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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도쿄 한복판 '혐한 시위', 그들을 막아선 건…

입력 2019-02-12 21:34 수정 2019-02-12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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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에 아시는 것 처럼 한·일 관계는 악화되고 있지요. 일본 내에서 다시 고개를 본격적으로 들고 있는 것이 바로 혐한인데, 과거에 재일동포들에게 향했던 일본 극우 단체의 공격은 이제 한국 전체를 향하고 있습니다. 저희 탐사플러스 취재진이 도쿄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극우 단체들의 혐한 시위를 취재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혐한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일본인들의 맞불 집회도 열렸습니다. 그러니까 일본 사회는 그래도 여전히 건강한 구석은 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이선화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혐한 피켓을 든 사람들이 거리를 점령합니다.

아예 한국을 '적국'으로 규정합니다.

[우리들은 일한단교가 실현되는 그날까지]

시위는 도쿄 심장부인 신주쿠.

김복동 할머니가 별세한 지 일주일 만인 지난 3일에 열렸습니다.

[아즈라 지아디 : 나고야 역에서 한 번 본 적 있어요. 무섭다고 느꼈고, 인종차별은 어디에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행진 도중 시위대를 독려하는 남성이 있습니다.

[그런 나라와 언제까지 관계를 유지해서 좋을 게 없습니다. 한국과의 단교를 요구합니다.]

바로 일본 내 대표 극우 혐한 단체인 '재특회'를 설립한 사쿠라이 마코토입니다.

지난 2009년부터 공개적으로 혐한 집회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JTBC 취재진을 발견하자 갑자기 마이크를 듭니다.

[사쿠라이 마코토/전 재특회 회장 : 당신, 한국 방송국 아닌가? 제대로 취재 허가를 요구하라. 요청만 하면 우리는 한국이든 어디든 취재 허가를 해주겠다.]

시위대는 물러서는 취재진을 두고도 비웃습니다.

[시위대 : 그렇게 겁먹을 것까진 없잖아.]

이후 취재진이 정식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일장기와 욱일기 위로 누군가 현수막을 펼칩니다.

'헤이트 스피치, 용서하지 않겠다'

극우단체들의 거리 행진을 막기 위해 20여명의 사람들이 아예 도로 위에 눕습니다.

혐한 집회 측과 섞이자, 긴장감이 고조됩니다.

말리려는 경찰들과 몸싸움도 벌어집니다.

신주쿠 도심 한복판에서 차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건너편은 혐한 시위를 벌이는 쪽이고, 이쪽은 헤이트 스피치에 반대하는 쪽입니다.

보시다시피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팻말을 든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7년 전부터 재특회의 혐오 시위에 맞서는 이들은 '카운터스'로 불리는 시위대입니다.

모두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입니다.

[야노 에미코 : 혼자 와요. 증오만 가지고는 변하지 않아요. (한국) 취재진들이 와주셔서 감사해요. 저런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서 죄송해요.]

이들이 극우 단체들에게 혐오를 멈추라고 나선 것은 지난 2013년부터입니다.

[이봐, 차별주의자! (오늘도 실컷 혐오감을 퍼부어줍시다.)]

카운터스의 활동은 2016년 '혐오표현 금지법' 제정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치카와 : 결국은 우리한테 돌아오니까요. 차별이 만연한 사회가 되면 그로 인해 살아가기 힘든 사람들이 생기잖아요]

오랫동안 혐한 시위를 연구해온 전문가의 우려도 큽니다.

[야스다 코이치/'거리로 나온 넷우익' 저자 : 본인들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라고 생각해요. 즉, 차별을 하고 있다는 자각 자체가 아예 없어요. 테러리스트나 마찬가지예요.]

(화면제공 : 유튜브·영화 '카운터스')
(영상디자인 : 박지혜)
(작가 : 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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