은 게 아니라 상당 부분은 지형적 장애물이나 참호를 연결한 겁니다.

실제 멕시코 국경에 콘크리트 장벽을 세운다면 재료비만 200억 달러 이상 들 걸로 추산되는데,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의 무지함만 드러냈다며 피노키오 3개를 줬습니다.

[앵커]

덕분에 만리장성까지 팩트체크해야하는 그런 상황이 됐습니다. 명백한 거짓말 같이 보이는데 왜 4개가 아니라 3개입니까?

[기자]

역사적인 내용을 좀 찾아보기라도 한 노력을 감안해 한 개를 깎아 줬다고 합니다.

[앵커]

사실 어이 없는 이야기가 나온 게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긴 한데 팩트체커들이 다 잡아내려고 하면 아까 50회 했다고 했는데 그보다 더 해야될지도 모르겠군요.

[기자]

팩트체크를 정기적으로 고정적으로 하는 워싱턴포스트나 폴리티팩트 말고도 TV토론 후에는 뉴욕타임스, CNN, 다른 인터넷매체들도 팩트체크에 들어가는데, 미국 유권자들의 84%가 이런 팩트체크 방식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거짓말을 잡아내고 있는데도 트럼프의 지지율에 변화가 없는 것은 팩트체커들도 이부분은 설명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앵커]

왜 그런 걸까요?

[기자]

일단 국내 정치학자들에게 물어봤는데 먼저 들어보시죠.

[김준형 교수/한동대 국제정치학 :트럼프 같이 막말이나 해결점을 제시하는 건 잘못된 방식이지만, 미국의 불만을 정확하게 뚫고 들어간 것이고요. 미국 사람들이 말은 못하지만 속으로 가지고 있던 것들을 시원하게 뚫어준다는 것이 통하는 것 같고요. 지금 대선후보 나와 있는 사람 중에서 (지지층 교육수준이) 최저치입니다.]

이런 지지층을 고려했을 때 미국 팩트체커들은 말하는 방식에도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했는데,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의 미국 고2 학생 수준이었다고 하면, 힐러리 클린턴은 보통 중1 정도, 트럼프는 초등학교 4학년 정도라고 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미국 대선주자들 중에 가장 낮은 수준인데, 자극적이면서 쉬운 표현이 트럼프의 강점인 거죠.

또 중요한 게 미국의 현재 정치상황일텐데, NBC는 테러에 대한 공포, 여전한 경제적 불평등, 공화당 지지층의 분열, 언론에 대한 반감 등으로 트럼프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말을 쉽게 한다는 것은 좋은 것 같기는 합니다. 왜냐면 미국은 특히 다민족 국가니까 영어가 조금 서툰 사람들도 많이 살거든요. 그 사람들한테 어필하기 위해서도 말이 쉬워진 경향이 있다고 저는 들었는데, 쉬운것과 거짓말은 다른 거니까…. 그런데 우리 상황하고 연결지어서 생각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아까 제가 시작할 때 잠깐 말씀드렸습니다만.

[기자]

물어봤더니 많은 국내 정치학자들이 지금 여기에 언급되어 있는 상황들,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따져보면 현재 우리의 상황과 비슷하지 않나 동의하는 바였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선거만 되면 모두들 중도로 가는 성향이 있어 트럼프같은 인물이 나타나기 힘들 거란 의견도 있는 반면, 최근 이민자나 여성에 대한 편견이 일자리 문제와 맞물려 극단적 포퓰리즘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가 이번 선거와 관련해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미 공화당 대선후보 : 사람들은 거짓말하는 사람에게 투표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이번 미국 선거에서 유권자들 이야기대로 거짓말하는 사람을 어떻게 평가할지 그건 모르겠지만 그 결과에 따라서 한국판 트럼프의 등장 가능성도 영향을 받을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앵커]

팩트체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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