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씨족 의원실'…무슨 얘기인가 하실 텐데요. 최근 새누리당 한 의원의 아들이 이미 사직한 보좌관의 이름을 빌려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런 경우 외에도 또 있습니다. 씨족집단 같은 국회의원실을 국민이 바라는 것은 아닐 텐데요.
친인척 보좌진의 실태를 신혜원, 안태훈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새누리당 박윤옥 의원실은 국회 등록 직원이 7명입니다.
4급 보좌관에는 문 모씨가 등록돼 있는데, 언제부턴가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습니다.
대신, 박 의원의 아들 이모 씨가 일하고 있습니다.
문 보좌관의 명함까지 사용하면서 일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회 사무처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릅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 : (문 보좌관 재직 여부를 확인하고 싶은데요) 지금 재직하신 걸로 등록이 되어 있고요. 박윤옥 의원실에 계세요.]
채용 권한이 국회의원에게 있으니, 딱히 위법이라고 하기도 애매합니다.
박 의원 측은 "문 보좌관이 일을 그만둬 인수인계하는 과정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사칭을 해서 나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가족을 채용해도, 다른사람 행세를 해도 법적으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겁니다.
또 다른 새누리당 의원도 자신의 조카를 비서관으로 채용했고,
[새누리당 A 의원실 관계자 : 강XX 비서관이고요, 조카입니다. (의원 누나의 아들이라고 하시던데 맞나요.) 네 맞아요.]
친딸이 10년 넘게 비서관으로 일하는 중진 의원도 있습니다.
명확한 자료가 없다 보니, 보좌진으로 일하는 친인척이 몇 명인지는 확인하기도 어렵습니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은 유급 인턴 2명을 포함해 총 9명의 보좌진을 둘 수 있습니다.
연간 4억원에 달하는 인건비는 모두 국민의 혈세로 지급됩니다.