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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라도 좋았어요" 90대 늦깎이 초등학생의 '빛나는 졸업장'

입력 2019-02-22 08:24 수정 2019-02-2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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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90살이 넘은 나이에 받게 된 초등학교 졸업장, 늦깎이 졸업생들은 이 졸업장을 더 꽉 쥐었습니다. 꼴찌를 하더라도 등수를 받아보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오효정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이순섬(93세)/서울 영등포구청 늘푸름학교 : 우리 자식이 배웠던 과학 공부, 나도 학교에서 고체 액체 기체를 배웠다.]

93세의 나이에 쓴 학사모, 손에 꼭 쥔 초등학교 졸업장

불편한 다리로도 지각 한 번 없이 공부한 결실

손자 손 잡고 입학했던 늦깎이 학생

[김점임(83세)/서울 양원주부교실 : 우리 손자도 올해 대학 졸업합니다.]

느린 걸음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간 졸업여행은 느려서 더 좋았습니다.

배우지 못해 서러운 시절이 있었습니다.

[정금옥(73세)/서울 교동초등학교 : 매일 소와 들판에 나갈 때면 등교하는 학생들이 부러워 이불 속에서 펑펑 울기도 했었다.]

[김점임(83세)/서울 양원주부교실 : 쓸 데 없는 글이라고 해서. 여자들은 다 중지가 됐어요, 너무 어두운 데서 살았어.]

늦게 들어간 학교에서 찾은 인생은 돋보기를 쓴 듯 밝아졌습니다.

[정금옥(73세)/서울 교동초등학교 : 첫 수업을 듣고 내 심장에서 천둥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뛰었다.]

[연병희(70세)/서울 양원주부교실 : 꼴찌를 하더라도, 꼴찌도 등수니까. 꼭 해보고 싶다고.]

어제(21일) 서울에서는 854개의 학사모가 주름 진 얼굴 위에서 더 반짝였습니다.

(영상디자인 : 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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