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렇다면 이상득 전 의원의 막강한 대군 정치가 가능했던 이유와 역대 정부에서 권세를 떨쳤던 대군들은 누가 또 있었는지 남궁욱, 오대영 기자가 차례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현 정부 들어 그 뜻이 바뀐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형님은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이런 말이 생겨날 정도로 이 전 의원 힘이 막강해진 배경은 뭘까.
포항동지상고를 나온 이 전 의원은 육군사관학교와 서울대에 모두 합격했습니다.
포항천재로 불렸던 그는 그래서 가족의 희망이었습니다.
반면 이 대통령은 형 뒷바라지를 위해 고교진학도 포기해야 했던 평범한 동생이었습니다.
이런 가족 내 우열관계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에도 이어졌습니다.
전문경영인을 거쳐 정치인으로 변신한 이 대통령의 인생궤적은 형을 '롤 모델'로 삼은 결과였습니다.
이러다 보니 이 전 의원은 동생이 대통령에 오른 뒤에도 여전히 엄한 형이었습니다.
이렇게 유달리 위아래가 분명했던 형제관계가 이 전 의원의 '대군정치'를 막지 못하게 했다고 여권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김용태/새누리당 의원(MB 캠프 출신) : (이상득 전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에겐) 아버지 같은 분이라 어렵지만 대통령이 됐기에 아버지처럼 어려운 형을 권력에서 배제했어야 한다.]
이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2006년.
당시만 해도 한나라당 내엔 이명박계 의원이 딱 3명뿐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이 전 의원은 캠프 최고의결기구였던 6인회의 이끌며 크고 작은 결정에 모두 관여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정권의 지분까지 쥐고 있는 이 전 의원의 주장에 다른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청와대 참모는 없었습니다.
실제로 한 청와대 전직 고위 관계자는 "이 전 의원이 '참고나 해보라'며 인사추천을 자주 했다"며 "순수한 의도로 한 일이겠지만,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개국공신이자 대통령의 롤 모델로서 막후에서 권력을 행사해온 이 전 의원도 이제 검찰 소환만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처지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