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사건플러스] '전 애인 살해' 고대생, 손톱 DNA에 덜미

입력 2014-03-12 09:10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다시 만나자고 했다가 거절을 당하자 이 여자친구를 살해한 고려대 학생이 범행 석달 만에 붙잡혔습니다. 숨진 여자친구의 손톱에서 이 남학생의 DNA가 나오면서 덜미를 잡혔는데요.

이호진 기자의 보도 보시고, 어떻게 된 사건인지, 자세한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고려대 인근의 한 원룸입니다.

지난해 12월, 이 곳에서 고려대 2학년 여학생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원룸 바로 앞의 CCTV에 한 남성의 모습이 포착되면서 타살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신원 파악에 애를 먹었습니다.

[인근 주민 : (경찰) 한 번 왔었죠. 사진 갖고 와서 물어봤는데… 내가 누군지를 모르니까 어떻게 대답할 수가 없었죠.]

그런데 숨진 여학생 손톱에서 한 남성의 DNA가 나오면서 실마리가 풀렸습니다.

경찰은 여대생 주변 인물에 대해 DNA 검사를 했고, 전 남자친구였던 같은 과 이 모 씨의 것으로 확인된 겁니다.

또, 이 씨가 광안대교 앞에서 찍은 사진에는 사건 당시 여대생이 저항하면서 생긴 것으로 보이는 손톱 자국이 선명하게 목에 남아 있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새 남자친구를 만나는 여학생에게 다시 사귀자며 여학생 방까지 들어갔다가, 신고를 하겠다는 말에 목을 졸라 살해했습니다.

숨진 여학생은 평소 아르바이트를 여러 개 하면서도 과에서 수석을 놓치지 않은 우등생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학과 친구 : 평소에 그렇게 할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 못했어요. 그거 때문에 저희 과 완전 패닉 상태라서…]

명문대생의 어긋난 사랑이 파멸을 불렀습니다.

[앵커]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다시 만나자고 하다가 결국 살해한 끔찍한 사건인데요.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호진 기자, 처음에는 과로사라는 얘기까지 나왔었다고요?

[기자]

네, 지난해 12월 7일, 고려대학교 인근의 한 원룸에서 여대생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목에 전깃줄이 감긴 상태였습니다.

목이 졸려 숨진 것은 분명하지만, 부검에서는 자살인지, 타살인지 결론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숨진 여학생이 평소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면서도 과 수석을 놓치지 않는 등 워낙 성실한 생활을 해오다보니 주변에서는 과로사가 아니냐는 소문까지 돌기까지 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피해 여학생의 친구들은 모두 입을 모아 성실함과 부지런함을 칭찬했습니다.

한 번 들어보시죠.

[피해 여학생 친구 : (피해 학생에 대해) 우리 과 누구한테 물어봐도 다 똑같을 거예요. 그것은 확실해요. 과 1등이었으니까.]

그러던 중 원룸 인근에 설치된 방범용 CCTV에 마스크를 쓴 남성이 범행 시각 빠져나가는 것이 포착되면서 급격히 타살로 무게가 기울었습니다.

하지만 유력한 용의자인 이 남성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고 시간만 흘러갔는데요.

사건 발생 한 달 뒤 숨진 학생의 두 손톱에서 한 남성의 DNA가 나오며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조사결과, DNA는 1년 간 이 여학생과 사귀었던 전 남자친구 이 모 씨의 것이었습니다.

이 DNA가 결정적인 단서가 돼 용의자 이 씨를 붙잡을 수 있었던 겁니다.

[앵커]

이런 끔찍한 범행, 대체 이유는 뭐였나요?

[기자]

이 씨와 숨진 여대생은 같은 과 동기였습니다.

두 사람은 약 1년 간 사귀다 지난해 10월 헤어졌는데요.

여학생은 다른 남자를 사귀었고, 이 씨는 군대를 가겠다고 휴학을 한 뒤 다시 만나면 안 되겠냐고 석 달 동안 요구해 왔다는 겁니다.

그러던 지난해 12월 10일, 결국 사단이 났는데요.

기말고사 기간 도서관에서 시험공부를 한 뒤 시험을 보고 나오는 여학생을 멀리서 지켜보다 따라갔습니다.

학교 인근의 여학생 원룸까지 따라간 이 씨는 여학생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결국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범행 이후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고요?

[기자]

네, 이 씨는 자살인 것처럼 현장을 자살로 위장을 하고, 자신의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부산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DNA가 나온 뒤에도 피해 학생을 만나기는 했지만 단지 말다툼을 벌이다 따귀를 맞아서 그런 것이라고 주장하며 사건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는데요.

이 씨가 놓친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 씨는 사건 당일 부산 여행을 갔다가 광안대교 앞에서 셀카까지 찍었는데요.

여기에 이 씨의 양 목에 숨진 여대생이 저항하면서 생긴 손톱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던 겁니다.

6시간에 걸친 추궁 끝에 이 씨는 범행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결국 자백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범행을 저지른 이 씨는 어떤 학생이었나요?

[기자]

경찰과 같은 과 학생들, 여러 방면으로 취재를 했는데 평소 폭력적인 성향이 보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고요.

다만 2년 전에도 자신의 여자친구를 길에서 때리고 목을 조른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전과가 있기는 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경찰이 함구하고 있어 정확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데, 일단 주변 사람들은 두 사람 사이의 일에 대해 정확히 알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친구들 이야기 들어보시죠.

[같은 과 친구 : 우리가 아는 것은 그렇게, (평소 관계가) 기사에는 너무 나쁘게 나온 것 같아요. 평소에 그렇게 할 거라고 아무도 생각 못했죠. (평소 모습보다) 약간 왜곡된 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

[앵커]

고려대학교는 분위기가 뒤숭숭하겠네요.

[기자]

네, 몇년 전 의대생 집단 성추행에 이어, 지난해 역시 집단 성추행, 교수 성추행 등 각종 성 관련 사건이 터져나온데 이어 이번엔 살인 사건이 터져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입니다.

다만, 일부 동문들 사이에서는 학생과 교수 개개인의 잘못일 뿐이고 학교에서 범죄를 저지르라고 한 것도 아닌데 지나치게 고려대학교로 사건을 몰고 가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다시 만나자" 헤어진 여자 친구 살해한 고대생 구속 변심한 옛 여친 살해한 고대생 구속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